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모든 게 잘될지도 몰라! 엔데믹 무드와 함께 파티가 다시 시작되었다. 답답하거나 설레거나. 일상 속에서 우리에게 기쁨을 준 것 역시 문화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이었다. 

01 우리가 바라는 워케이션

원하는 곳에서 휴가를 즐기며 원격으로 일하는 ‘워케이션’이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떠올랐다. 업무 스타일에 적합한 공간을 찾아 일하는 것을 의미하는 ‘리모트 워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셈. 제주 바다 앞에서 줌 미팅을 하고, 산뜻한 무알코올 칵테일로 환기를 시키며 일하는 모습은 더 이상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워케이션 형태의 장기 출장이 증가함에 따라 숙박 플랫폼에서는 28박 이상의 장기 숙박 카테고리가 인기를 끌었다. SK텔레콤, CJ ENM 등 자체적으로 거점 오피스를 만드는 기업도 등장했다. 팬데믹을 겪는 동안 사무실 밖에서도 얼마든지 원활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 기업과 직장인은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 나선다.

02 엔데믹의 도래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풍토병 체계로 전환하는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우리의 일상은 다시 한번 변했다. 4월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단계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이제는 마스크 없이 바깥 공기를 쐬고,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야외 페스티벌을 자유롭게 즐긴다. 재택근무와 이별한 회사원은 후유증을 앓기도 했다. 지옥의 출퇴근길은 현실이 되었고 돌아온 회식에 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이들도 속출하며 심하면 퇴사를 고려하기도. 개인 위주의 생활 패턴이 익숙해질 때쯤 찾아온 이런 변화는 누군가에겐 우울증, 번아웃 증후군 등 ‘엔데믹 블루’를 앓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변화에는 적응기가 필요하다.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깨워 부작용 없이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때야 비로소 진정한 엔데믹을 맞이할 수 있음을, 2022년을 지나온 우리는 알았다.

03 불멍 대신 풀멍

바이러스와 함께한 지난 3년간, 갖가지 규제가 야기한 무력감과 싸워야 했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의 평화를 위해 더 열심히 자연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도시화된 환경에서 자연을 내 공간 안에 들이고 싶다는 욕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는 ‘식집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식물의 관리 주기를 알려주는 앱은 기본,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식물을 맡길 수 있는 식물 호텔은 물론 식물 병원까지 등장했다.

04 #오운완

요기, 요기니들이 요가복을 티케팅하듯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애슬레저 룩의 세계에서도 ‘한정 수량’의 유혹은 무시하기 힘들다. 부디무드라, 찬드라 등 인기 있는 요가복 브랜드는 새로운 에디션을 오픈할 때마다 과도한 트래픽으로 서버가 마비된다. 하루라도 헬스를 안 하면 못 견디는 사람도 있다. 이른바 쇠질 중독자들이다. 골프, 테니스, 러닝, 하이킹 등 안 하는 운동이 없는 MZ세대는 SNS에 운동 사진과 함께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를 업로드하며 하루 치 성취감을 챙긴다. 건강, 다이어트 식품, 홈 트레이닝 제품 관련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덤벨 이코노미’ 현상도 나타났다.

05 반려동물 나만 없어!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15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누군가 ‘우리 애’를 주제로 이야기할 때 반려동물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 역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펫팸족,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펫휴머니제이션, 펫프렌들리와 같은 단어의 탄생은 반려동물과 같이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든다. 성숙한 문화 안착을 위한 움직임도 속속 포착됐다. 지난 7월부터 서초구는 반려견 돌봄 서비스 ‘서리풀 일가견’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시에서는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반려동물 전용 놀이터가 문을 여는 등 새로운 가족을 위한 적극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06 3고 시대 생존법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칭하는 ‘3고 시대’가 도래했고 뉴스에는 빅스텝, 경제적 허리케인, 스태그플레이션, 베어마켓 같은 경제 용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에 따라 런치플레이션, 반려주식 같은 신조어도 등장했다. 통장이 ‘텅장’이 되는 속도가 왠지 더 빨라진 게 기분 탓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내년에는 택시비도 오른다는데. 

07 셀럽과 취한다 

없어서 못 먹는 술의 중심에는 셀러브리티가 있다. 지난 2월 박재범이 출시한 원소주, 켄달 제너의 테킬라 818, 어반자카파 멤버 박용인의 수제 버터 브랜드 블랑제리뵈르가 출시한 맥주가 대표적이다. 유명인의 주류 사업이 새로운 풍경은 아니지만, 이들의 활약이 빛나는 이유는 ‘맛’에 있다. 오랜 시간 애정을 갖고 연구한 덕분에 남다른 완성도로 팬들은 물론 미식가들의 타깃이 되었다. 켄달 제너는 무려 4년간 테킬라를 연구했다고 알려졌고, 박재범 역시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한 감압 증류 방식을 택한 증류식 소주를 선보였다. 

08 고민은 출국만 늦출 뿐 

지난 4월 13일 외교부는 전 국가 및 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해제했다. 코로나19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여행업계는 차근차근 생기를 찾았고 항공사가 주요 여객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며 하늘길이 활짝 열렸다. 국제 유가 불안정, 고환율의 부담이 있지만 참아온 여행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과감한 투자를 택했다. 지루하던 입출국 심사와 답답한 기내식, 이륙 전 심장이 쫄깃해지는 묘한 긴장감까지 모든 감각이 그리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