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밥에 이끌림
몸도 마음도 허하고 젓가락질하기도 귀찮은 그런 날, 덮밥은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젓가락 하나 들고 슥슥 비벼서 볼이 터질 만큼 한입 가득 넣고 우적우적 먹다 보면 주름진 마음까지 빵빵해진다.
1 우미노마쯔리동| 타비카이센동
일본 최고의 요리학교인 핫토리영양학교 출신의 셰프가 한 포 한 포 정성껏 뜬 회를 배합초로 양념한 밥에 담아낸다. 김규진 셰프는 섬세한 손길과 정교한 칼질로 회의 신선함을 그대로 살린다. 생연어와 참치, 구운 연어, 으깬 참치, 게살, 연어알을 가지런하게 담은 우미노마쯔리동이 셰프의 추천 메뉴. 와사비의 톡 쏘는 맛에 생선회의 담백함과 비릿한 바다 내음이 더해져 독특한 풍미가 느껴진다.
●가격 우미노마쯔리동 1만6천원 ●문의 02-322-2991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8 2층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월요일 휴무
2 소보로라이스| 비너스키친
영화 <카모메식당>처럼 주먹만한 크기의 오니기리와 덮밥, 백반 등 정갈한 일본가정식을 선보인다. 싱싱한 채소를 듬뿍 담고, 잘게 다진 쇠고기를 양념해 볶은 소보로를 올린 다음 반숙한 온천계란을 얹은 소보로라이스는 이 집의 인기 메뉴다. 그 맛이 불고기덮밥 같기도 하고, 새싹비빔밥 같기도 한데, 쇠고기의 부드러운 단맛과 채소의 향긋함이 조화를 이뤄 마지막 한입까지 맛있다.
●가격 소보로라이스 9천원 ●문의 02-336-5406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50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3 차슈덮밥| 하치
이 집의 차슈덮밥은 상에 오르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린다. 돼지고기를 삶고, 양념에 졸인 다음 냉장고에 넣어 밤새 숙성시켜야 차슈의 육질이 탱탱하고 졸깃해진다. 잘 숙성된 차슈는 겉만 바삭하게 구워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가늘게 채 썬 양배추와 파에 살짝 데친 숙주를 곁들여 달큼한 간장소스에 비벼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차슈와 파의 조합이 기대 이상의 맛을 낸다.
●가격 차슈덮밥 7천원 ●문의 02-720-8812 ●주소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131-1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4 닭고기맛간장덮밥| 슬로우키친
엄마가 차려준 밥상처럼 깊은 손맛이 느껴지는 집. 조미료를 쓰지 않고 소스와 양념 모두 직접 만든다. 덮밥 역시 가다랑어와 멸치 우린 물로 만든 맛간장을 넣어 뒷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맛간장을 넣고 푹 익힌 닭고기와 채소에 계란물을 얹어 슥슥 비벼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육수와 양파의 감칠맛에 반해 한두 술 뜨다 보면 금세 바닥이 드러난다.
●가격 닭고기맛간장덮밥 7천원 ●문의 02-794-7121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261-1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요일 휴무
5 돼지고기덮밥| 노다보울
푸드스타일리스트 노다가 운영하는 곳답게 맛은 물론 비주얼도 훌륭하다. 특제 바비큐소스를 발라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에 양파채를 곁들인 돼지고기덮밥은 고기의 불 맛과 양파의 상큼한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돼지고기에 소스의 달콤 짭조름한 맛과 바비큐 향이 깊게 배어 있어 한점만 먹어도 구수한 불 맛이 입안 가득 느껴진다.
●가격 돼지고기덮밥 1만1천원 ●문의 02-599-9634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4동 91-4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6 에비동| 오자와
일본인 셰프가 일본 본토의 덮밥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 닭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을만큼 부드럽다는 오야꼬돈으로 유명해졌지만, 메뉴 하나 하나가 다 맛있다. 대하 튀김 세 마리가 올라가는 에비동은 대하의 속살이 어찌나 실하고 탱탱한지,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소리가 난다.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통닭과 무처럼 궁합이 딱 맞는다.
