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속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더위를 식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여름을 빼곡히 채우는 무서운 책과 영화, 드라마의 길고 긴 목록에서 아무 작품이나 골라볼 것.

 

책 <인 콜드 블러드>
1959년 미국 캔자스 시의 홀컴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가족 네 명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에 흥미를 느낀 트루먼 커포티는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이자 친구인 하퍼리와 함께 홀컴 마을로 떠난다. 6년간 취재한 실제 사건과 소설의 기법을 합쳐, ’논픽션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으로 성공한 작가였던 카포티는 이 작품으로 한 마을에서 일어난 비극과 관련된 사람들의 심리, 인간의 내면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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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 <가라, 아이야, 가라>, <더 와이어> 등을 쓴 스릴러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작이다. 보스턴 셔터아일랜드에는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를 격리하는 병동이 있다. 이 병동에서 여성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두 명의 연방보안관이 셔터아일랜드로 향한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폭풍으로 정신질환자들과 섬에 고립되고 만다. 탄탄한 심리 스릴러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연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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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스테리아>
격월간 발행되는 ‘미스터리 장르 소설’을 위한 잡지다. 단단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순항하며 이달 12호를 발행했다. 12호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주제는 고양이와 좀비 스릴러로, 에드거 앨런 포,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등의 고양이 미스터리를 살펴보고, 21세기 사회에서 좀비 스릴러의 의미를 찾는다. 국내 작가는 물론, 해외 유명 작가의 희귀 작품을 소개한다. 미스터리 마니아에게는 단비 같은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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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엿듣는 벽>
서스펜스의 대가로 불리는 마거릿 밀러의 대표작이다. 그녀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가정 스릴러와 심리 스릴러로 명성을 얻었다. 친구와 단둘이 멕시코로 휴가를 온 에이미. 친구가 에이미의 남편에게 줄 은밀한 선물을 샀다는 것이 들통나 둘은 크게 다투고 만다. 다음 날 새벽,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고 에이미는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다.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실종되면서 살아남은 자들은 각자의 이유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0711-180_13-4

 

책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이제는 수사 기법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프로파일링’. 이것을 주제로 한 <크리미널 마인드>, <시그널> 등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지만, 이 역시 처음에는 반발과 냉대에 부딪혔다. 미연방수사국(FBI)에서 ‘범죄심리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연쇄살인범에 대한 수사 및 면담인의 대가로 알려진 로버트 레슬러가 쓴 수사 기록으로, 1992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범죄심리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자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그가 직접 면담한,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살인자들과의 수사 기록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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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것이 알고 싶다>
‘진실의 눈으로 세상을 지켜보겠습니다’라는 기치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2015년 1000회를 맞았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과 사고를 파헤친 <그것이 알고 싶다> 행보 중에서도 가장 유의미했던 28개의 정치 사회적 사건을 정리했다. 즉, <그것이 알고 싶다>의 28편의 레전드라고 해도 좋겠다. 형제복지원,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화성연쇄살인사건 등이 담겨 있으며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0711-180_13-6

 

책 <셜록 미스터리>
셜록 홈즈를 창조한 아서 코난 도일 경은 1930년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홈즈와 홈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죽기는커녕 늙지도 않는다. 셜록에 대한 ‘패스티지’ 작품도 꾸준한데, 이 중 <셜록 미스터리>는 세계 최초로 셜록 학과가 신설되고, 이 과의 정교수를 뽑는 과정에서 생겨난 밀실 살인 사건을 다룬 메타픽션이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레스트레이드 경감이다. 희생자들이 남긴 회고록이나 메모, 편지, 녹음 파일 등 다양한 기록물을 짜 맞추어 서사를 전개하는 형식이 지적인 블랙 유머로 유명한 J. M. 에르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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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냉전시대 당시 스파이로 활동했던 작가 존 르카레는 스파이 스릴러물의 대가로 불린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영원한 친구>등의 작품에서는 지금은 아련한 과거 시대의 산물이지만 당시에는 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던 스파이 전쟁의 치열한 단면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영국의 이중 간첩 사건인 ‘케임브리지 5인방’ 사건을 소설로 구성했다. 더 관심이 간다면 <나의 케임브리지 친구들>이라는 논픽션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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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교차로의 밤>
휴가지에 가져갈 적당한 분량의 미스터리 소설, 그러나 가볍지만은 않으며 훌륭한 문장과 매력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시리즈를 원한다면 조르주 심농의 ‘형사 매그레 시리즈’를 권한다. 셜록 홈즈, 에르큘포아로 다음에는 매그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그레 형사의 인간미는 매력적이며, 장르문학을 넘어서 문학으로 평가받는다. 모두 19권이 소개되었고, 출간을 기념한 멋진 박스 세트도 소장욕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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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다. <나를 찾아줘>와 <다크 플레이스>, <몸을 긋는 소녀>는 길리언 플린 3부작으로 불리는데 모두 영화화 또는 드라마화되었다. <나를 찾아줘>는 아내가 사라진 남편의 거짓말 게임을 다룬다. <몸을 긋는 소녀>는 가족의 비밀을 파헤치고, <다크플레이스>는 처참하게 살해당한 젊은 엄마와 모녀의 사건을 파헤친다. 세 작품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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