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조이)과 추영우가 논밭을 구르고, 동물을 돌본다. <어쩌다 전원일기>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까지. 

수영이 입은 블랙 드레스는 마티세브스키 바이 아데쿠베(Maticevski by Adekuver). 블랙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영우가 입은 오렌지 톱, 블랙 레더 오버올, 블랙 부츠는 모두 프라다(Prada).

셔츠, 타이, 오버올, 삭스, 슈즈는 모두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베스트는 디스퀘어드2 (Dsquared2). 슈즈는 닥터마틴(Dr.Martens).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영이 입은 화이트 드레스는 나연킴(Nayonkim). 부츠는 구찌×아디다스(GucciXAdidas). 영우가 입은 니트 톱, 레더 팬츠, 블랙 부츠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어쩌다 두 분이 <어쩌다 전원일기>에서 만나게 됐나요?
박수영(이하 수영) 그러니까요!
추영우(이하 영우) 정말 어쩌다. 어쩌다가요.

<전원일기>라는 드라마는 알아요?
영우 알죠! 1980년부터 2002년까지 한 드라마.
수영 넌 99년생이면서.(웃음) 원작이 웹소설로, <어쩌다가 전원일기>인데 ‘가’를 빼셨더라고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목은 <여름날 소나기>였어요.
영우 이번 작품하면서 유튜브로 찾아봤어요.

예고편은 추영우 분량이 90%쯤 되던데요?
수영 ‘어쩌다 전원일기’라는 말 자체가 영우가 맡은 지율이란 수의사가 어쩌다가 시골로 와서 전원생활을 하는 내용이거든요. 저보다 두 배로 고생했어요. 논에 빠지고, 염소 몰고. 제가 아니라 다행이기도 했지만.(웃음)
영우 누나가 맡은 자영이도 경찰이라 힘들었을 텐데 제가 힘든 거 할 때마다 계속 자리를 지키면서 응원해줘서 진짜 고마웠어요. 상현(백성철 분)도 그렇고요.

전원 로맨스라더니, 확실히 두 사람 모두 예전에 봤을 때보다 태닝이 되어 있네요.
수영 까만 강아지들 같지 않아요? 하하하! 이번 여름이 진짜 뜨거웠거든요. 태양 그리고 비하고도 많이 싸웠죠. 마지막에는 진짜 거의 매일 찍었어요.
영우 저는 오히려 비 소식이 더 단비 같았어요. 왜냐하면 잠깐이라도 숨 쉴 틈이 생기니까요.

촬영을 하며 보니 실제로도 굉장히 친해진 것 같던데요?
수영 이제 거의 남매예요. 영우는 집에서는 큰형이라는데 막내 같아요. 사실 애교 많은 여동생 같아요.(웃음)
영우 어릴 때부터 누나가 갖고 싶었는데 생긴 거죠. 집에서는 차분한데 찍으면서 애교와 능청이 많이 늘어난 거 같아요. 팀 분위기가 굉장히 밝고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저까지 그렇게 됐어요.
수영 맨날 놀아달래요. 메이크업하고 있으면 옆에 와서 “무슨 색이에요? 이건 뭐예요?” 이래요.
영우 초반에 지율이가 너무 진지하니 무거워지더라고요. 촬영 외의 순간에는 좀 더 밝으려고 했어요.

캐스팅 당시 서로의 존재를 알았어요?
영우 아마 누나가 먼저 됐을 거예요. 미팅에 캐스팅된 상대 배우분이 오실 거라고 했는데, ‘우와!’ 했죠.
수영 저는 알고 있었어요. 찾아봤죠 어떤 사람인가. <경찰수업> 나온 거 봤는데 비주얼이 좋더라고요. 빨리 친해져야 하는데 하는 걱정이 제일 컸어요. 영우 첫인상이 차갑고 무서운 데다 되게 조용했거든요.

친해지기 어렵다는 말 자주 들어요?
영우 먼저 다가가기 어렵다는 얘기 자주 들어요. 여태까지 했던 상대역 배우들이 말하기를, 저는 되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데 눈이 무섭대요.
수영 나도 한 거 같아, 그 말!

