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수리남>
넷플릭스 TV 쇼 부문 전 세계 3위에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에 이어 또 한 번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글로벌 흥행으로 점점 더 높아지는 관심 탓에 스토리의 배경이 된 남미의 국가 ‘수리남’은 경고장을 날리기까지. 한 나라를 긴장시킨 이 드라마, 인기의 비결은 뭘까?
이게 실화라고? 긴장감 최고조
총 6부작으로 제작된 <수리남>은 ‘한국 출신 국제 마약왕’으로 불린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웹드라마예요. 그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서 남미 최대 마약 조직인 ‘칼리 카르텔’과 연계해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가치로 16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코카인을 취급했다고. 결국 국정원과 미국 마약단 속국, 브라질 경찰과의 공조로 2009년 체포돼 2011년에 징역 10년형과 벌금 1억 원을 선고 받았어요. 이쯤 해서 궁금한 점. 그렇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조봉행은 어떻게 지낼까? 출소한 후 현재 수리남에서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그들의 연기
가족의 생계와 인생 역전을 위해 수리남행을 선택했지만, 사건・사고를 겪으며 국정원과 함께 마약왕 잡기에 나선 [강인구] 역에 하정우, 목사를 가장한 메인 빌런인 마약왕 [전요환] 역에 황정민. ‘대배우+대배우’의 케미를 보여준 두 사람의 연기. 어색함이 전혀 없는 실감 나는 연기 탓에 보는 내내 소름이 돋을 지경.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 그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몰입도는 정말 ‘말해 뭐해’입니다. 거기다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의 동네 수재 후배 역으로 나왔던 박해수가 국정원 역을, 조우진이 전요환의 행동대장 조선족 [변기태]역을 맡았어요. 유연석과 김민귀, 예원, 대만의 액션배우 장첸까지, 믿고 보는 배우가 이렇게 대거 출연했습니다. 이 정도면 초호화 배우 라인업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하네요.
윤종빈 감독, 두 번이나 국가로부터 고소 위기
2005년에 개봉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아시나요? <수리남>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데뷔작인데요. 육군 측에는 선임과 후임병이 우정을 쌓아 전역 후에도 친구처럼 지낸다는 내용으로 촬영 승인을 받았지만, 실제 스토리는 달랐어요. 부조리한 군복무로 후임병과 선임병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스토리를 통해 군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것. 가짜 시나리오를 제출한 그는 그는 결국 육군으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에피소드가 벌어졌죠.
이렇게 떡잎부터 대담했던 윤종빈 감독은 이후에도 <공작>, <군도>, <범죄와의 전쟁> 등 다수의 작품을 선보였어요. 최근에는 국가 ‘수리남’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아 이슈입니다. 수리남 외교부 장관 알버트 람딘이 웹드라마 <수리남>이 자신의 나라를 마약의 소굴로 묘사하고 국가 이미지를 깎아내렸다고 불만을 표한 것. 더불어,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수리남>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까지 고려 중이며, 공식적 항의 의사를 표명할 것을 공식 석상에서 밝혔어요.
오징어 게임을 뛰어넘는 제작비, 350억
<수리남>은 ‘수리남’에서 찍은 게 아니다?! 영토 분쟁지인 수리남 대신 국내 제주도와 공주 등에서 대규모 세트장과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회당 약 60억 원을 들여 촬영을 했다고 해요. 제작비만 총 35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비용을 투입한 것인데요. 250억 원으로 9부작을 제작했던 <오징어 게임>과 비교해도 스케일이 훨씬 큽니다. 윤종빈 감독은 제주도에 남미에서 자랄 법한 식물들을 심고, 오두막을 짓기도 하는 등 수리남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해요. 실내는 국내 공주 세트에서 촬영을 했고, 야외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찍었는데요. 특히, 도미니카 공화국의 실제 교도소 안에서 촬영했다는 점이 포인트. 그래서 뒤에 같이 나오는 보조 출연자들도 그곳의 모범수들이라고.
일종의 마피아 게임?!
‘속이면 살고 속으면 죽는다’라는 메인 예고편의 한 문구처럼 윤종빈 감독은 넷플릭스 인터뷰에서 마피아가 몇 명이 있는 ‘일종의 마피아 게임’을 보는 관점으로 봐도 재밌을 거라는 제안했어요. 이에 하정우는 “어떤 한 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그 인물을 바라봤을 때 경우의 수들이 너무나 많다는 거예요. 그 안에서 나오는 긴장감이라든지, 그 사람들을 끌고 가는 이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기 때문에 아마 이런 지점 덕에 충분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이어 답했어요. 조우진 또한 “캐릭터 간의 갈등과 의심 때문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제일 핵심 포인트인 거 같아요.”라고 말했어요. 박해수는 스토리와 더불어 비주얼적 모습들, 색감, 여러 가지 면을 즐길 것을 추천했어요.
- 에디터
- 최윤선(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courtesy of 수리남, 넷플릭스, 용서받지 못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