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밑 색소침착을 완화하는 법
수영복을 입어봤다. 뱃살은 좀 빼고, 왁싱 예약도 해야겠다. 그런데 수영복 팬티 아래 이 거뭇거뭇한 건 어떻게 하지?
수영복을 입으면 평소 웬만해서는 살펴보지 않던 부위가 훤히 드러난다. 바로 엉덩이 밑이다. 마이크로 쇼츠를 즐겨 입지 않는 한 일상에서는 절대 노출되지 않는 부위. 그래서 평소에 잘 관리하지 않는 은밀한 그곳. 당신의 엉덩이는 어떤가?
다른 부위는 희고 매끈하더라도 엉덩이 밑만큼은 거뭇하게 착색된 사람이 많다. 이건 왜 생기는 걸까? “엉덩이 색소침착의 이유는 마찰 때문입니다. 특히 오래 앉아 있으면 체중 부하를 받는 엉덩이가 압박되고 잦은 마찰이 생기면서 피부가 거뭇하게 착색되는 거죠. 속옷이나 꽉 끼는 옷에 의한 마찰도 한몫하고요.” 윤수정클리닉의 윤수정 원장이 말했다. “엉덩이 아래는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각질층이 발달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피부가 칙칙해지는 동시에 거칠고 단단해지는 현상도 생기는 거예요. 색이 어둡다 보니 움푹 파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국소 부위 볼륨이 손실되기도 해요.” 유어클리닉의 서수진 원장은 엉덩이에 생기는 색소침착 외 피부 손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엉덩이 피부 고민은 마른 사람에게서 더 많이 생긴다고. 지방이라는 완충 쿠션이 부족하기에 피부가 받는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생긴 엉덩이 색소침착, 지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YES’다. 색소 관리는 피부과 시술 중 가장 까다롭고 오래 걸리며 완벽하게 해소하기 어려운 것으로 꼽힌다. 하지만 엉덩이 색소침착은 다른 부위의 색소침착과 원인이 달라서 생각보다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생식기나 겨드랑이의 색소침착은 다소 힘들다고 한다. 이 부위는 마찰이 아닌, 생존에 필요한 보호를 위한 색소침착이 일어나고, 주요 신경 다발이 대거 분포하기에 좀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원인은 달라도 얼굴을 포함한 우리 몸의 모든 색소침착 치료법은 같다. 자극원을 피하고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것. 엉덩이 아래 부위에 가해지는 가장 큰 자극은 딱딱한 의자에 오래 머무는 것과 꽉 끼는 속옷과 옷이다. 의자에 폭신한 쿠션을 놓거나 서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헐렁한 속옷과 옷을 입는 것이 엉덩이 밑 칙칙함 예방에 도움을 줄 거라는 것. 그리고 평소 엉덩이 피부까지 보습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엉덩이 피부가 고민이라는 사람이 많은데, 평소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물었을 때 보습 관리조차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엉덩이의 고민되는 부위에 비타민 C 세럼이나 미백 기능성 성분이 든 팩을 10분 정도만 붙여보세요. 홈케어만으로도 확실히 달라질걸요?” 미르테바이혜정의 박혜정 원장의 조언이다. 미르테2바이예진의 정예진 원장 역시 엉덩이 피부를 얼굴처럼 관리하면 색소침착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질 거라고 한다. 미르테 에스테틱의 보디 케어 중
‘힙 관리’는 엉덩이 부위를 집중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각질 제거와 보습, 기계 순환 마사지, 힙업을 위한 수기 마사지, 화이트닝 앰플 도포, 미백 팩의 순서로 이뤄지는데, 한 번의 관리만으로도 엉덩이 피부가 환해지는 효과를 느낄 수 있어 여름철에 인기가 더 높다고 한다. 엉덩이 피부 관리 포인트는 반드시 각질 제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보디 피부, 특히 엉덩이 피부는 얼굴보다 각질이 두꺼워 화장품의 미백 기능성 성분 침투가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미백 기능성 제품을 바르기 전에는 간단한 마사지나 반신욕 등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침착 정도가 심할 때는 레이저 시술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효과는 피부 타입과 색소침착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빠를 때는 한두 번, 더딜 때는 서너 번의 레이저 시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엉덩이 색소침착은 레이저 시술로 어렵지 않게 개선할 수 있어요. 해당 부위 볼륨이 소실된 것도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주사나 필러, 지방 이식 등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죠.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엉덩이에 자극을 주는 생활 습관, 즉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과 둔근을 발달시키는 운동입니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피부도 자연스럽게 좋아지거든요.” 또 윤수정 원장은 “시술 후에도 매끄럽고 환한 엉덩이 피부를 유지하려면 생활 습관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늦지 않았다. 오늘 밤 샤워할 때부터 엉덩이 스페셜 케어를 시작하자. 엉덩이 피부를 토닥토닥 다독여보자는 거다. 엉밑을 혹사시킨 지난날의 무심함을 사죄하며, 정성껏 스크럽제로 문지르고, 앰플도 바르며 살살 달래다 보면 어느새 엉덩이에 드리운 그늘이 조금은 지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