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데님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시간이 된 걸까? 착한 반란을 일으키는 지속가능한 데님 브랜드와 이야기를 나눴다. 

BCI 코튼을 사용한 와이드 핏 데님 팬츠는 9만8천원 굿덴(Goodden).

DL1961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사라 아흐메드는 완전한 투명성을 제공하는 것이 데님의 미래라고 말한다.

DL1961 | 지속가능한 데님의 투명성

<얼루어 코리아> 독자에게 DL1961(이하 디엘1961)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2008년 지속가능성이라는 DNA로 탄생한 뉴욕 기반의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다. 섬유부터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모든 과정에 지속가능한 기술을 도입했다.

데님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낙인이 붙었다. 이 같은 오명에 대한 당신의 의견이 궁금하다.
전통적인 데님 기술은 환경에 유해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올바른 기술을 사용하고 모니터링한다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디엘1961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족경영 기업인 만큼 모든 시스템이 수직적으로 통합되어 있다. 섬유 개발부터 완제품이 탄생하기까지 모든 공급망을 철저하게 감독하는데, 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투명성은 강화하는 등 수준 높은 환경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데님 한 벌을 만들려면 물을 약 6000L나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그에 비해 디엘1961은 한 벌당 38L 미만의 물을 사용하는데,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방법이 궁금하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워터리스 레이저와 오존 기술을 도입했다. 이는 모두 무방류 시스템으로, 쉽게 말해 정화된 폐수를 방류하지 않고 자체 처리 과정을 통해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생산과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98%까지 재활용한다. 오존 기술은 주변의 산소를 오존 가스로 바꿔 사용하는 방식인데, 환경에 유해한 염료와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원하는 워싱 효과를 만들어낸다. 또 친환경 염료를 이용해 수질 오염을 발생시키는 황산염 농도를 최소한으로 낮춰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을까?
천연 소재의 사용과 고객의 옷장에 있는 어떤 제품보다 물과 화학염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한 데님을 만드는 것, 두 가지의 목표로 컬렉션을 구상한다.

최근 컬렉션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번 가을 컬렉션은 빈티지에서 영감 받은 편안한 실루엣과 색조를 표현하고자 했다. 가공 공정에서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치는 저충격 워싱 기법을 사용했다.

제품의 여정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QR코드를 부착한 데님 컬렉션을 소개했다. 이런 시도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
디지털 태그는 패션 산업의 미래다. 하나의 옷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과 에너지가 사용되었는지 정확한 정보와 완전한 투명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브랜드에게 제품에 대한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그린워싱을 방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더욱 많은 제품에 디지털 태그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생산 후 폐기물에서 유해화학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유해화학물질 제로배출 협회(ZDHC)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그 외에 완전한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니 디엘1961의 초록빛 미래를 기대해주길 바란다.

 

판가이아 혁신 부서장 아만다 파크 박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트렌드에 편승하기보다는 새로운 과학기술에 집중하려 한다.

PANGAIA | 과학과 패션 사이의 혁신

과학자, 디자이너, 엔지니어, 기술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만든 글로벌 컬렉티브다. 판가이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판가이아는 뉴욕과 런던에 기반을 둔 글로벌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혁신적인 특허 기술로 과학에 근간을 두고 탄생했다. 기업 내 연구개발(R&D)팀과 사회과학 및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을 배치해 과학과 패션 사이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

판가이아를 설립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인가?
공동 설립자 대부분은 판가이아를 만든 퓨처 테크 랩(Future Tech Lab)에서 함께 일했다. 패션 산업의 미래에 초점을 맞춰 재료 과학과 바이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 론칭의 필요성을 느꼈다. 판가이아의 설립은 기술혁신을 보여줄 뿐 아니라 패션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히말라야에서 채취한 야생 쐐기풀로 만든 판네틀(PANettle™)과 대마를 사용한 판헴프(PANHemp™)처럼 혁신적인 데님 소재를 소개한 점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선보인 첫 번째 데님 원단인 판네틀은 히말라야산맥의 야생 쐐기풀과 오가닉 코튼으로 만들었다. 판헴프는 비를 맞혀서 키워낸 대마와 오가닉 코튼을 혼합해 제작했는데, 소재를 개발하면서 두 섬유의 내구성이 강하다는 걸 발견했다. 또 통기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텍스처의 질감도 매우 부드럽다.

