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해의 끝을 잡고
서해 여행에서 안면도를 지웠다. 서해 바다가 더 길고 넓어졌고, 단풍의 끝자락과 바다 위의 노을이 제법 닮아 있었다. 몰라서 찾지 못했던 서해의 많은 곳과 마음을 열어준다는 절에서 2010년과 작별할 준비를 했다. 안녕, 바다. 안녕, 2010년의 모든 날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라면 인천이다. 하지만 인천으로 바다를 보러 가자고 하진 않는다. 어쩐지 바다라면, 태안쯤은 가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 정도의 수고와 기대감이 있어야 ‘진짜 바다’라는 생각이 드나 보다. 언제부턴가 ‘서해에 가자’고 하면 으레 안면도를 떠올리게 되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꽉꽉 막히는 서해 고속도로에서 가다 서다 반복해서는, 회 한 접시와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 다시 가다 서다 반복하며 시래기처럼 바싹 말라 돌아오는 게 익숙한 풍경이다. 그래서 이번 서해 여행에서는 안면도를 지워버렸다. 안면도를 지운 서쪽 바다는, 길고 넓었다. 이런 곳이 있었네, 하는 흥분과 만족스러운 미소를 줬다.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의 서해안 고속도로는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매끈하게 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는 논밭과 한껏 가깝게 붙어 있어 계절이 차창 안으로 뛰어드는 것 같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쓸쓸해 보이기는커녕, 막 졸업한 학생처럼 뿌듯하게 보인다. 농익은 햇볕이 온 대지를 덥히고 있는 들판을 바라보며 길 위를 달린다. 서울에서 태안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바다도 식후경
태안은 마치 바다를 향해 팔을 삐죽 내민 것처럼 툭 튀어 나와 있는 반도다. 그래서 태안에 가려면 어깻죽지쯤 되는 서산을 반드시 거쳐야한다. 반도니까 당연히 해수욕장이 흔하다. 꽃지 해수욕장이나 천리포, 만리포처럼 유명한 곳도 있지만 바람아래 해수욕장, 어은돌 해수욕장, 파도리 해수욕장 등 숨어 있는 예쁜 해수욕장도 많다. 바다를 보고 만세를 부르고 나면 분명 시장기가 밀려온다. 회와 새우구이를 찾기 전에 명물 음식부터 맛보길. 태안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은 박속밀국낙지탕이다.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한 원풍식당은 이 낙지탕의 원조 식당 중 하나다‘. 박속’은 무대신 박을 넣었다는 뜻이고, ‘밀국’은 수제비나 칼국수 같은 밀가루 반죽이 들어간 국을 말한다. 인원 수대로 주문하면 전골냄비에 박과 청양고추, 다진 마늘 등이 들어간 육수가 담겨 나온다. 육수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산낙지를 과감하게 넣고 뚜껑을 덮는다. 꿈틀거리는 산낙지가 절명하는 순간을 지켜보는 건 좀 하드코어이긴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할 과정이랄까. 박속밀국낙지탕을 먹을 땐 타이밍이 중요한데, 낙지가 붉게 물들면 얼른 건져서 특제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다. 낙지 머리가 동동 뜬 남은 국물에는 수제비와 칼국수를 넣고 함께 끓인다. 낙지의 보들보들 쫄깃한 맛과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은 명불허전! 수박 껍질처럼 시원하면서도 단맛이 도는 박과 뻘에서 건진 자연산 낙지가 맛의 비결이다. 읍내에 위치한 까닭에 식당에선 바다가 보이지 않지만, 바다 맛은 실컷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조금만 더 가면, 온통 해수욕장이다.
