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비누로 머리를 감는 시대가 돌아왔다. 클린 뷰티 열풍을 타고 당당하게 위세를 떨치는 샴푸바! 과연 액체 샴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1 스킨그래머의 스윗 앤 젠틀 샴푸바
코코넛 유래 세정제와 옥수수 전분, 참숯과 같은 천연 성분이 두피의 각질과 피지를 제거하고, 판테놀과 바이오틴이 모발에 영양을 공급한다. 110g 1만7천원.

2 솝퓨리의 안티로스 샴푸바
맥주효모가 두피 혈액순환을 돕고, 비오틴이 두피 장벽을 탄탄하게 복구해 탈모를 예방하는 제품. 100g 1만8천원.

3 솝퓨리의 노세범 샴푸바
울긋불긋 자극받은 두피를 산뜻하게 클렌징하는 샴푸바. 칼렌듈라 추출물이 두피를 진정시키고 카올린이 유분과 노폐물을 흡수한다. 100g 1만6천원.

4 록시땅의 젠틀&밸런스 솔리드 샴푸
리퀴드 샴푸의 효능과 기능을 그대로 압축시킨 제품으로, 두피의 밸런스를 개선하고 향긋한 라벤더 향이 심신을 안정시킨다. 60g 1만8천원.

5 호호히의 나주 인디고 샴푸바
나주의 로컬 성분, 쪽 추출물을 가득 담은 샴푸바. 트리트먼트를 하지 않아도 부드럽고 윤기 나는 사용감을 자랑한다. 120g 1만4천원.

6 라뷔게르의 쏠 드 뷔게르
모발 케어에 효과적인 비오틴을 듬뿍 담은 샴푸바. 이탈리아 기술진들과 협업을 통해 고체 비누의 단점인 바스러짐 현상을 최소화했다. 100g 7천8백원.

7 호호히의 장성 피톤 탑투토 워시바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 비누. 편백수, 편백오일, 편백분말 3종을 담아 장성의 편백숲을 느낄 수 있다. 120g 1만6천원.

8 러쉬의 고디바 럭키코인
동물성 원료와 화학 합성 보존제를 배제한 비건 샴푸바. 사이프러스의 상쾌하고 시원한 향기가 특징이다. 55g 1만8천원.

9 제이알 리겟의 호호바&페퍼민트 포뮬라 샴푸바
지성 두피나 비듬으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 원료로 사용되는 허브와 식물 대부분을 직접 재배하고, 핸드메이드로 생산한다. 99g 1만5천원.

 

HELLO, SOAP

사람 사는 데 쓰레기가 왜 이리 많이 나오는지! 환경 보호에 관심 깨나 있다면 ‘제로 웨이스트’라는 용어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개념인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엔 쓰레기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자는 형태였으나, 차차 발전해 아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추구하는 요즘 MZ세대들은 욕실에서 샴푸통부터 치운다고 한다. 샴푸바 포장재는 종이 한 장이면 충분하니, 제로 웨이스트의 목적에 딱 부합하지 않는가. 뷰티 아이템 중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기 좋은 입문용 제품으로 샴푸바만 한 것이 없다는 평이다. 액상 샴푸로 인해 발생하는 플라스틱, 금속 스프링 등의 쓰레기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심지어 샴푸통의 펌핑 부품으로 사용되는 금속 스프링은 재활용이 불가하다). 샴푸바가 등장한 지는 10년도 훌쩍 넘었지만, 제로 웨이스트 열풍과 소비를 통해 가치관을 드러내는 ‘가치 소비’의 등장으로 인해 최근 들어 급부상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보관과 사용에 있어서 조금 불편하지만, 환경과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이 선택이 지속될 수 있을까? 더불어 고체 비누는 피부와 모발에 좋지 않다는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 이 가운데 샴푸바는 얼마나 발전했으며, 앞으로 뷰티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까?

