‘에코 가이’로 변신한 지드래곤
이번에는 에코 스타 지드래곤이다. 더샘 광고 촬영 현장에서의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구를 살리고 있었다.
패션 아이콘 지수가 100%인 인간이 존재한다면 그건 지드래곤일지 모른다. 라프 시몬스, 톰 브라운, 닐 바렛 등의 브랜드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 이들의 의상을 즐겨 입었고, 패션 디자이너가 무릎을 칠 만큼 대담한 패션을 선보이는 등 그는 음악뿐 아니라 패션에서도 한 획을 긋고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연 뷰티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도발적인 질문에 지드래곤은 ‘에코 스타’라는 자신만의 색으로 화답했다. 타투를 하고, 월계수 왕관을 쓴 숲 속의 지드래곤이라니! 이런 의외성이야말로 지드래곤답다. 물론 붉은색, 오렌지색, 하늘색을 넘나드는 염색과 모히칸 스타일, 투 블록 커트, 언밸런스 커트 등의 다양한 헤어 스타일, 스모키와 글리터 메이크업을 모두 했었다는 전력만으로도 뷰티 아이콘이 되기에 손색없지만 이제는 ‘덜어낼 줄’도 아는 뷰티 아이콘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피사체를 만나면 즐거움을 감출 길이 없다. 패션, 뷰티, 애티튜드가 따로 노는 공허한 모델이 아닌 ‘제대로인 물건’ 같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최근 더샘은 ‘글로벌 에코 더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글로벌 에코 스타로 지드래곤을 선택했다. 더샘의 선택은 절묘해 보인다. 지드래곤은 자유롭고 화려하고 때로는 긴장감 넘치는 자연과 잘 조화되는 변화무쌍한 얼굴의 가졌기 때문이다.
촬영장에 들어선 그는 야구점퍼 차림이었다. 다소 긴장한, 아직은 어색한 모습으로 스태프에게 가볍게 인사하면서 메이크업 룸으로 향했다. 곧 첫 촬영 준비를 마쳤다. 머리에 화관을 올리고 목덜미에 커다란 고사리 무늬의 타투가 그려져 있었다. 단순히 자연의 배경 앞에서 촬영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적인 것과 원시적인 것 모두를 흡입한 그의 몸은 생명력 넘치는 지구에 어울리는 새로운 종족이 되어 있었다.
수십 명의 스태프는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화장품 모델이 된 지드래곤을 화면에 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컷 한 컷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는 그의 움직임은 무대에서의 열정적인 모습 못지않았다. 표현력은 탁월했다. 예상 시간보다 빠르게 진행된 촬영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단순히 ‘멋있게’ 혹은 ‘예쁘게’라든지, 좋은 피부만을 강조하는 기존 뷰티 광고와는 달리 더샘의 콘셉트와 지드래곤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기획부터 참신했던 이번 광고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에코 GD’의 매력을 쉽게 이끌어냈다. 지드래곤은 카메라 앞에서 조용히 움직였지만 표정이나 포즈에서 흐르는 자신감과 당당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만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촬영 내내 지속되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야 했기에 억지로 예쁜 표정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감독은 촬영 중간에 다소 무리한 설정을 감행했다.“ 에코 요정처럼 어여쁜 표정을!” 고난이도(!) 콘셉트와 마주한 지드래곤은 쑥스러운 듯 말했다“.난 그런 거 잘 못하는데…”. 하지만 지드래곤이다. 촬영이 다시 시작되자 그는 얄미울 만큼 완벽한 요정으로 변해 있었다!
촬영 중에 지드래곤에게 선물이 하나 배달되었다. ‘눈사람’이었다. 촬영 전날, 때 아닌 폭설로 쌓인 눈이 누군가에게 선물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니! 지드래곤은 첫 단독 뷰티 모델이 된 것을 기념하고 싶었던지 눈사람과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눈사람 봐요. 정말 귀엽지 않아요?” 본인도 머리에 깃털을 꽂고 타투를 한 피터팬 같은 모습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사진을 업로드한 후 몇 시간도 안 되어 트위터는 물론 온라인 뉴스 사이트 등이 뜨거워졌다. ‘숲 속의 지드래곤, 어디서 뭘 촬영하고 있는 거지?’
촬영 중 취재 나온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피부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화장품 모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떨렸어요. 제가 봐왔던 굉장한 모델들이 떠올랐으니까요.” 그러고선 ‘피부 좋나요?’라고 거침없이 질문하는 리포터에게 유쾌하게 응수했다. “멤버 중에는 제 피부가 제일 낫죠.” 궁금해진다. 그의 말대로 잠을 많이 자는 게 피부의 비결일까? 패션의 완성을 얼굴이라고 말한 지드래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뷰티 모델로 손색없는 당신을 보니 뷰티의 완성 역시 얼굴이라고. 지드래곤은 촬영 중간중간 테이블에 진열되어 있는 더샘의 다양한 신제품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하나씩 테스트해보기도 했다. 미라클 옴므는 원래 좋아하던 제품이었다고 말하는 그의 시야에 새로운 제품이 포착되었다. 블랙 컬러에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산소거품의 특별함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 젬미라클 블랙펄 오투 버블 마스크를 발라보고서는 진지하게 물었다. “저 이거 가져도 돼요?” 지드래곤의 맘을 사로잡은 건 이것들 뿐만이 아니었다. 패션 아이콘답게 붉은색의 ‘지드래곤 립스틱’을 집어들었고, 이내 스튜디오 벽은 캔버스가 되었다. 사진가는 지드래곤이 립스틱으로 직접 그린 큼직한 하트를 선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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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강미선
- 스탭
- 헤어 | 태현, 메이크업 | 혜경, 스타일리스트 | 지은
- 기타
- Photography | Ahn Sung Jin, Courtesy of The Sa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