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명의 패션 피플이 각자 2010년 최고와 최악의 아이템을 꼽았다. 이들은 올 한 해 동안 이런 제품을 구입해서 흡족해하거나 후회했다. 누구에게는 유용한 제품이 다른 누구에게는 쓸모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영진| 배우 겸 모델 이영진
Best 얼마 전에 슈콤마보니에서 워커를 샀는데 무척 마음에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쁘니까. 겨울이니까.
Worst 에나멜 소재 지갑. 디자인이 예뻐서 샀는데, 손에 닿는 느낌이 너무 차가워서 올겨울에 쓰지는 못할 것 같다. 옷장에 넣어뒀다가 여름에 다시 꺼내야겠다.

서민수| 멀티숍 데일리프로젝트 바이어
Best 마르얀 페조스키(Marjan Pejoski)의 가죽라이더 재킷은 허리 라인이 적당히 들어가서 입었을 때 실루엣이 참 예쁘다. 양가죽 소재의 부드러운 촉감도 훌륭하다.
Worst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울 니트. 딱 한 번 입었는데 보푸라기가 심하게 일어나서 더 이상 입을 수가 없게 돼버렸다. 일회용치고는 너무 비싸다.

박예운| 모델
Best 아디다스 스텔라 맥카트니 라인의 레깅스는 검은색이라 덜 민망하고, 옷 맞춰 입기도 좋다. 일할 때 헤어와 메이크업 받으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데, 일단 너무 편해서 좋다.
Worst 이자벨 마랑에서 산 남색 팬츠. 딱 기본디자인이라 입어보지도 않고 샀는데, 집에 와서 입어보니 실루엣이 어딘가 어중간하다. 밑단을 접어 올려도 어색하고.

이유| 모델
Best 옷은 심플하게 입는 편인데, 이런 스카프 하나만 걸치면 평소와 전혀 다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에르메스 스카프는 시간이 좀 더 지나서 살짝 빈티지한 느낌이 나면 더 예쁠 것 같다.
Worst 아제딘 알라이아에서 산 벨벳 슈즈. 너무 예쁜 구두인데, 막상 어떤 옷과 함께 신어야 할 지 도대체 모르겠다. 이 구두를 신으면 다리가 너무 부각돼서 뭔가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다.



휘황| 모델 겸 DJ
Best E&S의 믹서기, DJR400 DJ. 주스를 갈아 마시는 그 믹서기가 아니고 디제잉 할 때 쓰는 기계. 얼마 전에 큰맘 먹고 구입했다.
Worst 없음.

안나| 모델
Best 독일 쾰른에서 산 빈티지 레이스업 슈즈. 굽이 넓어서 편하고, 아무 옷에나 잘 어울린다. 게다가 가격이 결정적이다. 5천원 정도!
Worst 이것도 역시 빈티지숍에서 산 워커. 보기에는 멀쩡해서 샀는데, 딱 한 번 신었는데 굽이 거의 떨어질 것 같다. 빈티지 제품을 살 때는 더 잘 살펴보고 구매해야 한다.

장수임| 모델
Best 푸시버튼의 검은색 롱스커트. 워낙 롱스커트를 좋아하는 데다 이건 입으면 몸이 길고 가늘어 보인다.
Worst 한 번 보면 잊어버릴 수 없는 무서운 무늬의 드레스. 너무 ‘센’ 스타일이라서 두 번 밖에 안 입었는데 사람들은 만날 입는 것 같다고 한다.

김현선 | 멀티숍 퍼블리쉬드 바이어
Best 오프닝 세레모니의 검은색 펌프스. 겨울에는 검은색 옷을 즐겨 입는데 앞코에 메탈 장식이 있어서 전체적인 룩이 무거워지지 않게 한다.
Worst H&M에서 구입한 프린트 팬츠를 입으면 아이돌 가수가 된 것 같다. 아이돌 가수가 나쁘다는 건 아니고, 이런 바지는 아이돌 가수가 입어야 예쁘다는 말이다.



