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손끝으로 유행을 창조하는 헤어 아티스트. 그 중에서도‘ 신의 손’이라 불리는 톱 헤어 아티스트를 <얼루어>가 직접 만났다. 당신이 이미 봐온 수많은 광고나 컬렉션의 헤어 스타일은 모두 이들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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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딜 질베르
HER PROFILE 1975년 프랑스 헤어 살롱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게 된 것을 계기로, 패션쇼와 매거진 촬영을 시작했다. 1982년 뉴욕으로 이주 후 리처드 아베돈, 헬무트 뉴턴, 피터 린더버그 등 유명 사진가와 함께 유수의 패션 매거진의 화보를 담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가발이나 헤어 피스 제작 등에 탁월하여, 2005년에는 커스틴 던스트가 출연한 영화 <마리 앙트와네트>의 헤어 스타일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듬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다. 또한 2007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의상 연구소 [The Costume Institute]가 그녀가 2006년에 장 폴 고티에 가을/겨울 오트 쿠튀르에서 선보인 모자를 영구 소장을 위해 요청했을 정도. 2012년에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의 오페라 <돈 지오바니>를 위해, 2013년에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위해 가발 디자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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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런던 바비칸 아트 갤러리에서 열린 장 폴 고티에 회고전의 오딜 질베르. 그녀가 장 폴 고티에의 쇼를 위해 만든 헤어 피스가 전시되었다. 2 초창기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로다테 쇼의 2016년 가을/겨울 컬렉션. 3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과 함께 작업한 미국판 [W]의 2010년 6월호 커버. 4 미국판 [보그]의 2006년 9월호 커버.

– 당신이 선보이는 헤어 스타일은 언제나 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리스 여신처럼 강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로다테 쇼, 그리고 알투자라 쇼의 젖은 헤어 스타일은 인어 공주 같았다.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특히 좋아하는 것인가?
프랑스에는 여자가 가진 최고의 보석은 머리카락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을 그 자체로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꿈꾸는 헤어 아티스트의 사명이다.

–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눈을 맞아서 살짝 젖은 머리, 스웨터를 벗고 난 후 정전기가 인 듯한 머리 등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답한 것이 인상적이다.
예술 작품, 영화, 거리, 외국의 도시들 그리고 사람들. 삶 속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영감이 된다. 백스테이지에 들어선 모델이 스웨터를 막 벗고 정전기가 살짝 인 부스스한 헤어 스타일로 내 앞에 앉았을 때, 겨울의 거리를 걷는데 눈 때문에 살짝 젖은 머리카락에 눈가루가 보석처럼 내려앉은 모습을 볼 때 문득 아름다움을 느낀다. 우리는 항상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혹시 놓치고 사는 것은 없는지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 최근 몇 년 사이 백스테이지를 장악한 에포트리스 헤어가 바로 그런 것인가?
나는 이런 룩이 정말 좋다. 요즘 백스테이지에서 모델들을 스타일링할 때 우리는 그저 모델들이 머리를 감고 자연스럽게 마르게 한다. 그 자체가 아름다우니까. 심플한 일이 무의미하다고는 할 수 없지 않나.

– 2011년 오딜 질베르의 이름을 내세운 헤어 액세서리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을 뿐 아니라 , 영화 [마리 앙트와네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위해 가발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헤어 아티스트치고 경력이 꽤 다양한 편이다.
어떤 일을 하든,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개방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나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한다. 또한 그것이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나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 모든 것에 항상 가슴을 열어두려 애쓴다. 영화인이든,  패션 아트 종사자이든 혹은 순수 예술가이든 상관없다. 셀러브리티와의 작업도 마찬가지다.

– 헤어 피스를 만드는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태껏 디자인한 헤어 피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장 폴 고티에의 2006년 가을/겨울 오트 쿠튀르 쇼를 위해 제작한, 머리카락으로 만든 모자를 잊을 수 없다. 그 작품은 지금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영구 전시되어 있다.

– 당신이 담당하고 있는 로다테 쇼는 헤어와 메이크업의 조화가 늘 아름답다. 수많은 백스테이지의 헤어를 담당하고 있는데, 특히 애착이 가는 쇼가 있을 것 같다.
딱 하나를 꼽을 수는 없다. 너무 많은 쇼가 눈에 밟히니까 분! 명한 것은 로다테의 쇼가 그중 하나라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초기 쇼부터 함께해오고 있는데, 이렇게 커리어를 막 시작하는 이들과 신의를 지켜가며 함께 파트너십을 쌓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수많은 셀럽과 패션위크 백스테이지의 헤어를 담당해왔다. 그동안 만난 셀럽이나 모델 중 당신의 뮤즈를 꼽으라면?
아마도 틸타 스윈튼이 아닐까. 있는 그대로 강인하고 현명하며 아름답다. 그리고0 9년대를 풍미한 슈퍼 모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여배우 중에서는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윈슬렛, 니콜 키드먼, 커스틴 던스트 등과의 작업이 기억에 남는다. 디자이너로는 장 폴 고티에와 존 갈리아노 그리고 칼 라거펠트가, 사진가 중에는 피터 린드버그나 스티븐 마이젤, 마리오 테스티노, 브루스 웨버가 나에게 늘 좋은 영감이 되어준다.

– 1975년부터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제 거의 40년의 경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디함을 잃지 않는 비결은 무엇인가?
일하고, 일하고 또 일했다. 비결 같은 건 없다. 그저 멈추지 않았을 뿐이다.

– 내년에는 어떤 스타일이 유행할까?
공들이지 않은 듯한 헤어는 여전히 유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외 어떤 스타일이 유행할 것인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하나의 스타일로 우르르 몰려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너무도 다양한 시도가 있으니까. 짧은 머리든 긴 머리든 누가 그 스타일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마디로 개성이 가장 중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