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1
첫선을 보일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국내 패션 브랜드 8개를 선별했다. 보물 같은 아카이브 룩과 연대별 광고 사진,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아이템 등을 통해 본 그들만의 특별한 유전자를 공개한다.
에린 브리니에
이름은 에린 브리니에. 나이는 25살.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섬세하고 여성스럽다. 옷차림은 파리지엔답게 자유분방한 소재의 믹스 앤매치를 즐기며, 주로 가늘고 긴 실루엣의 원피스를 입는다. 이 가상의 소녀를 모티프로 한 브랜드가 바로 에린 브리니에다. ‘후’ 불면 날아갈 것처럼 여려 보이지만 내면은 당당하고 안정적인, 어딘가 존재할 것 같은 혹은 내가 되고 싶은 이상형같은 여자. 에린 브리니에만의 특별한 유전자는 바로 이런 것이다.
카이아크만
카이아크만은 남성에게는 여성의 테일러링을, 반대로 여성에게는 남성의 테일러링을 슬쩍 드리운다. 결국엔 남녀 모두가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이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카이아크만의 상징인 ‘야상’점퍼다. 카이아크만에서는 이 점퍼를 ‘레플리카(Replica)’라 부른다. 투박한 군복을 세련되고 감성적으로 재현하는 레플리카 프로젝트는 2009년 시작되어 2011년 카이뱃(Kaibat) 컬렉션으로 정점을 찍었다. 출범한 지 4년밖에 안 된 브랜드에 또렷한 시그너처 아이템이 생긴 셈이다. 카이뱃 재킷의 뒷면에 그려진 박쥐 자수는 마치 딱 지금의 카이아크만 같다.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비상 중인 브랜드 그대로의 모습 말이다.
모그
광고 사진을 보면 그 브랜드의 DNA가 보인다. 물론 모든 브랜드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매 시즌 브랜드의 이미지를 관통하는 광고 사진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던 모그는 적어도 그렇다. 지적이고 당당한 동시에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자에게 선물하는, 미니멀리즘 스타일의 옷! 2006년 론칭 당시 광고 모델이었던 스텔라 테넌트부터 다리아 워보이, 아기네스 딘, 안야 루빅, 카르멘 카스, 알렉사 청 등 사진 속 그녀들은 이러한 모그의 DNA와 싱크로율 100%를 보인다.
오즈세컨
1997년에 태어나 올해로 열다섯 살이 된 오즈세컨. 브랜드 키워드인 ‘유머, 감성, 컬러’는 15년 동안 변함없이 오즈세컨만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그 DNA의 계보를 잇는 대표 아이템은 구조적인 실루엣의 코트다. 둥그스름한 실루엣을 기본으로 다양한 프린트와 소재, 색상을 얹은 이 코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오즈세컨 브랜드 고유의 색깔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증명한다. 또한 분명한 묘수가 있는 브랜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근사하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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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선영
- 포토그래퍼
- 주용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