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보고 저렇게 보고 해체하고 마음껏 뭉갠 다음 먹었다.
이것은 빵인가 조각인가?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일지도.

 

CAULI SMALL

누데이크의 콜리 스몰

백일 실타래처럼 둥근 탑을 명주실 대신 콜리플라워가 감싸고 있다. 맨 꼭대기에 아스파라거스 몇 줄기가 안테나처럼 솟아 있는 모양인데 이게 케이크란다. 잔뜩 의심을 품고 반으로 쩍 가르면 주홍빛 당근 시트와 그 귀하다는 사프란을 더한 생크림이 쏟아져 내린다. 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기이한 만남이 분명한데 먹으면 먹을수록 묘한 대통합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