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음식에 손을 뻗고 있지는 않나? 스트레스가 불러온 폭식 유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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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치는 타닥타닥 소리만이 계속되는 마감 중 사무실. 그 적막함을 깨우는 건 “문어치킨 드실 분?” 이라거나 “편의점 찬스입니다”라는 말이다. 이따금 과 자 봉지를 터트리는 소리, 콜라 캔을 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 리기도 한다. 분명 좀 전에 밥을 먹었는데도 말이다. 이러는 나도 육 포를 질겅질겅 씹고 있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뭐라 도 먹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회사 스트레스 때문에, 연애 스트레스 때문에 그 외 온갖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쪘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과장이거나 핑계일 까? 스트레스는 폭식의 명백한 원인 중 하나다.

부정적인 감정이 부르는 식욕 감정적인 식사와 그 영향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운대 산업심리학과 이 상희 교수가 2016년 서울ㆍ수도권 소재 대학생 남녀 4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폭식 등 정서적 섭식 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경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또한 연세대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정부의 국 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64세 성인 3523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습관 1가지를 조사한 결 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음식을 먹는 습관으로 해소하려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 얼마 전, 책상 위에 도착한 책 <감정 식사: 내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마음챙김 식사의 비밀>에 관심이 간 것도 같 은 이유였다. 기쁠 때나 우울할 때나 늘 음식을 먹지만 이 책은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심 리학적 관점에서 다룬다. 저자인 심리학 박사 수잔 앨버스는 식사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면서 이 들의 과식이나 폭식 뒤에 숨은 정서적 문제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다이어트나 식습관 개선을 위해 상담실 을 찾았지만, 이들의 식사 문제 뒤에는 언제나 정서적 문제가 숨어 있었다는 것이다.“감 정적 먹기는 감정에 대한 소모적 반응이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고, 연인과 헤어져서 먹는다.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음식의 선 택과 과식 뒤에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감정이 도사리고 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는 현 재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바꾸기 위해 음식을 찾는다. 대체로 기분을 좀 더 좋게 한다거나,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서 혹은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서다.” 수잔 앨버스의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수잔 앨버스가 이런 부정적인 습관을 끊어내는 방법으로 제안하는 것은‘잇 큐(Eat.Q)’다. 그녀 가 정의한 잇큐의 뜻은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유익한 음식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내면의 힘’이다. 칼로 리와 영양 정보 외에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책 속에는 많 은 자가 테스트가 있는데, 이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을 하기 위해 들여다보는 과정을 위한 장치 인 것 같았다. 자신의 문제를 파악했다면 이제 음식이 아닌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에 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대안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성 폭식 습관 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세 단계 중 하나 이상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그 파트에서 문제 해결법 을 찾도록 해결책을 제시한다. 모두 3부로 나뉜 이 책에서는 1부와 2부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파악하거나 귀를 기울이는 법을 찾고 3부에서는 음식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조언한다. 식사 일기를 쓰거나, 감정을 표현 하는 말을 사용하는 것, 새로운 좋은 습관을 만들라는 조언은 당장이라도 해볼 수 있는 팁이다. 특히 간식을 전 부 자제하지 말고 물을 마시거나 과일과 샐러드 같은 간식(특히 귤을 추천한다)을 먹으라고 권하고 있다. 수잔 앨버 스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세세하게 나눈 타입으로 사람들이 가짜 식욕을 구분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 다. 한 권 가득하지만 조언은 한 가지다. 나를 잘 이해하고, 나를 사랑하는 동시에 잘 돌볼 것. 음식을 먹어도불쾌 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 스스로 지금의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면 어쩌면 당신에게 필요한건 칼 로리표가 아니라 스스로 대화해야 할 시간일지도 모른다.

 


스트레스성 폭식 자가진단

당신은 어떤 유형의 스트레스에 취약한가?

Q 스트레스를 받으면? 
1 집중하기가 어렵다. 도무지 생각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2 예민해지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사건이나 상황의 부당함에 초점을 맞추며 성급하게 판단하고 비난한다.
3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 사로잡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4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 절망적이거나 감당하기 힘들다고 여겨져 울음이 나온다.

Q 스트레스를 느낄 때 당신의 전형적인 반응은? 
1 동결. 마음을 닫아버리고 상황에 위압감을 느낀다.
2 투쟁. 소리를 지르며 반격하고 싶어 한다.
3 도주. 이 상황이 너무 불편하게 느껴져서 도망치고 싶다.
4 상황에 따라 위 세 가지 감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느낀다.

Q 스트레스는 당신의 어느 부위를 공격하는가? 
1 정신. 우리 안의 햄스터가 된 기분이다. 얼마나 빨리 쳇바퀴를 돌리든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2 몸. 몸짓이나 목소리로 스트레스를 표현한다. 툴툴거리고 끙끙댄다. 몸이 뻣뻣해지거나 두통이 생긴다.
3 위.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식은땀을 흘리거나 심장이 쿵쾅거린다.
4 영혼.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기분이다. 아무 의욕이 없고 피곤하며 눈물이 나려고 한다.

Q 밤늦은 시각, 마침내 집 안이 고요하다. 긴 하루였다. 퍼뜩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뭐라도 먹어야겠어.’ 그보다 앞서 든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1 너무 피곤하다. 힘든 하루를 보냈어.
2 너무 짜증난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3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야 하는 건 알겠지만, 어떻게 하는 거지?
4 신물이 나,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Q 상사가 당신의 사무실로 불쑥 고개를 내밀고 오늘까지 끝내야 할 일을 또 하나 지시하고 간다. 어제 내려온 프로젝트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처음 떠오르는 생각은? 
1 이건 정말 너무해.
2 나쁜 사람 같으니라고,
3 아, 어쩌란 말인가.
4 포기할래. 그냥 관두고 말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걸.

 

주로 1을 선택한 경우 ⇢ 감당하기 힘든 기분 때문에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 유형에 가깝다.
주로 2를 선택한 경우 ⇢ 분노가 스트레스성 폭식을 부채질하는 타입.
주로 3을 선택한 경우 ⇢ 불안이 스트레스성 폭식을 주도한다.
주로 4를 선택한 경우 ⇢ 슬픔이나 외로움 때문에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 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