이고은| 한섬 마케팅팀
Best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스에서 산 마이너리티 체인 숄더백. 일단가격이 마음에 들었다(50만원대). 어떤 스타일이든 어울리는 무난한 디자인도 좋다.
Worst 최근에 파란색 부츠를 하나 샀는데 곧 환불할 예정이다. 이 부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더 마음에 드는 소렐의 부츠를 발견했기 때문에.

원조연| 메이크업 아티스트
Best 쟈니해잇재즈의 소매가 가죽으로 된 울 재킷과 기하학적인 프린트의 목도리. 각각 따로 입어도 예쁜데, 같이 입으면 더 예쁘다.
Worst 여름에 리넨 소재의 와이드 팬츠를 샀다. 검은색이고, 심플해서 일할 때 편하게 입으려고 샀는데, 뻣뻣한 소재 때문에 하체가 너무 부각돼 보여서 입을 용기가 없다.

조영아| 모스키노 홍보팀
Best 모스키노의 데님 튜브톱 드레스. 등이 깊게 파인 디자인이라 잠깐 망설였는데, 평상시에 티셔츠나 셔츠와 레이어링하면 멋지다.
Worst 너무 예쁜 더슈의 빨간색 페이턴트 슈즈. 발등에 있는 장식이 너무 입체적이고 화려해서 어울리는 옷이 없다. 이 예쁜 구두를 신을 수 없어서 슬프다.

최용빈| 포토그래퍼
Best 내 돈 주고 이렇게 비싼 가방은 처음 사봤다. 프라다의 책가방같이 생긴 갈색 가죽 가방은 그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Worst 일본에 갔을 때 하레에서 조금 긴 반바지를 샀다. 올해 초, 세일 때 샀는데 계절에 앞서서 쇼핑하는 건 역시 위험하다. 막상 이번 여름에 입으려니 뭔가 촌스러워서 못 입었다.



홍지나| 패션 블리스 글로벌 이사
Best 1. 말로레즈 부츠. 이유는 두 가지. 최고급 양가죽 롱부츠가 1백만원 이하라는 것, 그리고 1970년대 복고풍을 모던하게 해석해서 20년도 끄떡없이 신을 것 같은 디자인!
2. 아냐 힌드마치(Anya Hindmarch)의 프린트 캔버스 백. 봄/여름 시즌마다 한정 프린트를 출시하기 때문에 올해 사지 않았으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했을 거다.
Worst 와인색의 지미 추 백을 런던에서 샀다. 우리나라에서 살 수 없는 색이라 덜컥 샀는데, 사고 보니 너무 무겁다. 페이턴트 소재인데 손자국이 찍히면 잘 지워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예리| 제일모직 마케팅팀
Best 탐스 스니커즈! 편하고,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물할 수도 있다.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Worst 싼값에 혹해서 자라에서 페이크 퍼재킷을 샀는데, 퍼는 역시 질이 중요하다. 몸에 닿는 느낌도 그렇고, 가벼운 가격만큼 뭔가 부족하다.

이수진| 멀티숍 블러쉬 매니저
Best 늘 스카프를 두르는데, 소재가 안 좋은 스카프를 하면 목이 따끔거려서 10분도 참기 힘들다. 소재가 좋고, 가벼운 다미르 도마의 캐시미어 스카프는 하루 종일 두르고 있어도 전혀 문제없다.
Worst 화학 성분을 쓰지 않은 딥티크의 묘한 향은 모두 좋은데, 딱하나 실패했다. ‘오 프레시아’. 첫 향부터 잔 향에 이르기까지 꽃 향기가 너무 진하다.

신선혜| 포토그래퍼
Best 질 샌더에서 네이비색 트렌치코트를 샀다. 딱 봐도 ‘질 샌더’인 아무 장식도 없고, 가장 기본적인 트렌치코트. 나이가 들수록 이런 클래식한 옷이 좋다.
Worst 질 샌더에서 트렌치코트와 함께 산 앵클부츠. 양말처럼 신을 수 있는 디자인이 특이해서 샀는데, 굽이 너무 높아서 좀처럼 신을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