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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합류한 패션 하우스는 어떻게 달라졌을까?(4)

2025.11.03김지은

과거의 유산을 해체하고,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쌓아 올리는 디자이너들. 지금, 패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BOTTEGA VENETA by LOUISE TROTTER

보테가 베네타는 엮는다. 재료와 사람, 그리고 감정까지. 이번 시즌 루이스 트로터는 인트레치아토의 본질을 다시 꺼내 들었다. 교차된 가죽이 하나의 표면을 이루듯,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새로운 질감을 완성한다. 그 직조의 미학은 코트와 톱, 팬츠는 물론 스카프와 백, 슈즈, 벨트까지 이어지며, 일상과 특별한 순간을 부드럽게 연결한다.
런웨이의 사운드도 인트레치아토의 연장선에 있었다. 2026년 브랜드 창립 60주년을 맞아 루이스는 영화감독 스티브 맥퀸과 협업해, 니나 시몬과 데이비드 보위의 ‘Wild Is the Wind’를 새롭게 엮은 오디오 아트워크를 선보였다. 두 목소리가 서로를 감싸며 만들어낸 울림은 하나의 직조처럼 섬세했고, 다른 결이 만나 완성되는 하모니를 들려주었다. 루이스가 선보인 보테가 베네타는 복잡하지 않다. 여러 조각이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밀도와 균형, 그 안에서 피어나는 힘. 인트레치아토는 여전히 브랜드의 중심에 있다. 그 안에는 보테가 베네타가 세상을 바라보는 질서가 깃들어 있다.


CELINE by MICHAEL RIDER

절제된 듯 보이지만, 디테일은 놀랍도록 정교했다. 네이비 블레이저와 새틴 스카프, 프린트 미니드레스, 승마풍 치노 팬츠가 뒤섞이며 프렌치 부르주아의 품격과 미국식 자유로움이 한 무대에서 펼쳐졌다. 전작에 등장한 스카프는 이번에도 중심 모티프로 자리하며 스타일의 중심축을 잡았다. 매끈한 재단 속에 흐르는 주름, 단정함 속의 미세한 어긋남이 셀린느 특유의 절제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이번 2026 S/S 쇼는 “7월의 쇼는 끝나지 않았다”는 마이클 라이더의 말처럼 남성과 여성 쇼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그는 셀린느의 본질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또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결국 컬렉션은 계속된 질문으로 귀결된다. 클래식과 변형, 단정함과 일탈, 지속과 찰나 등 상반된 축이 교차하며 셀린느는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됐다.

    포토그래퍼
    COURTESY OF GORUNWAY
    사진 출처
    GETTY IMAGE, INSTAGRAM(JEAN PAUL GAULTIER, MASION MARGIELA, VERS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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