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부르는 계절, 가을에 마시기 좋은 내추럴 와인 7
차갑게 칠링한 와인 한 잔과 함께 무르익는 가을. 4명의 와인바 대표가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 내추럴 와인을 추천했다.
엘 파게스 콘텐트 블랑(El Pagès Content Blanc)
처음엔 비 온 뒤의 헛간 같은 쿰쿰한 향이 느껴지지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자몽과 살구, 은은한 허브 향에 잔잔한 탄닌감까지 느낄 수 있는 반전 매력의 화이트 와인! 오픈 후 와인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진해지는 아로마도 매력적이다.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가을 제철인 전어와 함께 곁들여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비노 델 포지오 비노로쏘(Vino del poggio)
선선한 가을밤 레드 와인 한 잔이 떠오른다면 고민할 것 없이 이 와인을 택한다. 특히 짭짤한 시즈닝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운 양갈비와 페어링할 때의 궁합이 훌륭하다. 블랙 베리류의 진한 과실 향과 블랙 페퍼, 카카오, 흙의 스파이시함을 머금고 있다. 내추럴 와인 특유의 쿰쿰한 향에 이어 구수하게 마무리되는 끝맛까지 완벽하다. 한 잔으로 시작해 한 병으로 끝나게 되는 와인이다. – 연남동 카페 겸 와인바 롱브르 대표 박진선’s Pick
다르 히보 (Dard & Ribo Crozes-Hermitage 2019)
어느덧 아침저녁으로는 몸을 움츠리게 되는 서늘한 계절이 왔다. 여름내 함께했을 스파클링과 화이트 와인 대신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묵직한 레드 와인 한 잔은 어떨까? 다르 히보는 강렬하고 스파이시한 품종인 시라(Syrah)를 더 섬세하고 우아하게 만들어낸 와인이다. 스테이크나 돼지갈비, 피자, 간단한 스낵류와 페어링해도 좋지만 안주 없이 와인만 마셔보길 추천한다. 짙은 제비꽃 향기와 레드 와인을 돋보이게 하는 깨끗한 산미, 깊은 풍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 한남동 카페 겸 내추럴 와인바 떼뚜 대표 국화’s Pick
얀 듀흐만 지그부(Yann Durrmann zegwur2020)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재배되는 게부르츠트라미너 품종의 오렌지 와인이다. 열대과일과 꽃의 향긋한 풍미에 이어 쌉싸름하고 스파이시한 향까지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특징. 얀 듀흐만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다양한 캐릭터의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30개의 작은 밭으로 나누어엄격한 유기농법으로 관리한다. 알자스 사람들은 게부르츠트라미너의 달콤함에 익숙한데, 얀 듀흐만은 이러한 선입견을 깨고자 열대 과실의 향과 산도감을 살려 탄탄한 구조감을 지닌 지그부흐를 만들었다고 한다. 전통 있는 와이너리의 집념과 고집이 느껴진다.
갱 글링거 리슬링 리저브 Jean Glinger Riesling reserve
청사과의 싱그러움과 라임의 시트러스한 풍미가 살아있는 리즐링 100% 화이트 와인이다. 산도가 적당하고 깔끔한 끝맛을 내는 와인을 찾았다면 추천한다. 청량하고 쾌활한 인상을 주는 이 와인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는 야외 피크닉에 함께하기 좋을 것 같다. 뜨거운 가을 햇살을 흠뻑 맞으며 차갑게 칠링한 화이트 와인 한 잔! – 내수동 와인 숍 트윈픽스 대표 이세희’s Pick
데페랑트 루즈 (Deferlante Rouge)
산딸기와 크랜베리의 향으로 시작해 신선한 과일 주스를 마실 때처럼 부드러운 질감이 입안 가득 느껴진다. 뒤이어 그윽한 누룩 내음과 향신료의 쌉쌀한 풍미가 느껴지면서 톡 쏘는 맛까지 경험할 수 있다. 마시다 보면 막걸리의 고소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레드 와인의 매력을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해 놓은 듯하다. 맛과 향이 세지 않고 가볍게 즐기기 좋아 내추럴 와인에 입문하기 좋은 선택지이기도 하다. 한식이나 일식 요리와 두루 잘 어울리는데 육회나 고추장 불고기 등의 간이 세지 않은 육류 요리와 특히 궁합이 좋다.
데솔라솔 아이렌 (De sol a sol Airen)
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한 잔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오렌지 와인이다. 청포도를 레드 와인처럼 빚어 만들어 맛과 향이 짙은 편이다. 생 모짜렐라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나 올리브, 발사믹으로 시즈닝 한 바게트처럼 가벼운 브런치 메뉴와 페어링했을 때 더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살구와 감초의 향이 진하게 느껴지고, 감초가 가져다주는 짜릿한 목넘김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 연남동 캐주얼 와인바 틸 애프터 대표 고혁준’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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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고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