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네 여인

제인 버킨(Jane Birkin)이 온다. 제인 버킨이 온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제인 버킨(Jane Birkin)이 온다. 제인 버킨이 온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버킨백의 뮤즈이며 샤를로트 갱스부르와 루 드와이용의 엄마라는 이야기는 또 해서 뭐할까 싶다. 제인 버킨이 서울에 온다는데 말이다. 그래도 세르주 갱스부르를 빠뜨릴 순 없다. 세르주 없는 제인 버킨도 없고 제인 버킨 없는 세르주도 없으니까. 이번 공연의 제목마저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이니까. 소울 메이트이자 연인, 어쩌면 그 이상이었던 그들이 함께 만들어낸 곡은 1969년 외설시비까지 불러일으킨 ‘Je T’aime…Moi Non Plus’를 포함해 셀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제인 버킨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주의 앨범 은 수많은 아티스트와 전 세계 음악 팬들이 추앙하는 앨범인데, 이번 제인 버킨의 월드 투어는 바로 이 앨범의 발매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자선사업가이자 박애주의자인 그녀, 주름이 깊어지고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다운 그녀를 3월 22일, 악스코리아에서 만날 수 있다.

데뷔 20주년을 맞는 로라 피지(Laura Fygi)도 서울을 찾는다. 1991년에 솔로 앨범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린 그녀는 1992년에 발표한 와 1994년에 발표한 가 빌보드 재즈 차트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로 등극했다. 사실 그녀의 프로필과 그녀의 얼굴보다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에서의 나른한 목소리로 그녀를 기억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2월 28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여전히 건재한 그녀가 오른다. 지난해 1월 내한 공연 당시 2천여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던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는 2월 26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3년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의 수록곡 ‘Even If I Don’t’, ‘Starlight’ 등의 신곡을 국내 팬들에게 처음으로 들려주는 자리다. 몽환적이면서도 짙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노래를 부르는 것인지, 이야기를 속삭이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무대 위에서 긴 머리를 쓸어 올릴 그녀를 상상하니 벌써부터 눈과 귀가 흐뭇해진다. 한편 레이디 가가의 공연 포스트를 보고 있자니 마치 그녀가 “내가 간다. 너희는 다 죽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16번째 주인공 레이디 가가가 4월 27일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콘서트는 2012년 세계 월드 투어의 첫 무대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지난해 5월에 발매되어 약 6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아이튠즈 역사상 최단 기간 100만 회 다운로드 기록을 경신한 그녀의 ‘Born This Way’를 라이브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저걸 어떻게 입나, 싶은 의상도 돌발적인 행동도 그녀가 스물다섯이라는 나이에 이뤄놓은 엄청난 역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길게 말할 것도 없이 그녀의 앨범을 들어보면 알게 된다. 공연은 4월이지만 티켓 오픈은 2월 27일이라고 하니 서두르는 편이 좋겠다.

    에디터
    조소영
    포토그래퍼
    Courtesy of C3 Entertainment, Southern Star Entertainment, Sejongp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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