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의 결정적 순간
폴 매카트니, 브루스 스프링스틴, 비치 보이스. 그래미 어워드는 이런 살아 있는 전설들의 연주와 노래를 TV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리다. 시간이 흐르면 2012년 그래미 어워드는 어떻게 기억될까? 음악 칼럼니스트와 함께 결정적 순간을 선정했다.
끝과 시작 ‘Born To Run’ 시절의 에너지를 그대로 간직한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신곡 ‘We Take Care of Our Own’으로 시상식을 화끈하게 열어줬고 폴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앨범 <Abbey Road> LP의 뒷면(Side B)을 장식하는 주옥같은 메들리를 들려주며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분노의 순간 브루스 스프링스턴과 데이브 그롤, 조 월쉬 등이 기타리스트로 가세해 ‘The End’를 함께 연주하는 장면은 그래미 어워드의 하이라이트라고 부를 만했으나 국내 생방송을 담당한 엠넷은 이 부분을 편집해버렸다. 도대체 왜?
존경의 노래 그래미 어워드 하루 전, 이 행사를 위해 비벌리힐스에 머물던 휘트니 휴스턴이 세상을 떠났다. 제니퍼 허드슨이 고인이 된 휘트니 휴스턴에게 바친 ‘I Will Always Love You’는 휘트니 휴스턴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을 눈물짓게 했다. 알리샤 키스와 보니 레이트가 에타 제임스에게 바치는 ‘A Sunday Kind of Love’은 최고의 헌정 무대였다.
어색한 사이 듀엣 무대와 헌정 무대는 그래미 어워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포스터 더 피플이나 마룬5가 재결합한 비치 보이스와 함께했던 무대는 듣기는 좋았지만 보기에 어색했고, 리한나와 콜드플레이의 듀엣은 보기엔 좋았지만 듣기가 어색했다.
영광의 록 그룹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든 앨범으로 5개 록 부문을 싹쓸이한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은 슬레이어의 티셔츠를 입고 나와 음악가가 직접 음악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것은 완벽해지는 것이나 정확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가슴과 머리를 가리키며) 여기서 일어나는 것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소감을 말한 직후에 데드마우스의 리믹스와 함께했으니 그들도 컴퓨터 음악을 완전히 싫어하지는 않는 셈.
2012년의 주인공 두말할 필요 없이 이날의 주인공은 아델이었다. 레이디 가가와 브루노 마스를 빈 손으로 돌아가게 만든 이날의 헤로인은 자신의 소감대로 ‘평범한 지점에서 영감을 얻은 음반으로 가장 큰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최신기사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sony music
- 기타
- 글 | 음악 칼럼니스트 김영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