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의 맛

사랑에 빠졌다면 어쩔 수 없이 초콜릿을 휘저어야만 하는 밸런타인데이. 선생님이 언니처럼 알려주는 베이킹 클래스나 따라 하는 동안 완성되는 마법의 요리책은 어떤가. 이것도 저것도 싫다면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사면 될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초콜릿 중 하나인고디바.

Chapter 1. 초콜릿 쇼핑

특별한 손재주도 시간도 없다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된다. 맛있고 예쁘기까지 한 이 초콜릿을 사서 선물하면 되니까.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초콜릿 매장 5군데에서 가장 인기라는 초콜릿만 골라 담았다.

Godiva
1, 2 1826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전 세계인을 중독시킨 고디바가 삼성동 현대백화점에 이어 가로수길에 문을 열었다. 세계 유일의 고디바 플래그십 스토어인 이곳에서는 100여 종이 넘는 초콜릿을 한눈에 구경할 수 있음은 물론, 2층 카페에서 그 이름도 유명한 초콜릿 음료 ‘초콜렉사’를 즐길 수 있다. 한입 사이즈의 초콜릿을 중심으로 비스킷, 커피, 초콜릿음료 등을 선보이는데 역시 한입에 쏙 들어가는 다양한 맛의 초콜릿이 인기다. 코코넛과 마카다미아를 넣어 만든 트뤼프 엑조틱, 딸기향과 바닐라 향이 달콤하게 감도는 트뤼프 프위 프레즈 등 고디바를 대표하는 초콜릿 6피스가 들어 있는 트뤼프 어소트먼트는 선물로 제격이다. 25개입 7만5천원, 6개입 3만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5-6 문의 02-517-3979

Chocolat & Objet
3, 4 카카오빈을 직접 로스팅하며 초콜릿을 만드는 것을 빈투바(Bean to Bar)라고 하는데 쇼콜라에 오브제에서 바로 그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 가나, 도미니카, 에콰도르 등 세 가지 빈투바를 차례로 맛보았다. 가나는 흔히 먹어온 초콜릿과 맛이 비슷하다. 도미니카는 가나와 에콰도르에 비해 맛이 꽤 강한 편이다. 입안에 초콜릿을 넣고 잠시 기다렸다가 녹여 먹으면 상큼한 과일향과 커피의 신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에콰도르는 은은한 꽃향과 과일향이 배합되어 그야말로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맛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16개의 초콜릿이 들어 있는 박스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한 뒤, 하나씩 뺏어먹기 그만이다. 신세계 강남의 딘앤델루카에도 입점해있다. 빈투바 9천원, 16개입 3만9천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9 문의 02-3446-7007

Peninsula Boutique
5 페닌슐라 호텔 부티크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한 이라면 페닌슐라 부티크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초콜릿에도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밀크 트러플과 향긋한 딸기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딸기 프랄린, 쿠키와 초콜릿시럽으로 채워진 크런치 쿠키 프랄린, 하얀 바닐라 초콜릿에 둘러싸인 딸기 트러플 초콜릿 등 4종으로 구성된 세트는 이곳의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하지만 이토록 맛있는 초콜릿을 4개만 먹는 건 너무 아쉽다. 사이좋게 나눠 먹고 싶다면 16종 세트를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다. 4개입 1만 6천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문의 02-3449-5447

Teuscher
6 스위스 태생 초콜릿 토이셔는 수제 초콜릿이라 유통기간이 짧다. 때문에 세계에 단 25개의 매장만 운영한다. 매주 갓 만든 초콜릿을 전 세계로 배달하는 덕분에 신선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샴페인을 넣어 만든 ‘트러플 초콜릿’은 그 이름도 유명한 돔페리뇽으로 만든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초콜릿의 맛을 해치지 않을 만큼 적당히 배합했다. ‘와인 트러플’은 프랑스 남부 지방의 소테른 와인을 사용해 만든다. 그걸 알고나면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지만은 않을거다. 9개입 3만5천원.
주소 서울시 중구 수하동 66 문의 02-755-5004

Pas de Deux
7, 8 쇼콜라티에 김성미 대표가 운영하는 빠드두는 초콜릿 학교로 더 유명하다. 2001년 초콜릿으로 만든 공예 작품전시회를 열어 먹기만 하는 초콜릿으로 예술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린 주인공이다. 남자친구의 얼굴, 만화 캐릭터 등 원하는 모양을 초콜릿으로 만들어 주고 원한다면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 모양만 특이한 게 아니다. 생강을 우려내 만든 진저 초콜릿, 인삼과 초콜릿을 배합해 만든 인삼 쇼콜라, 수삼과 백년초 등 건강한 식재료를 넣어 만든 초콜릿은 빠드두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6개입 1만 5천원, 공예 초콜릿 15만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44-20 문의 02-545-3971