STRONG POINTS

액상 샴푸는 사용하기 적합한 농도를 만들기 위해 정제수를 첨가한다. 수분과 유분이 적절한 배합을 이루고, 한결 수월하게 풍부한 거품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는 샴푸바에 두피와 모발을 관리하는 유효 성분이 더욱 고농축으로 담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샴푸바 제조 시 반죽에 필요한 양의 정제수만 투입하기 때문에 농축된 영양을 순수한 상태로 전달할 수 있는 것. 또한 액체 샴푸에는 계면활성제가 고체 샴푸에 비해 더 많이 들어가는 편이므로 민감한 두피에 자극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샴푸바를 쓴 후 모발이 건조하거나 뻣뻣해지는 것 같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샴푸바에는 모발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 성분을 최소화했기 때문인데, 일시적인 사용감일 뿐 실제 모발이 건조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머리를 감는 동안에는 좀 뻣뻣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머리를 감은 후 완벽하게 건조한 이후에는 이내 액상 샴푸와 큰 차이 없이 편안한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러쉬코리아 홍보팀 이지선 대리는 말한다.
샴푸바는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알뜰하기도 하다. 샴푸바 가격은 대부분 1~2만원대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재료 함량 측면에서 보았을 때도 이점이 있다. 러쉬의 경우 750g의 액상 샴푸에 담겨 있는 에센셜 오일과 원재료의 양을 샴푸바 하나에 농축했다고. 또한 두피와 모발에 직접 비벼 쓰는 샴푸바의 특성상, 유실량이 적어 헤프게 사용하게 되는 액체 샴푸보다 아껴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액체 샴푸 2~3통을 사용하는 기간 동안 샴푸바는 1개만 있으면 된다. 이는 샴푸바 1개를 사용하면 플라스틱통 쓰레기를 2~3개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환경 측면에서 보아도 거품과 유실량이 적어 수질 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INNOVATIVE SHAMPOO

아직도 샴푸바를 오이향 비누 하나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던 시절의 제품으로 착각하고 있다면 걱정은 접어두길. 그사이 샴푸바는 많은 진화를 거치고 있으니 말이다. 2019년까지 비누는 화장품이 아닌 공산품으로 구분되어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화학 성분을 배합해 만드는 MP, 저온 제작 방식의 CP, 두 가지 공법을 혼합한 SP 공법까지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다. 천연 비누를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인 CP공법은 오일을 낮은 온도로 끓인 후 가성 소다와 반응시켜 비누화와 중화 과정을 거친다. 이 경우 알칼리성 pH를 띠게 되고, 천연 원료의 향과 기능성 물질을 담아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BP 공법은 원료를 모두 반죽하듯 섞어 오직 압력으로만 제조하는 공법이다. 경화제를 배제하고, 원재료의 기능을 100%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원가가 높아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지만, 많은 브랜드에서 질 좋은 샴푸바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솝퓨리의 모든 제품은 BP공법으로 만들어졌다. 코코넛과 사과 유래 세정 성분을 기반으로 기능성 오일과 식물성 추출물을 첨가, 반죽해 성형하고 21일간 자연건조해 샴푸바의 단단함을 확보한다. 이렇게 피부 장벽을 지켜내는 동시에 딥 클렌징이 가능한 pH5.5의 약산성 샴푸바를 만들어낸다. 라뷔게르는 이탈리아에서 고도화된 생산 설비를 수입하고, 현지 기술진으로부터 제조 기술을 전수받았다. 이로써 고체 비누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갈라지는 현상까지 완화했다. 샴푸바는 제조 방식과 성분 등 다방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뻣뻣해진다는 건 이제 옛말이 되었다.

 

좋은 샴푸바 고르는 법

화학 성분을 피하자
샴푸를 선택할 때 가장 피해야 할 성분이 합성계면활성제(설페이트)와 실리콘이다. 합성계면활성제는 세정력을 높이고 거품이 잘 나도록 유도하지만, 두피에 자극을 가해 탈모를 유발한다. 또한 수질 오염까지 일으켜 샴푸바에 기대하는 환경 보호의 의미도 퇴색된다. 실리콘 성분은 샴푸 후 모발을 코팅해 부드럽고 윤기 나게 만들어주지만, 실질적으로는 두피와 모발에 남아 모공과 큐티클을 막아 영양 성분의 흡수를 방해할 뿐이다.

갈라짐 현상에 주목하라
라뷔게르를 전개하는 ㈜어반토닉의 문승세 이사는 성분 중에서도 ‘경화제’를 특히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고체 샴푸의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이 갈라짐 현상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공경화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 오염을 유발하며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인공경화제 대신 옥수수전분이나 대표적인 천연경화제인 스테아린산 등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전 성분을 살펴보길 추천해요. 그리고 제품 표면을 화학 성분으로 코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거품이 잘 발생되지 않아 사용감이 좋지 않습니다.” 이처럼 바 형태의 제품이라고 모두 클린한 성분일 거라고 믿고 사용하기보다는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