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실존의 ‘웰빙’을 누구보다 먼저 말하며 탄생한 <얼루어 코리아>. 지난 시간 우리가 주목한 동시대적 아름다움은 무엇으로 이뤄졌으며, 2022년 현재 리마인드되어야 할 뷰티의 무게중심은 어디인가? 

리본과 함께 연출한 실버 벨벳 초커는 쇼 쥬얼리(Scho Jewelry).

| 지속가능한 마음 |

지각 있는 인류라면 모두 ‘환경 파괴 없이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을 지향한다. 태생부터 지속가능하지 않은 화장품이 오가닉, 비건, 크루얼티-프리, 그린, 케미컬-프리 등 정결하고 윤리적으로 보이는 수식어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그럼에도 ‘클린’을 향한 응원을 멈춰서는 안 된다. 원초적 삶의 일부, 뷰티를 진짜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안착시키는 건 소비자의 마음에 달렸기 때문이다. 클린 뷰티 시장이 단지 내 피부에 안전한 것 이상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제조, 폐기하는 전 과정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엄중히 감시하기를. 서스테이너블이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로 그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 비스포크 뷰티 |

인공지능(AI) 스킨케어 진단 서비스, 맞춤 케어 구독 프로그램, 퍼스널 컬러 등 뷰티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개인’에 관심이 많다. 인간은 누구나 관심받는 걸 좋아하기에 맞춤형 뷰티는 미모뿐 아니라 마음까지 흡족하게 한다. 하지만 테크놀로지와 시각적 안정감보다 앞서야 하는 건 뷰티 IQ, 그리고 개인의 취향임을 잊지 말것. 타고난 피부 타입 외에 날씨와 컨디션, 선호하는 질감을 조합해 케어를 변주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톤그로’가 주는 미묘한 매력을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 틱톡 골든 래티오 필터 없이도 치크를 마음껏 물들일 수 있는 자유로움 말이다. 비스포크의 주체는 당신이니까. 

 

| 히든 헝거 |

아름다운 것은 건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건강한 것은 언제나 아름답다. 지난 19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너뷰티 시장이 그 증거다. 현대인의 식탁은 풍성해 보이지만 실제로 영양이 부족하다는 ‘히든 헝거’. 식재료는 오염되어 있고 칼로리만 낮아진 다이어트 식이 성행한다. 실제로 ‘살이 문제’라는 대부분의 케이스는 영양 과잉이 아니라 영양 부족일 때가 많다. 미세먼지로 인한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체내에 축적된 독소를 해독하기 위해 보조제의 도움을 받고 지중해 식과 같은 건강한 식탁을 유지하라.

 

골드 소재를 가미한 데님 팬츠는 가니(Ganni).

| 살기 위한 운동 |

운동에도 트렌드가 있다. 슬리밍과 토닝의 시대를 지나 지금은 0점을 맞추는 시대다. 살을 빼기 위해 유산소운동을 하거나 멋있어 보이는 몸을 만들기 위해 근육을 쪼개기에 앞서 제대로 서고 걷고 움직이는 법부터 다시 배운다. 잘못된 중심과 힘을 낭비하는 근육 상태로 타바타 운동을 시전하기보다는 발바닥부터 교정하는 퍼스널트레이닝, 알렉산더테크닉, 휄든크라이스 등의 0점 교육을 시작하자. 제대로 된 움직임과 호흡이 자연스레 코어를 잡아 아름다움을 되찾아줄 것이다. 

 

| 일상으로의 초대 |

팬데믹은 뷰티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중 최고는 향의 폭발이다. 집콕 라이프를 겪으며 마이너리그에 머물던 향기템은 쇼핑 우선순위에 등극했다. 화학적 분자와 개별적 인상의 만남, 여기에 더해진 기억은 뷰티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조이욜로지(Joyology)’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나? 트렌드 예측 기관 뷰티 스트림스에서 발표한 ‘2022년 트렌드 키워드’로, ‘행복하면 됐다’는 위로를 내포하고 있다. 향기는 뇌에 닿아 생각을 조종하고 마음에 머물며 힐러로서 작용한다. 

 

진주 장식의 이어커프는 엘리오나(Elyona).

| 나의 뷰티 멘토 |

할리우드 레드 카펫을 향한 동경은 한류 스타의 피부 결로 옮아갔고 시간이 지나자 아이돌의 메이크업이 화두에 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메타 인플루언서에까지 이른다. 이뿐인가? ‘절대 미는 절대 선’이라는 대의 아래 젠더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뷰티는 실로 다채로워졌다. 다양성은 지난 몇 년간 우리의 가장 큰 모토였다. 이제 영감의 스펙트럼을 나 자신에게로 돌릴 차례다. 나만의 애티튜드가 스타일을 선택하게 하고, 그 스타일이 다시 무드를 제안하는, 고유의 아우라를 만드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