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과 술이라면 언제든 사람들이 모인다. 제철 식재료가 가득한 미식의 계절 가을. 맛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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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프렌치 퀴진, 제로 컴플렉스의 수셰프를 거쳐 현재 타파스와 내추럴 와인을 선보이는 바 피크닉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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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생선과 해산물. 요리할 때 재료의 퀴송(Cuisson, 익힘 정도)을 가장 신경 쓰는 편인데 먹기 좋은 최상의 상태로 익혔을 때 희열을 느낀다. 바 피크닉에서는 요즘 팬 프라이한 대구 요리를 낸다.
냉장고에 늘 채워져 있는 것 타바스코 소스와 토마토케첩. 급히 무언가를 먹을 때 필요한 만능 소스다.
평소 자주 하는 요리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채소 볶음. 올여름에는 꽈리고추 볶음을 여러 번 만들어 먹었다. 가을에는 버섯 볶음을 해 먹을 것 같다.
내게 힘이 되는 음식 김밥. 어릴 때 운동회나 소풍 날에 늘 먹던 김밥을 먹을 때는 왠지 모르는 설렘이 있다.
아끼는 주방도구 생선 손질할 때 사용하는 칼. 관리가 잘돼야 해서 신경 써서 돌본다.
레시피에 활용해보고 싶은 식재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버섯들. 특성을 살려 잘 활용하면 쓰임새가 많을 것 같다.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된장국.
자주 찾는 서울의 음식점 진주회관. 이곳의 뽀얀 콩국수 한 그릇과 김치 한 접시는 당황스러울 만큼 심플하지만 맛있다.
미식 여행을 떠난다면 내 대답은 언제나 파리다. 요리학교를 다니고 요리사 경력을 처음 쌓은 곳이어서 익숙하기도 하고 역시 미식의 도시는 파리라고 생각한다.
즐겨 보는 푸드 콘텐츠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식당 혹은 셰프들의 인스타그램 피드.
올가을에 기대하는 미식 체험 굴, 홍합, 꼬막 등 제철 어패류를 기다린다. 산지를 찾아 맛도 보고 새로운 가을, 겨울 메뉴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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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쿠킹스튜디오 그린테이블(www.gtable.net)을 운영하며 푸드 컨설팅, 쿠킹클래스, 요리책, 식품광고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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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메밀 쌀. 우리나라에서 나는 훌륭한 곡물이다. 이걸로 볶음밥을 만들면 씹는 식감과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 매력이 더 알려졌으면 한다.
냉장고에 늘 채워져 있는 것 복숭아, 아보카도, 토마토. 올해 <계절과일 레시피>라는 책을 냈을 만큼 과일을 좋아한다.
평소 자주 하는 요리 샐러드와 원볼푸드(부다볼).
아끼는 주방도구 너무 많지만, 굳이 고른다면 주걱과 계량도구.
레시피에 활용해보고 싶은 식재료 한국의 제철 로컬 재료라면 무엇이든지.
자주 찾는 서울의 가게 빵집 ‘리블랑제’, 가락시장과 신세계, SSG 청담 마켓.
미식 여행을 떠난다면 쿠바, 스페인, 덴마크, 제주도.
즐겨 보는 푸드 콘텐츠 KBS1 <한국인의 밥상>, 푸드 다큐멘터리 <릭 스타인의 요리여행> 시리즈.
좋아하는 맛 표현 조화롭다.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 함께하는지도 중요하다. ‘조화롭다’는 그 둘이 다 만족스러울 때 나오는 말이다.
언젠가 쓰고 싶은 요리책 자연이 내어주는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과 애정이 많다. 장기 프로젝트로 한국의 제철 식품이나 채소 관련 책을 내고 싶다.
