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서 몸이 후끈해지는 여름이다. 이제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여름도 머지않았다. 지금, 자외선 차단제를 이야기하느라 여름 안티에이징을 잊으면 안 된다.

뜨겁게 내리 쬐는 햇빛을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햇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꼭 알아야 할 여름의 피부 관리법.라피아 모자는 샤넬(Chanel), 니트소재 원피스는 에르메스(Hermes).

한여름에 안티에이징이라니.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피부는 여름에 더욱 탄력을 잃고 처지기 쉽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운 날씨도 문제고, 그 때문에 노출이 많아지는 것도 문제다. 그 말인즉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 면적이 넓어진다는 이야기이다. 햇빛 속에는 피부를 검게 태우는 UVB와 광노화의 원인이 되는 UVA가 포함돼 있다.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UVA가 지속적으로 멜라닌의 생성을 촉진해 색소 침착의 원인이 된다. 피부에 잡티가 생기는 것은 물론, 피부 톤이 어두워진다. 피부 겉과 속이 점점 건조해지면서 탄력이 줄어드는 광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바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바르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피부가 땅기는 스킨이나 에멀전과는 달리, 자외선 차단제는 안 바른 티가 덜 나기 때문에 챙겨 바르는 게 쉽지 않다. 화장품 회사에서 베이스 메이크업이나 보습제에 자외선 차단 성분을 함유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이런 스킨케어 습관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외선 차단 성분을 접할 기회는 많아졌지만, 문제는 한 번에 바르는 양이다. 수시로 덧발라서 물리적 차단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는 팩트류를 제외하고, 얇게 발라야 하는 리퀴드 베이스 메이크업에 온전한 차단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워터프루프 효과가 없다면 물이나 땀에 지워지기도 쉽다. 그래서 여름에는 자외선 차단 효과의 지속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또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물과 땀에 강한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발랐을 때에는 클렌징에 신경 써야 한다. 차단제만 바른 경우라 해도 유분기가 많고 물에 대한 반발력이 높기 때문에 유분을 지우는데 용이한 클렌징 오일이나 크림으로 세안을 하는 게 좋고, 끈적임 때문에 먼지나 노폐물이 들러붙은 경우에는 클렌징 티슈로 표면을 정돈하고 스팀 타월로 얼굴을 살짝 눌러주면 일반적인 클렌저로도 말끔한 세정이 가능하다. 이처럼 자외선을 직접 차단하는 것 외에도 여름에 안티에이징을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은 넘쳐난다.



끈적이지 않는 촉촉한 피부 만들기
밖에서는 땀을 흘려 피부 속이 건조해지고, 실내에서는 에어컨 바람에 피부 겉이 메마른다. 게다가 여름에 흘리는 땀에는 우리 몸의 필수 구성 물질인 미네랄과 이온 등도 함께 배출된다. 이것이 여름에도 보습 관리에 소홀히 하면 안 되는 이유다.
1 존 마스터스 오가닉의 칼렌듈라 하이드레이팅 & 토닝 마스크. 비타민A·C·E와 허브 추출물이 피부 내 콜라겐의 합성을 돕고, 피지 분비를 조절한다. 57g 6만9천원.
2 비욘드의 리포커스 에이지 세럼. 미네랄 산소수가 함유된 수분층과 석류 오일이 함유된 에센스층이 섞여 있어 피부를 촉촉하고 윤기 나게 한다. 145ml 2만9천원.
3 겐조키의 바이탈 아이스 크림. 피부 탄력을 높이는 리프티린 성분과 항산화 효과가 있는 님리프 성분, 에센셜 오일이 풍부한 진저 플랜트 워터를 함유한 페이스 크림. 50ml 9만원.