데님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생산과정에서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인가?
기존 면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천연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을 도입해 다양한 식물을 섬유원으로 활용해 공급망의 탄력성을 창출하고자 한다. 또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으로 퀄리티 높은 데님 소재를 개발하는 이탈리아의 패브릭 브랜드 칸디아니의 최첨단 염료 절약 공정도 도입했다.

지속가능성에 관한 판가이아만의 원칙이나 목표가 있나?
궁극적인 목표는 책임감 있는 생산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은 모두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로서 소비자가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급변하는 환경에 기업이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운영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지속가능 혁신을 새로운 기준으로 모색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다. 이 시대의 소비자는 브랜드가 사회적·환경적으로 책임지기를 원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그 모습을 보고 브랜드를 판단하는 거다. 우리는 판가이아가 남긴 유산이 더 좋은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다음 계획이 궁금하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재료를 찾고 책임 있는 공급망 구축에 투자하려고 한다. 소비자에게 높은 투명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싶다.

 

굿덴을 이끄는 김성준 본부장은 최첨단 친환경 설비와 데님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GOODDEN | ‘좋은 데님’으로의 도약

굿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굴지의 국내 데님 기업인 TCE를 기반으로 2020년 론칭한 국내 친환경 데님 브랜드다. 많은 데님 전문가가 합세해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친환경 데님을 선보인다.

상당수의 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자체 폐수 정화 처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생산공정에 사용한 물을 폐수 정화 시스템을 통해 재활용한다. OEM 납품 브랜드에서 요구하는 국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건이었다. 덕분에 베트남에 위치한 우리 공장은 전 세계 데님 공장 중 윤리적·환경적 기준이 손꼽힐 정도로 수준이 높다. 물 재사용 비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 사용 중인 친환경 염료는 어떤 성분을 포함하는지 알고 싶다.
일반 염료는 아닐린이라는 발암 물질을 포함한다. 이는 폐수 정화 시스템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 해당 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아닐린 프리 염료를 사용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

친환경 데님 브랜드로서 굿덴만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소재 개발부터 완성까지 데님의 모든 공정을 직접 컨트롤한다. 자체 생산이 가능하고 국제 친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최첨단 설비를 갖춰 진정성 있는 친환경을 구사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높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도와 생산 환경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또 TCE는 한 달에 데님 100만 장 이상을 생산하고 납품했다. 이렇듯 방대한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어 구현할 수 있는 핏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원하는 스타일을 단번에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획력과 디자인이 또 다른 강점이다.

지속적으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소개한 컬렉션 ‘Saving Earth’와 ‘Denim×Nature’는 그동안 진행해온 지속가능 소재의 집약체다. ‘Saving Earth’는 해양 플라스틱, 원두 찌꺼기, 폐어망 등 버려진 개체를 리사이클링했다. ‘Denim×Nature’는 파인애플, 케이폭, 바나나 등 천연 소재를 활용한 컬렉션이다. 현재 생분해 소재를 개발 중이다.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더스트 백을 패키지로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가격 태그를 비롯해 버려지는 요소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남은 실을 활용하고 더스트 백이 필요 없는 재구매 고객에게는 적립금으로 교환해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데님은 원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재 단계부터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손이 자주 가는 핏과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긴다. 작년 가을 시즌부터 2030세대 커리어 우먼을 위한 오피스 데님 컬렉션을 전개했다. 스판덱스 소재를 더해 오피스에서도 스타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하는 데님들로 구성해 고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다음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와 방향성을 나란히 하는 브랜드나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채로운 협업과 팝업스토어 오픈 등을 통해 더욱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