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모든 게 잘될지도 몰라! 엔데믹 무드와 함께 파티가 다시 시작되었다. 답답하거나 설레거나. 일상 속에서 우리에게 기쁨을 준 것 역시 문화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이었다. 

올해의 입담

이용진 |  재야의 고수처럼 이용진의 입담은 지난 11년간 숙성됐다. <코미디빅리그>에서 갈고닦은 실력은 유튜브를 만나 빵 터졌다. 셀러브리티와 일반인 가리지 않고 기량을 뽐내는 순발력은 저격률 100%다. <금쪽같은 내 사랑>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 <용진건강원> <비트주세요> <바퀴 달린 입>까지 모두 그를 주축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이영지 | 2022년 아이돌 덕후가 가장 많이 찾은 유튜브 채널은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이 아닐까.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최애’의 음주 장면과 새로운 매력을 목격하는 재미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이영지의 진솔함으로 끌어내는 수다는 심도 있기까지 하다.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나영석 사단에서의 활약까지 올해의 젠지라 할 수 있겠다.
엄지윤 |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채널 <숏박스>를 비롯해 부캐로 활동하는 유튜브 채널 <엄지렐라>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걸그룹 WSG워너비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자랑했다. 탁월한 연기력과 참신한 소재로 엄지윤은 방송과 유튜브를 넘나들며 엄지윤표 세계관을 넓혀가는 중이다.
뱀뱀 | 고정 패널이 된 이유가 있었다. 다정하지만 승률 100%! 혼란한 <환승연애2> 속 출연자의 행동과 속마음을 설명하는 촌철살인 멘트는 우리의 마음에 정확히 날아와 꽂혔다. “다 틀려먹었어요.” “제 인생보다 재미있어요.” 눈치 보지 않고 시청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하는 그는 연애 예능 최고의 MC였다.
풍자 | 신동엽의 계보를 잇는 19금 입담 장인의 등장!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해 지상파 예능까지 접수했다. 게스트로 섭외만 했다 하면 기대 이상의 화제성을 몰고 오는 ‘언니’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예능의 장르

단순히 웃기기 위함이 아니다. 공부하고 즐기기 위해 예능을 선택하는 시대다. 지적 욕구를 채우는 범죄 심리와 골프를 주제로 한 예능이 대폭 증가한 한 해다. <알쓸범잡2> <당신이 혹한 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용감한 형사들> 등 범죄 수사 장르와 토크를 결합한 구성이 꾸준히 사랑받았다. 시즌별 콘셉트만 다를 뿐 TV와 유튜브를 가리지 않고 체육 예능 역시 쏟아진다. <골프왕> <편먹고 공치리>는 벌써 네 번째 시즌을 맞았고 다양한 운동을 아우르는 방송이 등장했다.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 <씨름의 여왕> <최강야구> <강철볼- 피구전쟁> 등 입맛대로 골라 즐기자. 

소식좌의 탄생 

조금 먹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시대다. 가래떡 한 줄과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하루를 사는 남자 코드쿤스트, 박소현과 산다라박, 주우재 등의 소식 장면이 예능을 통해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소식 콘셉트로 광고를 찍기도 하고, 박소현과 산다라박은 유튜브 예능 <밥 맛 없는 언니들>을 내놓기도 했다. 

남의 연애 구경 

나만 빼고 다 연애 중인 것 같은 소외감도 잠시, 징글징글한 남의 연애는 과몰입을 부른다. <체인지 데이즈> <마녀사냥> <나는 솔로> <돌싱글즈>처럼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프로그램은 시즌제로 돌아왔고, <핑크 라이>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메리퀴어> <결혼에 진심> <잠만 자는 사이> 등 다양한 형태의 연애 예능이 등장했다. 연애는 물론 결혼, 이혼까지 사랑의 다양한 관계로 확장되는 현상도 새롭다. 세상의 모든 금쪽이에게 힘을 주던 오은영 박사님도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을 통해 위기의 부부들을 상담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의 가장 큰 흥행은 <환승연애2>. 시즌2로 돌아온 <환승연애>의 시작은 미미했다. 작년에 비해 회차를 늘렸는데도, 또렷한 연애 라인이 없어 심심하던 중 3 명의 ‘메기(뒤늦게 참여한 출연자를 부르는 말)’가 판도를 바꿔놓았다. 마지막 방송은 VOD로 공개하며, 상영회를 가지는 등 뜨거운 성원 아래 두 커플의 ‘최커’와 ‘현커’가 탄생! 요즘 연예인에게 뭐하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환승연애2>를 본다고 할 만큼 화제다. 시즌3 언제 오나. 

김신영의 쇼쇼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새 주인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개그우먼 김신영. 고 송해가 34년간 진행한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 2대 MC를 꿰찼다. 10월 16일 경기 하남시 편으로 시작한 무대는 전국 시청률 9.2%(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유쾌한 데뷔를 마쳤다. KBS1 채널로 MZ세대를 응집시킨 김신영의 저력! 김신영은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배우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의 재능을 입증하는 중.

예능의 방학

유튜브 웹예능의 한 획을 그은 <문명특급>이 두 달간 휴식기를 가졌다. 별안간 휴가를 떠난 뒤에 소식을 접했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시간을 알기에 구독자는 이내 이들의 휴가를 응원했다. 4년간 쉼 없이 달려온 <문명특급>은 “그동안 쌓인 초과 근로시간이 셀 수조차 없다. 그 근로시간을 털어내려면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홀가분한 휴가를 떠났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역시 두 달간 휴식을 취했다. 시작하면 종영할 때까지 달린다는 방송의 법칙도 ‘워라밸’ 속에 달라지고 있는 것.

올해의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

나영석 PD의 예능 버라이어티에 2030세대 여성으로만 꾸린 팀의 등장은 일종의 사건이었다. 프로그램의 포스터가 공개될 때만 해도 출연진의 조합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그 우려가 쓸데없는 기우였음을 첫 회부터 증명했다. 개그우먼 이은지, 가수 이영지, 오마이걸의 미미, 아이브의 안유진이 뭉친 독보적 ‘케미’의 탄생은 방영 직후 높은 화제성을 몰고 왔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흥, 사랑스러움으로 유튜브 클립 영상조차 평균 1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