올가을에 기대하는 미식 체험은? 제주 오라동 메밀밭과 여러 오일장을 돌며 다양한 식재료와 로컬 푸드를 먹고 싶다. 특히 제주 할머니들이 직접 채취한 나물 등을 판매하는 ‘할망장터’는 꼭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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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2013년 2014년 월드클래스 코리아 2년 연속 우승자이자 바 사이드 노트 클럽의 대표. 여행을 다니며 바와 맛집 가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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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자몽. 라임이나 레몬과 달리 진, 위스키 등 어떤 술과도 궁합이 좋은 데다 쓰임새도 많아서 자주 손이 간다.
냉장고에 늘 채워져 있는 것 무설탕 요거트, 제철 과일.
평소 자주 하는 요리 팬에 구운 대구 요리. 소금, 후추 간만 해도 맛있다.
내게 힘이 되는 음식 아내가 만들어주는 된장찌개.
언젠가 레시피에 활용해보고 싶은 식재료 웜우드 플라워. 강렬한 꽃내음과 스파이시한 맛이 대비를 이루며 너무 매력적이다. 도쿄 신주쿠에 있는 ‘벤 피디치’라는 바에서 실물을 처음 봤다.
평생 한 가지 술만 마셔야 한다면 집에 고이 모셔둔 아일라 위스키 라프로익 40년. 위스키 증류소는 대부분 웨어하우스를 가지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창고에는 1번을 써 붙인다. 라프로익 40년은 바로 그 1번에서 나온 술이다.
자주 찾는 서울의 바 연남동 ‘허니홀.’ 한 달에 한 번 시그니처 칵테일을 바꾸는 전략도 재미있고, 1층에 자리해서 좋다. 요즘은 외국도 그렇고 바를 지상으로 올리는 게 트렌드인 것 같다.
미식 여행을 떠난다면 자주 가지만 다시 선택해도 교토. 바, 음식점 어디를 가든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좋아하는 맛 표현 맛있어서 눈썹이 올라가는 것.
올가을에 기대하는 미식 체험 규슈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나가사키에 사는 친구가 예약해놓은 스시집과 유후인 료칸 ‘토쇼안’의 럭셔리한 가이세키 요리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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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빈

라이즈 오토그래프컬렉션의 F&B 슈퍼바이저. 롱침 등 호텔 내 식음료 브랜드 전반을 관리한다. 다양한 외국 호텔에서 일하며 미식의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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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복숭아. 향과 모양, 맛, 식감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냉장고에 늘 채워져 있는 것 파스타 면과 한껏 쪄서 냉동실에 저장해둔 강원도 찰옥수수.
자주 하는 요리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 편마늘을 듬뿍 넣고 파르메지아노 같은 질 좋은 치즈를 추가한다.
해외에서 경험한 최고의 미식 파리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인 ‘솔라(Sola).’ 아시안 프렌치 퓨전 레스토랑으로 서비스, 가격, 맛 3가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한국에 들여오고 싶은 해외의 레스토랑 파리에서 이탤리언 요리를 파는 ‘이스트마마.’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전략이 재미있다. 파리 골목골목에 지점을 내는데, 동네와 잘 어우러지게끔 인테리어까지 로컬화한다.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할머니가 해주시던 콩비지찌개.
자주 찾는 서울의 가게 을지면옥. 계절에 상관없이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간다.
내게 힘이 되는 음식 평양냉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이북 출신인데, 어릴 때 함께 시간을 많이 보냈다. 내겐 소울푸드나 마찬가지다. 차가운 걸 먹어도 뜨거운 걸 먹는 느낌.
미식 여행을 떠난다면 산중턱에 커피 농장이 있는 과테말라의 우에우에 테낭고. 투박하게 볶은 원두로 내린 양질의 커피를 한잔하면 행복할 것 같다.
즐겨 보는 푸드 콘텐츠 매거진 <F>, <바앤다이닝> 등 식음료 매거진, 유튜브 채널의 ‘먹방.’