꾸지나무골까지 11km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처럼 태안에도 특별한 길이 있다. 태안군은 안면도에서 태안반도 해안을 따라 생태 오솔길을 조성하고 있는데, 가장 먼저 완성된 코스가 만대포구에서 꾸지나무골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1km길이다. ‘만대오솔길‘, ’태안 둘레길‘, ’솔향기길’등등 여러 이름이 혼용되고 있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한산하다. 지리산처럼 산에 갇혀 있는 것도 아니고, 제주처럼 바닷가 옆을 따라 걷는 것도 아니라서 시골 바닷길의 다양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논두렁과 밭두렁길, 잡초가 무성한 길, 자갈길, 숲길, 흙길, 시멘트길 등 온갖 길을 만난다. 바다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사이에 멀리 뱃고동 소리도 들린다. 이름 모를 해송과 나무들이 우거진 숲 틈으로 햇살이 부서진다. 무엇보다 아직 자연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좋다.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고, 나뭇가지에 군데군데 묶인 노란 리본이 대신 답을 한다. 총 11km를 걷는데 보통 걸음으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오솔길이 끝나는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은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매력적인 해수욕장이다. 고운 백사장과 소나무 숲이 펼쳐 있고, 백사장 양 끝에는 갯바위가 있어 낚시 마니아들도 제법 찾아온다. 해송이 많아 입구부터 솔잎이 폭신하게 밟히고, 크게 영근 솔방울도 툭툭 떨어져 있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둥글게 쌓은 돌담이 있는데, 물이 빠진 후면 그 형태며 모양이 똑똑히 보인다. 바로 원시적인 고기잡이법인 ‘독살’이다. 독살은 초승달 모양으로 돌을 쌓아 담을 만들고, 밀물 때 밀려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독살 안에 갇힌 물고기를 손으로 잡는 고기잡이 방법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 독살을 이용해 제법 큰 광어, 우럭, 놀래미를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어 가족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독살 체험이 한창일 때면 마을 주민들이 나와 잡은 고기를 바로 회 떠주기도 한단다. 이 독살 체험은 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는 되어야 가능하고 마을에서 독살을 보수 관리하기 때문에 참가비를 내야 한다.
서산너머 노을이 지네
서산에는 유적지가 많다. 충남의 관문 역할을 하며, 예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잦아서 일찍이 문화가 꽃핀 곳이다. 낭만적인 백제 문화가 열린 곳이고, 백제시대 마애석불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국보 서산마애삼존불상이 있는 곳도 서산이며, 조선 시대 때 출몰하곤 했던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해미읍성과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 중 하나로 손꼽은 개심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미읍성에 들러 개심사로 가는 길. 개심사를 가리키는 화살표로 차를 돌리면 나무 대신 목초가 무성한 둥근산이 만들어 내는 동화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의 정체에 대해 잠시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다 발견한 한 떼의 소. 한눈에도 건장하고 씩씩해 보이는 소들이 하늘을 배경 삼고 한가롭게 목초를 뜯어 먹고 있었다. ‘서산우리한우’ 브랜드로 유명한 서산 목장이 바로 이곳이었던 것. 하늘과 맞닿은 목장길이 굽이굽이 이어지고, 땅 위에는 깊고 푸른신창 저수지와 손 잡고 걷기 좋은 오래된 다리가 있다. 그 풍경 또한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적극 추천! 이윽고 다다른 개심사. 주차장과 입구 사이에는 마을 주민이 소박한장을 벌이고 있다. 제철 재료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다. 이날의 인기 상품은 표고버섯이었다. 살짝 말린 표고버섯을 가득 쌓아놓고 저울에 달아 판다. 산에서 빠질 수 없는 칡이며, 산마, 각종 약재와 산나물도 있었다. 그 사이 고무대야에 담긴 잘 익은 연시가 시선을 끌었다. 눈으로 점 찍어놓고 걸음을 옮겼다.
