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쇼핑 VS 최악의 쇼핑 part1.
서른두 명의 패션 피플이 각자 2010년 최고와 최악의 아이템을 꼽았다. 이들은 올 한 해 동안 이런 제품을 구입해서 흡족해하거나 후회했다. 누구에게는 유용한 제품이 다른 누구에게는 쓸모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요니| 스티브제이앤요니피 디자이너
Best 피프스 애비뉴 슈리페어(Fifth Avenue Shoe Repair)의 귀마개가 달린 페도라. 귀마개가 있어서 귀여우면서 방한 효과도 있다. 겨울 아이템으로 최고다!
Worst 영국에 갔을 때 코콘 투자이(Kokon ToZai)에서 몸에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샀는데, 너무 쉽게 올이 나가서 몇 번 입고옷장에 모셔뒀다.
스티브| 스티브제이앤요니피 디자이너
Best 소렐(Sorel)의 아웃도어 부츠.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아웃도어 부츠를 온라인으로 구했는데, 한겨울을 미리 준비해서 마음이 뿌듯하다. 올 겨울 시즌 트렌드이기도 하고.
Worst 영국 톱숍에서 구입한 커트가이거(KurtGeiger)의 신발. 펠트 울 소재라 습기 찬 곳에 두었더니 신기도 전에 쾌쾌한 냄새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딱 한 번 신고 포기했다.
최범석| 제너럴 아이디어 바이 디자이너
Best 얼마 전에 친구와 서로 마음에 드는 각자의 제품을 하나씩 맞바꿨다. 친구에게 준것은 아끼던 선글라스, 내가 그 친구에게 받은 것은 피라미드모양 팔찌.
Worst 이스뜨와 드 퍼퓸(Histoires de Parfums)에서 향수를 샀는데 전부터 내가 맘에 들어 했던 향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다른 향을 샀다. 후회막급이다.
맥앤로건| 맥앤로건 디자이너
Best 가장 심플한 버버리 프로섬의 트렌치코트. 클래식한 제품은 실패할 걱정이 없다.
Worst 반대로 너무 트렌디한 제품을 사면 항상 후회하게 된다. 2010년 봄/여름 시즌 가장 트렌디했던‘청+청’ 스타일이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촌스러워졌으니까
박만현| 스타일리스트
Best 빈티지풍의 슈퍼 선글라스. 펑크에서 샀는데, 디자인이 심플해서 어떤 옷이든 모두 다 잘 어울린다. 늘 가방에 가지고 다닌다.
Worst 톱숍의 데님팬츠. 가격은 점점 올라가고 있는데 질은 그다지 향상되고 있지 않다. 특히 생지 데님팬츠는 꼭 단독 세탁 요망. 다른 옷과 함께 빨았다간 전부 파란색이 된다.
이수진| 수엘 디자이너
Best 프로엔자 슐러의 PS1백. A4 종이가 구겨지지 않고 들어가서 오피스 백으로 사용하는데, 매일매일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Worst 데렉 램의 턱시도재킷. 여름 세일 때 ‘그냥 예뻐서’ 샀는데,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 특히 세일 기간의 쇼핑에서 실수가 많다. 좀 싸다는 이유로 입지 않을 옷을 자꾸 산다.
최보원| 호야 디자이너
Best 1. 태국 브랜드 그레이하운드의 뒷굽이 아주 두껍고 구조적으로 생긴 구두. 부츠로도 비슷한 모양이 있었으면 할 정도로 마음에 든다.
2. 10 꼬르소 꼬모에서 산 슈퍼선글라스 ‘메이 플라워’. 가죽 프레임이 독특하지만 무난한 색감 때문에 너무 튀지도, 너무 심심하지도 않다.
Worst 앞 부분에 뭔가 복잡한 장식이 덧대진 클로에의 팬츠. 딱 한번 입고 안 입는다. 개인적으로 팬츠는 뚝 떨어지는 심플한 게 최고!
최지형| 쟈니해잇재즈 디자이너
Best 파리 출장 중 콜레트에서 구입한 다이어리‘Fashionary’. 패션사전과 스케치북과 다이어리의 기능을 한 권에 다 담아서 디자이너들에게 너무 유용한 다이어리다.
Worst 취향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옷을 사서 실패하는 일이 별로 없다. 옷 말고, 쇼핑을 후회한 건 파리 출장에서 다이어리와 함께 사온 초콜릿 쿠키.
