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신상’ 화장품을 곁에 두고 사는 뷰티 에디터 20명에게 물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화장품이 무어냐고. 써봤는데 좋더라, 디자인이 예쁘더라, 이유만큼 제품 종류도 다양했다.



1. 에스쁘아의 페이스 슬립 하이드레이팅 컴팩트
이번 겨울 유행인 보송보송하면서 윤기 나는 피부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제품이다. 별다른 메이크업 기술이 없어도 피부 굴곡을 메우면서 얇고 고르게 펴 발려 피부가 원래 좋은 것처럼 보인다. 덤으로 들어 있는 브러시만 해도 3~4만원짜리 브러시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서 가격이 참 착하게 느껴진다. 10g 4만원. – <얼루어> 뷰티 에디터 조은선

2. 입생로랑의 루쥬 쀠르 꾸뛰르 베르니 아 레브르
립스틱은 텁텁하고, 립글로스는 끈적이는 데다 발색이 신통찮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올해 유독 진하고 촉촉하게 발리는 립글로스가 많이 나왔다. 새로 나온 ‘립 락커’의 품질은 비슷비슷했다. 이 제품이 다른 경쟁 제품보다 뛰어난 건 디자인이다. 파우치에 넣어도, 화장대에 세워놔도 유독 빛이 났다. 그러니 손이 더 자주 갈 수밖에 없었다. 6ml 3만9천원. – <더블유> 뷰티 에디터 김희진

3. 시슬리의 오 에휘까스
한 번에 여러 가지 효과를 준다는 제품 치고 그 여러 가지 효과를 전부 만족시키는 제품을 못 봤지만 이 제품은 달랐다. 자극 없이 순하게 노폐물과 메이크업을 단번에 지운다. 향이 없는 클렌징 워터를 사용했을 때에는 고양이 세수를 하는 기분이었다면, 이 제품은 향긋한 꽃향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한다. 게다가 피부가 확실히 부드러워지는 효과도 있고, 펌핑 방식의 용기라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300ml 13만원. – <나일론> 뷰티 에디터 이혜원

4. 아스타리프트의 젤리 아쿠아리스타
‘후지필름에서 만든 화장품’이라기에 정체가 궁금했다. 피부 위에 아주 미세하게 얹히는 보습막도 일종의 필름이라는 설명이 왠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형상기억젤의 원조답게 젤 모양이 금방 복원되는 것도 신기하고, 젤 제형인데 보습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도 신기했다. 40g 9만8천원. – <얼루어> 뷰티 에디터 황민영

5. 랑콤의 제니피끄 아이라이트 펄
가볍게 발리고 번들거리지 않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360° 회전하는 애플리케이터가 특이했다. 그동안 나왔던 애플리케이터와 비교하자면 마사지하기 훨씬 쉬웠고, 시원했고, 재미있었다. 자꾸 쓰게 되니까 효과도 배가 되더라. 20ml 9만8천원. – <마리끌레르> 뷰티 디렉터 안소영

6. 겔랑의 크렘 드 루즈 G
탁월한 발색과 매트한 질감, 입술에 착 달라붙는 밀착력까지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효과로 파우치 속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톡톡 찍어 바르고, 손가락 끝으로 펴 바르면 되니 사용법도 간단하다. 네온에 가까운 컬러는 스트레스로 칙칙해진 안색까지 단숨에 밝혀준다. 6ml 5만7천원. – <싱글즈> 뷰티 디렉터 윤가진

7. 키엘의 블루 허벌 스팟 트리트먼트
뾰루지 전용 제품을 처음 써본 건 아닌데 이것처럼 확실하게 눈에 띄는 효과를 보여준 제품은 처음이었다. 제품에 함유된 살리실산이 이 제품에만 들어 있는 건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효과가 좋은지, 도대체 뭐가 다른 건지 생각하게 하고, 효과가 눈에 보이니까 온라인에서 왜 그렇게들 이 제품을 공동구매하는지 이해가 됐다. 15ml 2만6천원. – <쎄씨> 뷰티 에디터 김은진

8. 클라란스의 더블세럼
이 제품은 유분과 수분이 따로 분리돼 있다가 펌프를 할 때 최적의 비율로 섞여 나와 피부의 유수분 보호막을 튼튼하게 한다. 피부에 발리는 감촉이나 은은한 향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만족스러웠다. 30ml 12만원. – <엘르걸> 뷰티 디렉터 장수영

9. 헤라의 UV 미스트 쿠션 SPF50+/PA+++
출장을 함께 간 5개 매체의 뷰티 에디터들이 메이크업을 수정하기 위해 파우치에서 꺼낸 팩트가 전부 이거였다. 피부 톤 보정에 자외선 차단, 미백 기능까지 두루 갖춘 만능 콤팩트로, 얼굴이 자주 붉어지는 여자를 위한 쿨링 효과는 덤이다. 15gX2 4만5천원. – <럭셔리> 뷰티 디렉터 심희정

10. 바이오 오일의 바이오 오일
이 제품은 지성 피부가 가진 페이셜 오일에 대한 망설임을 없애줬다. 물처럼 묽은 제형이 피부에 순간적으로 스며들었고, 스며드는 빠른 속도에 비해 촉촉함은 길게 이어졌다. 2만원이 채 안 되는 착한 가격대는 페이셜 오일을 아껴 쓰던 습관까지 바꿨다. 60ml 1만5천원. – <하이컷> 뷰티 디렉터 황해운