개심사에 오르기까지는 잠시 등산이 필요하다. 10분에서 15분 정도 산을 올라야 비로소 절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음을 열어준다는 뜻의 개심사. 큰 절은 아니지만 백제 시대 때 지어진 오랜 사찰로, 충남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다. 부처님의 코끼리가 마시는 물이라는 연못. 그 위의 외나무 다리를 건너 절에 올랐다. 여느 절처럼 조용하지만, 눈길에 머무는 곳곳이 아름다운 절이었다. 화려한 단청과 범종, 노랗게 물든 담벼락, 돌계단 등 잘 손질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조경이 아름다웠다. 나이를 알 수 없는 소나무들이 곧게, 곧게만 자라 있고, 감나무 끝에는 까치밥이 그대로 열려 있다. 봄이 되면 희귀한 왕겹벚나무가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이 절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기에 방문객들이 들어가선 안 되는 구역이 있다. 기왓장에 써 있는 ‘묵언 -조용히’라는 말에 들뜬 마음을 살짝 가라앉혔고, 등산로가 아님을 알리는 기왓장에는 ‘길이 아니면 가지 마시게’라고 써 있다. 무량수전과 명부전 사이에 있는 심정에서 감로수를 떠 마셨다, ‘나쁜 마음은 도려내라’는 심검당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붕에 올라 일하는 인부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이게 다 보물이라는 거 아니여.“ ”보물을 그냥 깔고 앉았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는 유홍준이 개심사의 스님과 대화하는 대목이 나온다. 사람들이 몰려들면 이곳이 많이 변할 테니, 아름답다고 소문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책이 출간되고, 사람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심사는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오래전부터 절을 오간 사람들은 개심사가 많이 변했다고는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마음을 열고 갔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절의 곳곳에 적힌 말들은, 종교를 떠나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착득심 두절막망 着得心頭節莫忘.’ 마음 머리를 꽉 붙들어 절대 놓치지 마라.
바다 위의 간월암
엄마는 종종 말했다. 충청도 남자랑 결혼하지 말라고. 충청도가 고향인 아버지, 재미있는 농담도 할 줄 모른다며 한 말인데 이번 여행을 다니며, 새삼 충청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되었다. 이런 곳에서 자란 사람은 둥글고 풍요로울 것 같다. 바닷가를 떠나면 금세농가가 펼쳐졌다. 이제는 현대화되어 아무도 없는 밭에 스프링클러가 휘휘 돌며 물을 주고 있었고, 크고 작은 구릉이 이어지는 마을의 선이, 크레파스 잡고 그린 물결처럼 솟아 올랐다가 내려왔다.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을 시골 버스가 느긋하게 오가고, 때때로 낙엽과 잡초를 태우는 연기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늘 바삐 바다를 찾고 서둘러 돌아가느라 놓친 풍경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 그림 같은 마을을 한참 달리면 서산의 끝에 바다 위의 절, 간월암이 있다.
프랑스를 찾은 여행자들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는 파리도, 베르사유도, 니스도 아니었다. 몽셸미셸이라는 이름의 수도원은 소설 <이중설계>의 배경이 되기도 한 신비로운 수도원이다. 조수에 따라 바다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수도원 마을을 사람들은 신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그 몽셸미셸과 꼭 닮은 곳,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서산의 간월암이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울 무렵, 큰 공헌을 했으며 조선의 왕사가 된 무학대사가 도를 깨우친 암자로 유명하다.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이다. 멀리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 봐도 어딘가 신비로운 곳이다. 오랜 나무와 바다, 절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평화로우면서 깊다. 썰물 때는 바닷길을 걸어갈 수 있고, 바닷물이 차오르면 갯배를 이용해 오간다. 6시간마다 밀물과 썰물이 바뀐다. 마침 썰물 때라 자갈을 밟아 간월암에 오를수 있었다. 몇 백 년의 시간을 견딘 수령 깊은 사철나무가 한가운데에서 느긋하게 손님을 맞는다. 작은 암자이니 금세 둘러볼 수 있지만 어쩐지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쉽다.