‘로코’에서는 중요하잖아요. 멜로 눈빛.
수영 맞아요. 맨날 “멜로 눈빛 장착해!” 했어요. 설레는 신 찍을 때는 각자 호흡을 가다듬고, “준비됐어?”
영우 저희끼리 맨날 그랬어요. “빨리 올려, 연애 텐션!”

친해지려면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있어야잖아요? 누구였어요?
수영 영우가 먼저 다가와줬어요. 사실 저희 다 내향형인데 좀 달라요. 감독님한테 디렉션 들으면 저는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종일 고민하는데, 영우는“아, 오늘은 디렉션이 많지 않은데요?” 하는 거예요. 제 예민함을 눌러주고 달래줬어요.
영우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과 생활을 분리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뭐였어요?
수영 권석장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어요. <파스타>가 제 인생 로코거든요. <한 사람만>을 하면서 앨범 <Feel My Rhythm>을 준비하고 또 바로 활동을 해서 좀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하지만 권석장 감독님이 워낙 로맨스 장인이시고 연출도 너무 섬세하게 하시니까 저렇게 대단하신 분이랑 작업하면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아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게 됐어요. 감독님의 말씀에 100% 의지하고, 진짜 집중했어요.
영우 일단 로맨스에 도전하고 싶었고, ‘전원’이라는 거에 꽂힌 거 같아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하고 싶어서 배우를 꿈꿨는데,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잖아도 감독님이 제작 발표회에서 한 말들이 기사화가 많이 됐어요.
수영 하하하. 저한테 아이돌 선입견 있었다고. 실제로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근데 감독님이 회식 자리에서 ‘야, 너 잘하더라’ 하시는데 진짜 눈물 날 것 같은 거예요. 연기 인생에서 큰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영우 저는 데뷔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이렇게 큰 작품과 좋은 역할을 맡았어요. 정말 부담이 컸어요. 제 자리를 찾아갔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죠. 감독님과는 이제 애증 관계 같아요.(웃음) 저를 보고 웃음을 참으시는 게 보여요.

 

영우가 입은 니트 톱, 레더 팬츠는 에트로. 부츠는 보테가 베네타.수영이 입은 드레스는 에트로. 이어링은 구찌(Gucci).

블랙 니트 톱은 누메로벤투노 바이 한스타일(N21 by Hanstyle). 플라워 패턴 팬츠는 에트로(Etro). 슈즈는 프라다.

핑크 시퀸 드레스와 브라운 시퀸 재킷은 블루마린(Blumarine). 이어링은 구찌.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영이 입은 블랙 드레스는 마티세브스키 바이 아데쿠베. 블랙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영우가 입은 오렌지 톱, 블랙 레더 오버올, 블랙 부츠는 모두 프라다.

로맨스는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공감에 성패가 달리죠. 있을 수 있는 일 같아요?
영우 누나가 이런 얘기를 했어요. 사랑하면 진짜 뭐든지 할 수 있다, 남들이 봤을 때 이상할지 모르지만, 그 둘만의 세상이 있는 거라고 얘기해줬는데, 진짜 사랑하면 무슨 일이든 가능한 것 같아요.
수영 저희 그림체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주토피아>의 닉이랑 주디 같다는 말도 들었고요. 진짜 제 동생이라고 해도 믿을 거 같지 않아요?(웃음)

그렇지만 두 사람이 오누이가 아니고 작품에선 확실한 러브라인인 건 맞죠?
수영 삼각관계죠. 시청자분들이 지율과 상현이 중 어느 러브라인을 더 좋아해주실지 좀 궁금해요.

그 두 남자가 다 자영을 좋아하고요. 양쪽의 사랑을 받는 역할을 하는 건 어떤가요?
수영 감독님은 제게 궁금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 사람을 좋아하는지, 저 사람을 좋아하는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고민했어요. 제 마음을 누구에게도 보여주면 안 되는 거죠. 연기하면서도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헷갈릴 때도 있었어요. 들키지 않으려고 혼자 꽁꽁 감춰둔 게 많았어요.

