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를 / 서지혜

서지혜는 오랜 꿈을 이루는 중이다. 자기만의 속도로. “배우로서는 첫 화보라, 일주일 전부터 설렜어요.” 

블라우스는 미우미우(Miu Miu).

<하트시그널>로 이름을 알린 후 유명인이 되는 대신 배우가 되기를 선택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으로 데뷔, <크라임 퍼즐>에서는 비밀의 키를 쥐었고 영화 <더 와일드>에서는 첫 주연을 맡았다. 봄에 시작하는 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에서는 배드민턴 선수 ‘이유민’이 됐다. 

“배우 서지혜입니다”라고 할 때 설렘이 느껴지네요.
엄청 설렜어요. 지금까지 화보를 찍을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배우로서는 첫 화보거든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이렇게 올해를 시작하자마자 찍게 되어 “이게 무슨 일이야” 했어요. 

새해 운수대통의 시그널일지도요. 새 드라마도 잘될까요?
잘되면 좋지만 잘되든 안 되든 너무 좋아요. 제 작품이고 재미있게 찍고 있거든요.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어떤 드라마인가요?
배드민턴 실업 선수들이 등장하는 드라마예요. 학생들이 아닌 선수들, 프로들이니까요. 그래서 훈련하는 게 힘들었어요. 같이 훈련하는 분들이 실제 코치님이랑 감독님이세요. 이름이 좀 길어요. 저희끼리는 이제 ‘너가속’이라고 불러요. 

배드민턴은 누구나 하는 국민 스포츠지만 프로의 세계를 연기해야 해요. 해보니 어때요?
같이 하는 배우들이 다 입을 모아서 이렇게 힘든 운동은 처음 해본다고 했어요. 평소 운동 잘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렇게 힘든 운동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완전 넋이 나가는 정도였어요. 저도 배드민턴은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몸도 힘들고 머리도 엄청 써야 해요. 근력을 엄청 쓰는데 계속 점프하고, 유산소 서킷을 계속 뛰는 느낌이었어요.

더 건강해지는 느낌인가요?
왠지 살이 빠질 것 같았는데요, 다들 배드민턴을 하고 살이 쪘다고 얘기해요. 수영하면 살이 찌는 것처럼 배드민턴도 살이 찌는 것 같아요. 배고파서 손이 떨리던데요. 진짜 많이 먹게 돼요.

드레스는 MSGM.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생각지 못했던 운동 선수의 삶을 살아보고 있네요.
너무 재미있어요. 배드민턴 감독님께서 배우 동호회 말고 진짜 초심자 동호회를 해서 대회에 출전해보자고 하셨어요. 배드민턴 진짜 계속 치고 싶은 사람만요. 저랑 다른 배우 언니는 하기로 했어요. 

이미 푹 빠진 것 같네요. 배드민턴의 진짜 묘미도 찾았나요?
너무 빠졌어요. 진짜 머리 쓰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을 예상치 못하게 움직이게 할까 하는 생각이요. 세게 주려고 했는데 살살 주고, 오른쪽으로 주고 하면서 움직이게 하는 거죠. 가르칠 정도는 아니지만 동네에선 배드민턴으로 한번 혼쭐을 내줄 수는 있지 않을까 해요.(웃음)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가 있어요?
작년 <크라임 퍼즐>이 어떻게 보면 저의 첫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그때는 형사팀 소속 막내였고, 지금은 혼자 촬영하는 장면이 많거든요. 첫 드라마는 ‘떼신’으로 이뤄지는, 다 같이 촬영하면서 티키타카가 엄청 많아서, 만나면 다들 어떻게 할까 작전 짜듯 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번에는 조금 외롭기는 하지만 혼자 만들어가야 하는 캐릭터인 거죠. 캐릭터를 좀 더 생각해야 하고, 드라마 전체 구성 안에서 캐릭터를 잘 잡아가야 해요. 

다 처음 하는 경험이네요. 신인 배우란 그런 것일까요?
네, 그렇죠. 제가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요?
배우의 꿈을 이뤘으니까요. 운이 너무 좋은 거죠. 하지만 해보고 행복하지 않으면 그만둬야죠.(웃음) 저는 배우가 평생 직업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아요. 행복하지 않으면서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지금은 정말 행복해요.

어떨 때 제일 행복하다고 느껴요?
연기를 하면서 배우를 하고 싶은 이유가 갈수록 하나씩 추가되는 거예요. 막연하게는 여러 삶을 살고 싶어서 배우를 꿈꿨죠. 그 다음에는 연출이나 대사 같은 여러 가지 영화나 작품을 이루는 장치들이 재미있었어요. 요즘은 선한 영향력이라는 부분을 생각해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후 변화를 언급한 것처럼요.

* 전체 인터뷰와 화보는 <얼루어 코리아> 2022 3월호에서 확인할 있습니다.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스타일리스트
    권소현
    헤어
    이경혜
    메이크업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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