간월암이 위치한 간월도는 임금에게 어리굴젓을 진상해온 굴의 명산지다. 아직 일러서 그 진가를 맛보진 못했지만, 조금씩 굴이 나기 시작했다. “방금 찍어온 굴”이라고 식당의 아주머니가 굴을 권한다. 바위 등에 붙은 굴을 호미 등으로 깨어 알맹이만 찍어냈다는 뜻인데, 자연산 굴에만 쓸 수 있는 표현일 거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서는 굴이 햇볕을 보는 일이 많아, 통영의 양식 굴처럼 큼지막해지진 않지만 굴향과 바다향만큼은 일품이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이쪽의 여인들은 굴젓도, 낙지젓도 참 잘 담근다. 포구와 항구, 소문난 관광지에서는 각자 담근 굴을 내놓고 판매하는데, 김치처럼 그 손맛따라 맛이 다르다. 한 달쯤 지나면 굴은 제법 맛이 들 것이다. 이 굴을 넣어 지은 굴밥이 이곳의 별미로, 달래간장을 넣어 굴이 으깨지지 않도록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먹는다. 굴이 철이 아닐 때는 우럭젓국이 서산의 별미다. 우럭젓국은 신선한 우럭을 해풍에 3일 정도 꾸덕하게 말려, 쌀뜨물과 새우젓을 넣고 맑게 끓인 탕이다. 우럭매운탕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생소할 수도 있는데, 말린 우럭에서 배어 나오는 짠 맛과 감칠 맛이 숟가락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간월암은 서산의 끝이다. 모르는 새 경계를 넘으면 홍성이다. 홍성을 대표하는 남당항의 대하 축제는 끝났지만, 여전히 가을겨울은 새우가 지배하고 있다. 남당항이 북적이는 대포항 같은 곳이라면 근처의 궁리포구는 서산 사람들이 한가롭게 다녀가는 작은 포구고, 호객같은 상행위가 적어서 한결 편안하다. 낚시를 떠났는지 배도 많지 않고, 여인들이 손질해 내건 생선들만 눈에 띈다. 수조에서 헤엄치는 새우는 알려진 것처럼 모두 양식산이다. 1kg의 가격은 3만원. 서울과 비교해 싼 가격은 아니지만, 같은 값으로 더 넉넉한 양이 나온다. 소금을 깔고 살아 있는 새우를 넣어 익힌다. 발그스름하게 익은 새우를 손가락이 데도록 까 먹었다. 머리는 따로 모아 뚜껑을 닫고 파삭하게 익히면 몸통보다도 맛있다. 한쪽에서는 서해 명물인 꽃게탕이 끓고 있다. 집된장을 풀어 끓여 칼칼하기보다 구수하다. 게 한 마리를 꺼내 보니 알도, 내장도, 살도 꽉 차 있다. 새우 껍질을 벗기고, 게껍질을 부수느라 식탁은 일순간 조용해졌고, 다 먹은 후에는 오른쪽집게손가락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해거름이 빨라졌다. 해가 기운다 싶더니, 땅거미가 올라오고 하늘이 물들기 시작했다. 서해에서 만난 많은 포구와 또 많은 해수욕장에서 똑같은 하늘이 내려앉을 것이다. 여기서 해가 이만큼 더 짧아지면 그때는 완연한 겨울이다. 바다와 노을은 여전히 온기가 있었다. 만추. 가을과 겨울이 눈 앞에서 바뀌고 있었다.
잡지의 시간은 더 빠르게 온다. 5월의 차디찬 물속에서 수영복 촬영을 하기도 하고, 아직은 따뜻한데도 모피 코트를 둘러 입고 겨울을 맞기도 한다. 11월. 입동은 지났지만 아직은 겨울이 낯설다. 그러나 올해로선 마지막이 될 <얼루어>는 12월이다. 정점에서 벗어난 해는 빠르게 저물어갔다. 어쩌면 2010년 12월 31일의 예행 연습을 하고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하루가 가고, 다른 하루가 오는 것뿐이지만 해가 바뀌는 그 순간엔 언제나 새삼스럽게 머뭇거리게 되는 것이다.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한 번쯤은, 마음을 다독이며 마지막 여행을 떠나보길. 저물어가는 해와 또 붉은 해의 끝을 붙잡고, 2010년의 모든 날에게 안녕을 고한다. 2011년에는 또 어디로 떠나게 될까. 여행의 하루는 늘 마지막 날처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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