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역사적 명소 중 하나인 팔라초 델세나토(Palazzo del Senato)에서 2023 에트로 가을/겨울 컬렉션이 공개됐다. 1968년 창립한 이후 50여 년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가족 회사로 명성을 지켜온 에트로는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 계열의 사모펀드 엘 캐터튼(L Catterton)사와 손잡으며 CEO와 디자이너를 모두 교체했다. 그리하여 에트로의 새로운 얼굴이 된 하우스의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바로 마르코 드 빈센조(Marco de Vincenzo). 그는 지난 봄/여름 시즌 브랜드의 유산이기도 한 전통적 페이즐리와 자카드를 동시대 스타일로 재해석한 성공적인 데뷔 컬렉션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기에, 두 번째 여성 컬렉션에 관심이 더 집중됐다. 늦은 저녁시간임에도 현장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 또 배우 정채연의 참석은 보다 싱그럽고 쿨하게 변신한 에트로 뉴 컬렉션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마르코 드 빈센조는 이날 쇼에 초대한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자리마다 반듯하게 접어놓은 타탄체크 블랭킷이 그것. 알록달록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와 도톰하니 기분 좋은 텍스처로 누구 하나 빠짐없이 미소 짓게 했다. 그리고 쇼가 시작된 직후 알게 됐다. 이 블랭킷이 이번 시즌을 소개하는 키 아이템임을.

 

마르코 드 빈센조는 컬렉션을 준비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깊이 탐구하는 고고학적인 작업에 열중했다. 진정한 본질을 받아들여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결심은 2023 가을/겨울 컬렉션에 고스란히 담긴다. 모델들의 캣워크가 펼쳐진 팔라초 델세나토 궁전 역시 15세기 피렌체 메디치 가문에서 지은 이후 재건을 거쳐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막 끝낸 곳으로 이번 쇼가 가져올 변화의 의미를 정확히 보여준다. 컬렉션 테마 ‘에트로 래디컬/급진주의(Etro Radical)’는 뿌리, 근본을 뜻하는 라틴어의 ‘Radicalis’에서 파생했다. 그리고 이는 에트로의 근본인 타탄체크, 크라바테리아, 페이즐리 모티프 같은 패브릭 원단과 프린트로 이어지며, 디자이너 특유의 사이키델릭하고 몽환적인 디자인과 조화를 이뤄 새롭게 거듭난다.

 

나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타협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보다 더 급진적인 것은 없습니다.” _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르코 드 빈센조(Marco de Vincenzo).

 

2023 에트로 가을/겨울 컬렉션에 참석한 배우 정채연.

COZY BLANKET

관객의 자리에 놓여 있던 블랭킷은 캣워크에서 아우터 숄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섬세한 꽃무늬나 페이즐리 무늬를 프린트한 얇은 드레스에 단단히 감싼 보헤미안 스타일은 홈 퍼니싱의 요소와 가구, 소품을 망라한 토털 라이프스타일 룩으로 소개된다.

CHUNKY APPLIQUER

길게 굽이치는 드레스는 축 늘어지는 두툼한 청키 니트 밑단을 따라 춤추듯 너풀거리고, 아플리케는 아가일 니트에 입체적인 매력을 더한다.

TAILORING RHAPSODY

18세기 브로케이드로 재단된 슬림 핏 팬츠 슈트는 위풍당당하고 정교하며 호화롭게 디자인했다. 중성적인 트라우저와 베스트는 실크 블라우스와 어우러지며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NEW’ BAG & SHOES

액세서리에도 힘을 실었다. 알라딘 클로그는 나막신에서 부츠로 진화했고, 광택 있는 메리제인은 두꺼운 굽과 플랫폼으로 무장했다. 새로운 사투르노 버킷 백은 긍정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오버사이즈의 레이저 컷 토트 백의 유연한 모양은 집 안에 어울리는 안락함을 선사한다.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