박세준| 스타일리스트
Best 가죽 소재 셔츠. 가장 최근에 산 쟈니해잇재즈 옷인데 올해 산 옷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주변 사람들도 내 마음과 똑같은지 이 옷을 입고 나가면 다 어디서 산 거냐고 물어본다.
Worst 드리스 반 노튼의 심플한 카키색 티셔츠. 티셔츠 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데, 사이즈가 너무 커서 도저히 입을 수가 없다.
최태형| 그래픽 디자이너
Best 재킷은 너무 클래식하면나이 들어 보일 수 있고, 너무날렵하면‘ 고딩’스럽다. 적절한실루엣과 절제된 위트의 재킷을고르는 것이 관건. 플리에(Plie)의헤링본 재킷이 바로 그런 녀석이다.
Worst 마룻바닥에 동물 털러그를 깔고 포근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노르웨이에서 사슴 털 러그를 샀지만 워스트 아이템이 됐다. 가격에 맞먹는 운송료가 아니었다면, 선배가 화보를 위해 빌려가지만 않았다면 충분히 베스트가 될 수 있었다.
채신선| <엘르> 패션에디터
Best 홍대 앞에 있는 멀티숍 ‘After Romance’에 자주 가는데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잘 볼 수 없는 신기한 브랜드 제품이 많다. 영국의 주얼리 브랜드 ‘Links London’의 주얼리도 이곳에서 샀다.
Worst 고무창이 두꺼운 페드로 가르시아의 스웨이드 슈즈. 밑창이 고무 소재인 데다 두꺼워서 편할 줄 알았는데, 너무 무겁고 발이 아파서 신을 수가 없다. 신발은 참 거짓말을 잘한다.
최희승| 스타일리스트
Best 동대문에서 구입한 가죽 재킷. 디자인과 가죽의 느낌, 피팅감 모두 마음에 꼭 든다. 그냥 어떤 옷이든, 아무렇게나 걸쳐도 예쁘다. 도매가로 구입해서 가격까지 착한 이번 시즌 최고의 효자 아이템.
Worst 멀티숍 아웃렛에서 충동구매한 시스루 톱. 전체가 망사소재에 장식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훤히 비치는 소재라 그냥 입을 수는 없고, 레이어링하자니 장식이 너무 많다. 난감하다.
이윤주| <얼루어> 패션에디터
Best 에르메스 에르 백. 캔버스 백에 가죽 뚜껑이 달려 있어서 사파리 점퍼를 입은 날에도, 테일러드 코트를 입은 날에도 어울린다. 단순하게 각진 모양, 어깨에 길게 멜 수 있는 디자인도 예쁘다.
Worst 클립형의 커다란 빈티지 귀고리. 너무 무거운 데다 클립형이라 조금만 경쾌하게 걸으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이 귀고리를 했던 날은 고양이처럼 뒤꿈치를 들고 걸어 다녔다.
이미림| <바자> 패션에디터
Best 밀라노에서 산 입생로랑의 숄더백. 심플한 모양에 ‘Y’ 로고가 달려 있다. 디자인이 클래식해서 어디에나 다 잘 어울려 요즘 즐겨 든다.
Worst 블랙 롱 드레스를 하나 샀다. 일단 특별한 날 한번 정도 입고 후에 무릎 길이로 줄일 계획이었는데, 그 ‘특별한 날’이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한연구| 스타일리스트
Best 자라에서 산 39 사이즈 윙팁 슈즈. 프린트 양말이 유행인데 그런 양말과 함께 신으면 예쁘다. 와이드 팬츠를 워낙 좋아해서 일부러 큰 남자 사이즈로 샀는데, 여러모로 최고다.
Worst 빈티지 야상 점퍼. 아무리 밀리터리가 유행이라지만 야상점퍼라면 이미 너무 많은데 이 점퍼를 발견한 순간, 또 사고 말았다. 그래서 옷장에만 얌전히 걸려 있다.
전효진| 스타일리스트
Best 발렌시아가의 빨간색 클러치백. 곳곳에 수납공간이 숨어 있어서 영수증과 작은 소품을 몽땅 다 넣을 수 있다. 찾기도 쉽다.
Worst 한참 자전거에 빠져 있을 때, 고등학교 때 이후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배낭을 샀다.일본 스트리트 브랜드 블루러그의 것인데, 아직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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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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