Chapter 2. 케이크 클래스

달콤한 빵 향기로 가득한 베이킹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순간, 왜 모든 아파트 광고가 그토록 넓고 쾌적한 주방을 강조하는지 알 것 같았다. 거대한 오븐, 핸드믹서, 가지런히 진열된 온갖 베이킹 재료. 이곳은 완벽했다! 예쁘고 맛있는 케이크를 만드는 갸또 두즈의 쿠킹 스튜디오에서, 나는 레드벨벳 크림치즈 케이크를 만들었다. 진부한 다크 초콜릿 대신 화이트 초콜릿을 넣는 데다 붉은 빛깔이 하트모양과도 아주 잘 어울릴 게 분명하니까. 케이크를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케이크의 토대인 바닥쿠키를 만든다. 2. 케이크의 몸, 필링을 만들어 바닥쿠키 위에 붓는다. 3. 오븐에서 케이크가 나오면 크림과 초콜릿으로 장식한다. 끝!

잘게 간 쿠키를 무염버터와 섞은 후 하트 모양 틀에 맞춰 깔아 바닥쿠키를 만들었다. 틀째로 냉동고에 넣어두면, 필링을 만드는 동안 바닥쿠키는 단단해질 것이다. 필링을 만들기 위해 핸드믹서의 그릇에 재료를 차례차례 투하했다. 마요네즈를 만들기 위해 거품기를 30분 동안 휘저었던 중학교 가정 시간을 돌이켜볼 때 핸드믹서는 정말이지 신세계였다. 설탕, 달걀, 코코아파우더, 케이크를 부풀릴 옥수수전분, 사워크림과 바닐라 에센스, 레드벨벳 컬러 식용색소, 중탕한 화이트 초콜릿 등 온갖 재료를 순서대로 넣은 후 휘젓고, 넣고, 휘젓고를 반복했다. 그사이 단단하게 굳은 바닥쿠키를 냉동고에서 꺼내 필링을 고르게 펴 바르니 제법 케이크의 자태가 났다. 벌써 내 케이크가 완성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지만 오븐에 들어간 지 45분 후, 내 앞에는 보기 좋게 부푼 하트 모양의 새빨간 케이크가 놓여있었다.

밸런타인데이를 위한 원데이 클래스
갸또 두즈 초콜릿을 주재료로 케이크와 쿠키 등을 만들 예정. 2월 7일부터 24일까지. 문의 02-3442-5004
빠드두 쇼콜라티에 김성미의 원데이 초콜릿 클래스. 2월 7일부터 14일까지. 문의 02-545-3971
윤시 케이크 붉은 입술과 심장을 모티프로 한 케이크를 만든다.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문의 031-706-8289
마망 갸또 오리지널 벨지언 초콜릿으로 만드는 수제초콜릿과 초콜릿팝케이크. 2월 1일부터 2월 14일까지. 문의 02-704-3937

Tip
계량은 철저히 크림치즈 204g, 설탕 66g 등 미세한 용량의 레시피를 꼼꼼히 따르는 게 어렵겠지만 베이킹은 계량의 예술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
재료는 실온에서 유지할 것 치즈, 크림, 초콜릿 등 다양한 성분의 재료가 뒤섞이는 케이크. 그렇기 때문에 재료끼리 온도가 맞지 않으면 버터가 분리되거나 초콜릿이 굳어버리는 참사가 일어난다. 중탕을 할 때도 미지근하게, 재료의 온도를 비슷하게 맞추자.
기다리기 틀에서 꺼낸 후에도 케이크가 모양을 예쁘게 유지하길 원한다면 시간이 약이다. 오븐에서 케이크를 꺼낸 후에도 최소 20분 이상은 냉동실에 넣어둘 것. 그래야 틀에서 깔끔하게 꺼낼 수 있다.

Chapter 3. 혼자서 만들기

책 속에 초콜릿이 있다. 요리책을 펴놓고 한눈 팔지 말고 딱 그대로만 따라 할 것. <계절의 별미>를 지은 푸드 스타일리스트 문인영의초콜릿 레시피는 이렇다.

생초콜릿
재료 다크 커버처(제빵용 덩어리 초콜릿) 200g, 생크림 100g, 버터 40g, 코코아가루 1/2컵
1 다크 커버처를 칼로 잘게 다진 후 중탕으로 녹여 버터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2 중탕으로 따뜻하게 데운 생크림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3 비닐을 깐 사각틀에 1.5cm 두께로 부은 후 냉동실에서 2시간 동안 단단하게 얼린다. 굳은 초콜릿을 꺼내 한입 크기로 썬 후 코코아가루를 묻힌다.

    에디터
    조소영, 피처 에디터 / 이마루, 피처 에디터 / 허윤선
    포토그래퍼
    정민우, 이훈주, 오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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