올가을에 기대하는 미식 체험 닭육수를 베이스로로 한 메뉴를 내는 경주의 ‘계업식’이라는 가게에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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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 팬을 잡는다. 식당을 찾고, 식당에 관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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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양파. 프렌치, 이탤리언, 인도, 중국 등 안 쓰이는 퀴진이 없고 게다가 값이 싸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냉장고에 늘 채워져 있는 것 탄산수와 유당 없는 우유. 매일 마셔야 한다.
자주 하는 요리 밥. 할수록 제일 어려운 ‘요리’ 같다.
아끼는 주방도구 27cm 슌(Shun) 나이프. 날카롭게 빛나는 단면을 보면 마음이 정화된다.
레시피에 활용해보고 싶은 식재료 바다거북. 영화 <바베트의 만찬>에 나온 바다거북 수프를 만들어보고 싶다.
평생 한 가지 음식과 술만 먹어야 한다면 된장찌개와 ‘신들의 미주’라 불리는 샤토 디켐. 밥은 가장 일상적으로, 술은 가장 비일상적으로.
자주 찾는 서울의 가게 신사동의 바 ‘머스크.’ 날이 차가워지면 스모키 향 가득한 칵테일 ‘갓파더’가 마피아라도 된 양 수시로 생각난다.
내게 힘이 되는 음식 떡볶이, 순대, 튀김, 어묵 등으로 한 상 차린 분식. 어두운 퇴근길에 노란 불빛을 받으며 홀로 먹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좋아하는 맛 표현 진부하지 않은 표현. 누구나 맛 평론가가 된 세상에 진부한 표현이 넘쳐난다. 세심하고 사려 깊은 표현이 필요하다.
미식 여행을 떠난다면 남프랑스.
즐겨 보는 음식 콘텐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왜 한국 음식점 대부분이 문을 닫는지, 형편없는지 알 수 있다.
올가을에 기대하는 미식 체험 가을 전어와 꽃게. 이 두 가지를 먹지 않으면 가을이 시작된 것 같지도, 끝난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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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호주에서 요리를 시작해 현지 요리학교와 푸드 스타일리스트 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 각종 매거진과 광고 푸드 스타일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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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다양한 향신료. 마른 팬에 살짝 볶으면 올라오는 향이 아주 향긋한 코리앤더 시드, 토마토소스나 스튜에 소량 넣으면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시나몬 가루를 특히 좋아한다.
냉장고에 늘 채워져 있는 것 통마늘, 파르메산 치즈, 올리브유.
자주 하는 요리 여름에는 콜드 파스타, 겨울에는 스튜인데, 레드와인을 넣고 끓인 소꼬리찜을 즐겨 한다.
아끼는 주방도구 스튜를 만들 때 필요한 주물냄비와 불맛을 빠르게 입히기 좋은 토치.
레시피에 활용해보고 싶은 식재료 사슴고기, 토끼고기, 캥거루, 메추리, 비둘기 등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게임 미트(Game meat, 사냥을 통해 얻는 고기).
평생 한 가지 음식과 술만 먹어야 한다면 음식은 엄마가 만들어주신 비빔국수, 술은 아빠가 담근 살구주.
자주 찾는 서울의 가게 연희동의 ‘사러가 마트’는 거의 매일 간다. 심야식당 같은 분위기의 자그마한 한국형 선술집 ‘마세’는 단골 바인데 모든 안주가 다 맛있다. 역시 연희동에 있다.
미식 여행을 떠난다면 모로코. 지금껏 몰랐던 향신료를 맛보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두근거린다.
즐겨 보는 푸드 콘텐츠 호주 요리 매거진 <Delicious>, <Gourmet Traveler>.
좋아하는 맛 표현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깨끗이 비워진 그릇으로 대신한다.
올가을에 기대하는 미식 체험 숫꽃게가 철이다. 비록 알은 없지만 그 차진 살이 달고 맛나다. 게장도 담그고 탕도 만들어 먹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