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파랑, 초록의 다채로운 색들이 얼굴 위로 다시 돌아 왔다. 촉촉하게 젖은 피부의 모델들이 런웨이에 올라선다. 화사함과 싱그러움이 가득하지만 여전히 절제의 미학을 잃지 않은 봄/여름 시즌 트렌드 속으로.

 

1701_WEB_Upcomming TRENDS 81

 

1701_WEB_Upcomming TRENDS 82

1 쓰리씨이의 원컬러 섀도우 줄라이 라임. 2.5g 1만1천원. 2 슈에무라의 컬러 아뜰리에 M560. 1.4g 2만1천원. 3 이니스프리의 리얼 핏 립스틱 14호 핑크빛 물들 석양. 3.5g 1만2천원. 4 클레마티스의 폴른 아이 쉐도우 쉬머 S2727C 아틀란틱 블루. 1.5g 1만3천원.

1 색의 향연
눈이 즐거워지는 팝 컬러가 런웨이를 화사하게 밝혔다. “이번 시즌에는 여러 가지 과일 컬러를 오롯이 표현했어요. 봄의 컬러를 압축한 것처럼 말이죠.” 마리 카트란주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제이 알렉산더는 모델들의 입술에 진홍색, 오렌지색 등 팝 컬러의 매트한 립스틱을 발랐다. 마스카라도 일체 바르지 않은 말간 눈매가 형광빛 입술에 힘을 더한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쇼에서는 레인보우 웨지힐 슈즈에서 영감을 받아 비비드한 컬러를 모델들의 눈꺼풀에 얹었다. 막스마라 쇼의 모델들은 치어걸 같았다. 핑크와 파랑, 노랑과 초록 등 보색의 피그먼트를 뺨에 칠한 모델들이 런웨이에 올랐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그 외 얼굴에는 일체 색감을 배제했다. 원 포인트 메이크업의 법칙은 이번 시즌에도 유효하다.

 

1701_WEB_Upcomming TRENDS 832 땋고, 땋고, 또 땋고
도대체 땋은 머리는 얼마나 다채롭게 변형이 가능한 걸까? 프린 쇼의 헤어 아티스트 유진 슐레이먼은 쇼에 선 모델들의 머리를 모두 다른 스타일로 땋았다. “나는 이 헤어 스타일이 거울 앞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모델들이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 직접 땋은 것처럼 보이기를 원했어요.” 디올 쇼의 모델들은 스케이트 걸을 떠오르게 한다. 헤어 아티스트 귀도 팔라우는 목 부분부터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머리카락을 땋아 올린 다음 깔끔하게 번을 만들었다. 앞모습은 심플하고 우아한 업스타일인데, 뒷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단단하게 머리를 땋은 채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 같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쇼의 헤어 아티스트 루디 루위스는 록 페스티벌의 소녀들처럼 다섯 가닥의 땋은 머리 가발을 모델들의 머리에 붙였다. 에르뎀 쇼의 땋은 머리는 한층 시적이다. 헤어 아티스트 안소니 터너는 두 갈래로 땋은 머리를 목덜미에서 꼬아 낮은 번을 만들었다. 땋은 머리와 올림머리의 결합이 자칫 신부 머리처럼 식상해 보이지 않기를 원한다면? 안소니 터너처럼 스타일링 전 머리카락에 솔트 스프레이를 뿌려 매트한 질감을 살리는 것이 방법이다.

 

1701_WEB_Upcomming TRENDS 84

1 로하셀의 플로리스 앰플 리퀴드 파운데이션 23호 내츄럴베이지. 30ml 4만6천원. 2 비욘드의 피토 아쿠아 워터 파운데이션 01 핑크 베이지. 50ml 2만8천원. 3 정샘물의 에센셜 물 오일. 30ml 3만2천원. 4 17 미라클 바이 실크테라피의 아쿠아 크림. 80ml 1만5천원. 5 아이오페의 골든 글로우 페이스 오일. 40ml 4만2천원대.

3 젖은 것이 아름답다
물광 피부의 부활일까? 젖은 피부, 젖은 머리칼이 런웨이를 휩쓸었다. 발맹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톰 페슈는 촉촉하게 젖은 피부는 새로운 부의 상징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파운데이션으로 촉촉하게 마무리한 피부 위에 광대뼈, 관자놀이 그리고 입술 위에 투명 젤을 발라 촉촉하게 젖은 느낌을 배가시켰다. 헤어 아티스트 샘 맥나이트는 섹시하게 젖은 머리칼을 연출하기 위해 모스, 오일, 크림을 섞어서 발랐다. “80년대 피터 린드버그나 헬무트 뉴튼의 수영장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젖은 머리는 섹시한 의상과 정말 잘 어울리죠. 멋있고, 터프하며 강렬하죠.” 뮈글러 쇼에서는 메이크업의 마지막 단계에 모델들의 얼굴에 오일을 발라 반짝임을 더했고, 토가 쇼에서는 아이섀도를 바른 눈두덩에 투명 립글로스를 무겁게 얹어 마치 대리석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바야흐로 촉촉함이 최고의 미덕인 시즌이 돌아왔다!

 

1701_WEB_Upcomming TRENDS 854 동화에 대한 향수
프린 쇼의 백스테이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란드의 화장대 앞에 곱게 놓인 색색의 압화들이었다. 곧 발 갈란드는 그 꽃잎들을 모델들의 뺨과 눈, 입술 그리고 몸 위에 립글로스를 이용해 하나하나 붙였다. 마치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요정들처럼! 평평할 뿐 아니라, 압화 특유의 쓸쓸한 색감이 더해져 생화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연약하고 시적인 느낌이다. 언제나 여신같이 신비로운 룩을 보여줬던 로다테 쇼는 이번 시즌에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커다란 핀으로 느슨하게 묶은 머리카락에 장식된 스팽글과 레이스가 중세의 공주를 떠오르게 한다. 구슬 헤어 밴드를 하고 과장된 속눈썹을 붙인 라이언 로 쇼의 모델들은 서커스단의 소녀 같다. 시크하고 무심한 헤어, 메이크업이 패션위크를 지배하고 있지만, 런웨이 위의 판타지는 이번 시즌에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