유분 조절하는 안티에이징 제품 바르기
피부 탄력을 높이기 위해 지나치게 유분이 많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피부를 번들거리게 할 뿐이다. 유수분의 균형이 흐트러지면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기 쉬운데, 온도가 높고 습한 여름에는 염증이 덧날 위험이 높다.
4 달팡의 아이디얼 리소스 링클 미니마이저 퍼펙팅 세럼. 피부결을 고르게 하고 탄력을 높여 모공이 두드러지고, 피부가 번들거리는 것을 예방한다. 30ml 13만원.
5 폰즈의 에이지 미라클 훼이셜 폼. 유분기를 말끔하게 제거하고 각질을 관리한다. 레티놀과 유제품에 존재하는 CLA 성분 등의 항산화 효과로 피부 탄력을 높인다. 150ml 1만1천원대.
6 비오템의 썬비보 SPF50. 끈적이지 않고 보송보송하게 마무리되는 제형으로, 주름과 기미를 생성하는 광노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열대 과일 향의 자외선 차단제. 50ml 3만7천원대.

여름에 특히 중요한 피부 온도 낮추기
열로 인한 피부 노화는 열이 식기 전까지 꾸준히 진행된다. 그래서 피부 온도를 즉각 낮추는 제품과 사전에 열을 차단하는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7 설화수의 소선보 크림. 생활 자외선을 차단하는 성분과 열을 차단하는 한방 성분이 자외선과 적외선, 일상 속 열로 인한 손상과 노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50ml 15만원대.
8 씨트리의 마로니에 포아리스 아이스 토너. 마로니에 추출물이 피부 진정 효과를 준다. 화장솜에 분사하면 차가운 셔벗 제형이 형성되는데 피부에 대면 즉각 피부 온도를 4℃ 정도 내려준다. 80ml 1만원.
9 라비다의 바리탈 리커버리 BB크림 팩트 위드 CC베이스. 자외선과 근적외선을 차단해 피부 온도를 낮춘다. 주름을 개선하는 비타민과 미네랄 복합 성분과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알부틴 성분을 함유했다. 12g 5만5천원.

뜨거운 피부여, 안녕
정상적인 피부 온도는 우리의 체온보다 낮은 31℃ 정도이다. 하지만 30℃를 웃도는 한낮의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15분 이내에 피부 온도는 40℃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피부 온도가 37℃ 이상 오르면 피부 속 탄력을 조절하는 콜라겐 섬유 같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가 증가한다. 또 피부는 땀과 노폐물을 배출하고,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열을 발산하며,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면서 죽은 세포를 밀어내는 등의 다양한 일을 한다. 하지만 피부 온도가 급격히 오르면 온도를 낮추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면서 피부 유지 기능이 약해진다. 최근에는 지표에 도달하는 태양 광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적외선, 즉 열선이 피부 광노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열선에 노출돼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열노화 신호가 지속적으로 피부 속에 전달되기 때문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르는 것보다 태양 광선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빛을 반사하는 하얀색 계통의 옷을 입고, 과도하게 흘린 땀으로 배출된 미네랄과 수분을 피부 속에 공급하는 노력도 보태야 한다. 그렇다고 지난겨울 칼바람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 안티에이징 크림에 의지하기에는 날씨가 너무나 뜨겁다.

여기에 피지와 땀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미네랄과 이온 등의 피부 필수 구성 성분까지 손실돼 피부의 균형이 무너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고온 다습한 기후지만, 이처럼 피부 속 구성 물질이 손실되면 피부 속은 건조하기 쉽다. 그리고 기후와 관계없이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실내는 대부분 건조하다. 굳이 환절기라는 기온의 변화를 이유로 들지 않더라도 여름에 보습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피부가 땀과 피지로 번들거린다고 보습을 게을리하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피부가 처지고 모공이 늘어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그리고 과도한 피지 분비로 모공이 늘어나면 피부가 노폐물 같은 오염 요소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세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피부는 타입과 상태에 따라 맞춤 관리를 한다는 상식에 충실하면 된다. 여름에는 여름에 어울리는 안티에이징 관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