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향한 데이비드 베컴의 진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8일(현지 시각) 향년 96세의 나이로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가 함께 슬픔에 빠졌습니다.

70년하고도 21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기간입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이자 가장 장수한 군주인 그녀. 이 기간 동안 그녀는 영국의 총리를 무려 15명이나 승인하며 바뀌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우리나라 한국의 대통령이 12번이나 바뀐 기간이기도 하죠.

이렇게 오랫동안 왕위에 있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녀 스스로 여왕으로서의 모범을 보였다는 것. 대표적으로 왕실 면세 특권을 철폐하고 소득세를 납부하기로 한 사례를 들 수 있어요. 왕실 또한 세금을 내는 국민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것. 그녀는 인성 또한 인자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근면 성실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녀의 긴 재위 기간만큼 조문 행렬 또한 깁니다.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로 참배하기 위해 향하는 줄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수많은 조문객 인파 사이로 사이에 데이비드 베컴이 등장해 이슈입니다.

여왕이 세상을 떠난 9일,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애도하는 마음을 전했는데요. “여왕 폐하의 별세 소식에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는 심정을 나타낸 문구를 시작으로 “그녀의 서거로 우리는 모두 비탄에 빠졌고, 이 나라 국민들과 전 세계에 그녀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보여준다. 위기의 시기에도 그녀가 있었기에 얼마나 편안했는가.”라고 말하며, 그녀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위엄과 품위를 잃지 않은 고인을 기리며 추모했습니다.

베컴은 여왕의 장례식장에 직접 방문하기 위해 일반 조문객과 13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어요. 짙은 컬러의 수트와 재킷을 입고, 헌팅캡을 쓰고 우산을 든 채 대열에 합류한 그. 함께 줄 서 있던 사람들과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주변 이들은  베컴이 난감하지 않도록 한동안 아무도 SNS에 올리지 않았다는 훈훈한 일화도 전해졌습니다. 새벽 2시 15분쯤 도착해 오후 3시 30분에 여왕의 관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요. 그는 안치된 홀에 들어서자 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닦으며 여왕을 향해 예를 올렸습니다.

지난 2003년, 그는 축구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OBE를 받은 인연이 있습니다. OBE(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는 공공업무나 기타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민간인 또는 공무원에게 여왕이 직접 하사하는 훈장입니다. 그는  “OBE를 받는 자리에 나를 왕실의 팬으로 키워주신 조부모님과 아내가 동행했다. 인생의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에디터
    최윤선(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courtesy of BBC, GettyImages, David Beckham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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