이번 역할은 스스로와 얼마나 닮았어요?
수영 너무 달랐지만 찍으면서 점점 저 자신과 합쳐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자영이를 하면서 사람에 대한 겁이 줄었어요. 지금은 싱크로율이 너무 잘 맞아서 자영이를 떼내기가 쉽지 않아요. MBTI도 바뀐 것 같아요.
영우 지율이처럼 까칠하지는 않지만 지율이가 적응하는 모습이 제 모습과 비슷했어요. 지율이로 살았던 3개월이 너무 강렬했어요. 다신 못해볼 경험이죠. 갑자기 찍고 있는데 뒤에 박쥐 수십 마리가 날아다니고….
수영 박쥐는 진짜 놀랐어요. 청개구리, 메뚜기, 뱀, 지렁이, 노루, 토끼…. 온갖 동물을 다 봤어요.(웃음)

드라마 속 로맨스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뭐가 제일 필요한가요?
수영 연기할 때만큼은 진짜 사랑을 해야 해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고 너무 막 예뻐 죽겠는 그 마음. 쉬거나 할 때 계속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람이다 이걸 계속 주문을 외우고 들어갔어요. 그러다 보니 더 많이 챙겨주게 된 거 같고요.
영우 ‘모솔’은 아닌데 연애를 잘 못해서요.(웃음) 연애할 때 단계별 감정이 기억이 잘 안 났어요. 그런 점도 지율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수영 누나는 인간 자체가 너무 사랑스럽잖아요. 그래서 뭔가 제가 연기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전혀 없었어요.
수영 영우가 담백해서 좋았어요. 제가 더 편하게 이거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의견도 낼 수 있었어요. 사실 둘은 서사가 있거든요. 드라마 보시면 나와요, 둘의 예전 이야기가요.

사랑을 믿어야 하는군요. 1회만 공개된 상태인데, 두 사람 처음 만나면서부터 티격태격하더군요. 언제 좋아하게 되나요?
수영 자영이는 극 중에서 부모님이 이혼하거든요. 엄마랑 아빠도 사랑해서 만났지만, 결국 나를 버리고 찢어졌기 때문에 사랑은 부질없다. 그러니까 이런 감정에 속아서 내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고 해요. 자영이는 인정을 안 했지만 계속 좋아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영우 지율이는 처음에는 진짜 자영이 안 좋아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걸 깨닫는 순간은 분명히 있어요.

이 작품은 두 사람에게 어떻게 남을 것 같아요?
영우 정말 중요한 작품이 될 거 같아요. 연기적인 커리어를 떠나서 인간 추영우한테 많은 변화를 준 작품이거든요. 많이 컸어요. 연기를 연출하는 사람한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께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수영 저는 항상 무대에서는 100을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제 안에 있는 모든 기를 보여주는 데 익숙한데 감독님과 담백한 연기를 해봤어요. 눈물을 흘리는 건 너무 자신 있는데. 눈물은 흘리지 않지만 슬퍼 보여야 한다는 걸 요구하시는 거죠. 많이 배우고 성장했거든요. 그래서 매일 수업 받는다는 기분으로 갔어요. 저는 감독님에 대한 애정이 정말 커요. 감독님은 정말 천재예요. 수박바를 좋아하는 천재.

이 작품을 어떤 사람에게 권하고 싶어요?
수영 잊어버렸던 설렘을 느끼고 싶은 분.
영우 레드벨벳 팬분들은 다 보면 좋겠어요. 섬세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그걸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수영 저는 영우가 더 성장할 거라는 기운이 느껴지거든요? 맨날 유명해지면 나 잊지 말라고 얘기해요.

또 다른 ‘어쩌다’ 시리즈가 만들어진다면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만나고 싶어요?
수영 이런 거 잘 말해야 해. 음… 어쩌다 백만장자?
영우 어쩌다 모태 솔로? 근데 그건 어쩌다가 되는 게 아니라서 어쩌다 재벌 3세도 좋겠어요.
수영 어쩌다 스위스 여행도 좋아요.
영우 누나 매니저 역할로 따라갈게요. 누나한테 그랬어요. 계속 연기해서 다음 작품에서 또 꼭 만나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