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아름다움을 연기한 이나영
세기를 아울러 공명하는 아름다움은 시간의 우위마저 점령한다. 절대미학이란 이런것. 배우 이나영이 100년동안 변모해온 연대별 아름다움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1910s
‘순결한 메리 픽포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꽃 같은 머릿결과 천사 같은 얼굴을 가진 순결한 처녀의 상징인 배우 메리 픽포드의 희고 파우더리한 얼굴, 스모키 메이크업을 오버해서 그린 눈매, 컬링 아이론이 태어난 시대답게 머리카락을 살짝 그을려 곱슬거리는 헤어로 만든 헤어스타일링, 본래 여성의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창조한 의상까지 여성 자아를 찾는 스타일링이 시작되었다.
1920s
여성 해방의 대담한 10년.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 여배우 루이스 브룩스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화신이 된다. 피부는 창백함이 점차 사라지고 아름다운 얼굴의 기준이 변했다. 자연스러움에 관심이 몰리면서 메이크업은 점점 옅어졌는데, 금욕주의 때문이 아니라 여성들이 건강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원했기 때문이다. 미술가 찰스 레이의 작품 <퍼즐 병> 속 인간처럼 여자들은 우뚝 서기 시작했다. 이후 보이시한 커트와 오일로 두발을 매끈하게 뒤로 넘겨 목 라인을 드러냈다.
1930s
그레타 가르보의 우아함을 재현한다. 헬레나 루빈스타인과 엘리자베스 아덴이 뷰티계를 평정한 이 시대에는 과감하게 그린 가는 눈썹과 파우더리한 갈색, 검은색 아이섀도가 사랑받았고, 패션에서는 럭셔리와 대중성이 혼용되기도 했다. 베레모, 꽉 조인 허리 라인을 살리는 스커트, 엉덩이를 겨우 가리는 재킷은 이 시대의 산물이다.
1940s
유러피안 스타일을 동경하던 시대, 여성성을 표현하기위해서 여배우들의 머리 길이는 꽤나 길어졌고 빛나는 웨이브를 연출했다. 패션에서는 오래된 옷이 재활용되었고, 드레스는 짧아졌으며 스타킹이 사라졌다.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여성성을 부각하는 노스탤지어 스타일로의 귀환을 상징하는 ‘뉴 룩’을 탄생시켰다.
1950s
한마디로 ‘우아한’ 이 시대, <얼루어>가 선택한 아름다움의 전령사는 마릴린 먼로보다 브리지트 바르도다. 하얀 얼굴에 펜슬로 그린 눈썹, 마스카라와 특히 아이라이너는 중요했다. 디올은 치마 길이를 10센티미터 정도 늘리고 페미니스트들에게 선도적인 이미지를 심었다. 전통과 보수가 살아난 여자들은 인간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1960s
모즈 룩을 유행시킨 런던의 첼시 걸들 중 트위기를 변주한다. 짙은 속눈썹, 굵은 아이라인과 둥근 차콜 눈두덩에 비비드한 메이크업까지 촌스럽고 구태의연하지만 비달사순의 그래픽적인 보브 커트와 블랙 타이츠와 만나 과장되고 비대칭적인 아름다움을 말하기에 충분하다.
1970s
비달사순의 디자인 쇼트 커트와 입생로랑식 미니멀리즘의 결합은 ‘70년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최고의 히트상품. 한편으로는 히피 룩과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존재했지만, 검게 빛나는 피부, 반짝이는 입술, 건강하게 흐트러진 머리는 미니멀한 스타일링과 함께 때로는 그들보다 더 선명하게 빛난다.
1980s
디스코 룩의 시대를 조명함은 열정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선명한 푸른색 눈매, 붉은 입술, 스팽글 의상과 컬러 룩으로 대변되는 디스코 룩은, 당시 사랑보다 죽음을 표현하길 즐겼던 시세이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세르주 루탕의 메이크업 스타일만큼 치명적이었다.
1990s
수많은 90년대의 아름다움 중 <얼루어>가 집중한 것은 의상도, 메이크업도 배재한 케이트 모스의 극한에 다다른 내추럴리즘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 이나영은 베이스도 바르지 않은 진정한 민낯으로 뷰파인더를 잠식했다.
2000s
<얼루어>의 지향점은 결국 에코 룩이다. 의상은 흰색과 실루엣으로 표현한 둥근 지구를, 머리는 히피풍으로 땋고, 메이크업은 희망을 품은 미래적인 메이크업 컬러로 조화를 도모했다. 무게를 덜어낸 몸과 순수한 정신은 지향점의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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