●가격 에비동 1만원 ●문의 02-335-5551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5-26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 후쿠텐동| 후쿠야
주문과 동시에 튀김옷을 입혀 즉석에서 튀기는 일본식 튀김 전문점. 일본에서 수입한 튀김가루를 쓰고, 카놀라유에서 짧은 시간에 튀기기 때문에 튀김옷이 얇고 바삭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고슬하게 지은 밥에 대하 두 마리와 단호박, 돼지고기, 깻잎 튀김, 진하고 새콤한 간장소스를 올린 후쿠텐동이 대표 메뉴다. 튀김 한입, 밥 한입 먹고, 새콤한 양파 절임까지 곁들여야 제 맛이다.
●가격 후쿠텐동 8천원 ●문의 02-3141-3149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6-1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 부타쇼가야끼덮밥| 네꼬맘마
그릇을 싹싹 비울 만큼 감칠맛을 제대로 살린 맛있는 덮밥 한 그릇을 내놓는 집. 차돌박이만큼 얇게 썬 돼지고기를 짭조름하고 달착지근한 간장소스로 양념해 센 불에서 순식간에 굽기 때문에 구수한 불맛이 살아 있다. 밥 위에 가늘게 채 썬 양배추를 가득 담고 불고기와 생강절임을 올린다. 아삭아삭하고 신선한 양배추와 시큼한 생강절임이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가격 부타쇼가야끼덮밥 1만원 ●문의 02-517-0906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5-18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3 사케동| 돈부리
일본식 덮밥의 원조 집답게 튀김덮밥부터 장어덮밥, 회덮밥에 이르기까지 어떤 메뉴를 주문해도 평균 이상의 맛을 낸다. 싱싱한 연어를 도톰하게 썰어 간장소스를 뿌린 밥에 가지런히 올리고 와사비를 곁들인 사케동은 다채로운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연어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혀에 닿는 순간 와사비의 알싸한 매운맛이 혀 끝을 톡 쏘고 지나간다.
●가격 사케동 9천원 ●문의 02-3141-8398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6-18 B1F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월요일 휴무
4 들깨버섯덮밥| 데미타스
인테리어디자이너인 오너의 쇼룸 겸 작업실로 쓰던 공간이 카페가 되었고, 주방 시설이 미비한 탓에 집에서 만든 음식을 데우거나 간단히 조리해 내놓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들깨버섯덮밥 역시 반쯤 익혀 냉장시킨 버섯볶음을 팬에 붓고 들깨가루와 청양고추를 듬뿍 넣고 졸이는데, 들깨의 구수한 맛과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이 조화로워 슴슴한 듯 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다.
●가격 들깨버섯덮밥 9천원 ●문의 02-391-6360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54-5 2층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월요일 휴무
5 돈가스덮밥| 미타니야
좋은 재료로 정석대로 만들면 모든 요리는 맛있을 수밖에 없다는 원칙에 충실한 곳. 특히 이 집 돈가스는 살코기와 지방의 비율이 적당하고 도톰해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고, 씹을수록 구수한 육즙이 배어 나온다. 여기에 감칠맛이 제대로 우러난 볶은 양파와 달콤 짭조름한 간장소스까지 더해져 씹고 먹고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격 돈가스덮밥 1만3천원 ●문의 02-701-0004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1-1 B1F ●영업시간오전 11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일요일 휴무
6 참치회덮밥| 다이도코로
참치회덮밥을 주문하면 김가루 위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붉은 참치살을 부채살처럼 가지런히 펼쳐, 걸쭉하게 간 마와 계란, 생와사비를 고명으로 얹어 내온다. 삼합을 먹듯, 김가루, 참치살, 고명을 삼단으로 쌓아 한입에 넣어야 맛있다. 참치살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씹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 혀끝에서 살짝 느껴지는 고소한 뒷맛이 이 집 참치회덮밥의 매력이다.
●가격 참치회덮밥 1만7천원 ●문의 02-792-7000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28-12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최신기사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조은선
- 포토그래퍼
- 안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