11. 디올의 디올스킨 누드 플루이드 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은 톤, 텍스처, 지속력, 커버력, 가격대 등 여러 기준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기 어려운 제품군이다. 이 제품은 자연스러운 커버력으로 건강해 보이는 윤기를 발산하고, 가볍게 발리면서 쫀쫀하게 마무리돼 피부결도 매끈하게 한다. 분명 좀처럼 보기 힘든 ‘평균 이상’의 제품인데 파운데이션의 강자인 디올에서 나온 제품이라 그런지 좋은 게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30ml 6만3천원. – <인스타일 웨딩> 뷰티 에디터 이혜진

12.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마에스트로 퓨전 메이크업 SPF15
리퀴드나 크림이 아닌 오일 베이스의 파운데이션이라고 하길래 번들거리지는 않을까 걱정됐는데 오히려 가볍고 보송보송하게 마무리됐다. 미세하게 일어나는 각질을 눌러주고 피부 표면이 메마르지 않게 잡아주는 효과까지 있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마에스트로’는 그저 솔직한 작명이었다. 30ml 9만원대. – <보그걸> 뷰티 디렉터 정수현

13. 아이오페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이미 많이 봐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3일 만에 달라진다는 자신감 있는 광고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더니 자극 없이 가벼운 사용감, 피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드라마틱한 효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전 예약 8만 개, 두 달 만에 100억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건 우연이 아니었다. 252ml 7만2천원. – <뷰티쁠> 뷰티 에디터 양보람

14. 크리니크의 바텀 래쉬 마스카라
속눈썹이 짧은 편이라 아래속눈썹은 감히 마스카라를 바를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마스카라액이 뭉치지 않았고, 브러시가 작아 세밀하게 바르기 쉬웠다. 또한 지울 때에는 껍질이 벗겨지듯 깔끔하게 쏙 떨어진다. 2g 2만2천원대. – <얼루어> 뷰티 에디터 이민아

15. 조 말론의 블랙베리 앤 베리 코롱
론칭과 동시에 프리미엄 향수 시장을 급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한 조 말론. 그중 블랙베리 앤 베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월계수잎과 발사믹, 이끼 향을 넣었다고 하는데 상상만으로는 절대 한데 섞이기 힘들 것 같은 조합으로 어떻게 이런 깔끔한 향이 날 수 있을까.이런 조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향수 흔치 않다. 100ml 16만원. – <코스모폴리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향진

16. 손앤박의 오토 브러쉬
이 제품은 기존의 두드리던 진동 파운데이션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얇고 고르게 메이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전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 피부결대로 메이크업할 수 있고, 원하는 연출에 따라 속도도 조절 가능하다. 블러셔를 묻힌 브러시를 뺨에 대고 있기만 해도 곱게 블렌딩 되듯이 발려 발그스레한 혈색이 되살아난다. 15만3천원(블러셔와 세트 구성). – <노블레스> 뷰티 디렉터 서혜원

17. 필로소피의 더 마이크로 딜리버리 필
피부가 칙칙해지고 뭘 발라도 나아지는 게 없다는 건 필링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이 필링 제품은 피부에 별다른 자극 없이 먹고 싶을 만큼 달콤한 향이 나면서 사용 후에는 피부가 매끄럽고 한결 환해지기까지 하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달, 필로소피의 한국 론칭이 반가웠다. 56.7g 10만원(비타민 C 필링제와 액티베이팅 젤 한 세트). – <엘르> 뷰티 디렉터 강옥진

18. 코스메 데코르테의 리페어 크림
쫀쫀한 제형의 크림에 집착하는 편이지만 바르자마자 흔적 없이 스며드는 건 별로다. 그래서 제품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유수분 밸런스. 이 제품은 많이 바르지 않아도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서 오랫동안 촉촉하고 피부까지 탄력 있게 만든다. 각질도 가라앉혀서 메이크업이 뜨는 일도 없다. 빈틈을 찾기 힘든 올해의 크림이다. 25g 17만8천원. – <하퍼스 바자> 뷰티 디렉터 박혜수

19. 판퓨리의 리딩 라이트 바디 로션
올해 초 청담동에 문을 연 태국 스파 브랜드 판퓨리. 천연 식물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의 은은한 향이 나는 배스와 보디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 태국의 코사무이로 훌쩍 떠난 듯 황홀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리딩 라이트 바디 로션은 가볍게 발리는데도 피부가 오랫동안 촉촉하고, 로즈우드 향이 몸에 은은하게 퍼진다. 200ml 4만7천원. – <보그> 뷰티 에디터 한주희

20. SK-II의 쉬폰크림 파운데이션
투영하고 맑은 안색을 강조하던 SK-II가 ‘생기 룩’을 밀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다. 물론 기존의 ‘동안’ 파운데이션에 핑크 레이어를 추가한 것뿐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미세한 핑크빛은 생기가 절실한 칙칙하거나 노란빛 피부를 가진 사람이 피테라 성분의 파운데이션이기에 감내하고 지나갔던 아쉬운 2%를 채워줬다. 10.5g 9만원대. – <얼루어> 뷰티 디렉터 강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