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어오르는 도우와 흩뿌려진 토핑, 늘어지는 치즈까지. 따끈한 피자 한 조각은 도통 질릴 일이 없다. 가서 먹을 때 더 맛있는, 개성 뚜렷한 여섯 판의 피자.

 

다로베 | 다로베 피자

100% 참나무 장작을 사용하는 화덕에서 구워내는 정통 나폴리 피자로 도우 끝까지 풍성하다. 테이블마다 빼놓지 않고 시키는 건 ‘다로베 피자’다. 2018년 나폴리 피자장인 한국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메뉴로 이 피자를 맛보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24시간 동안 세 번 숙성시켜 쫄깃함이 남다른 도우에 짭조름하면서도 감칠맛이 도는 프로슈토코토 햄과 제각각의 향을 자랑하는 세 가지 치즈가 어우러진다. 가운데 올라가는 노른자는 고창에서 직송한 유정란으로 신선한 고소함을 더한다. 향긋한 바질과 트러플 오일의 맛과 향이 오랫동안 산뜻하게 맴돈다. 곁들이는 음료로는 상큼하고 청량한 오렌지향이 특징인 이탈리아 칵테일 아페롤을 추천한다.
가격 2만5천원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 757 문의 02-3445-3666

 

그레잇 피자 | 그레잇 피자

피자와 고수의 만남은 고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낯설게 느껴질 법하다. 하지만 소스와 도우 모든 면에서 차별점을 두었기에 고수와의 조합은 상상 이상의 맛을 빚어낸다. 특제 소스는 부담 없는 향신료의 향을 머금은 미트 베이스로 커리와 데리야키 소스를 연상시키는, 생각보다 친숙한 맛이다. 먹다 보면 무엇보다 도우의 특별함을 금방 깨닫게 되는데 그냥 구운 것이 아닌, 튀긴 도우이기 때문이다. 기름지지 않고 바삭함과 고소함만을 더한 것이 마치 인도의 난과 비슷하다. 가운데의 노른자를 톡 터트려 고루 발라 먹어야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더욱 진한 고수향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수북한 고수의 숲을 제공하기도. 1인용의 작은 사이즈는 혼자서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가격 1만9백원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동 181-6 지하1층 문의 02-6953-7896

 

센시티브서울 | 뉴히어로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맛으로 채운 피자가 궁금하다면 한남동 블루스퀘어 맞은편의 작은 언덕으로 향하자. 뉴히어로 피자는 상큼하면서도 고기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는 비프 카르파치오를 응용했다. 레어로 제공되는 선홍빛 우둔살을 겹겹이 쌓아 올려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둔살은 육질의 부드러움과 향을 위해 허브에 숙성시키는데, 그 준비 기간만 2~3일이 소요될 정도로 정성이 들어간다. 토핑 아래에는 크리미한 화이트소스와 루콜라가 깔려 있어 예상치 못한 풍부한 맛을 더한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조합이지만 알싸한 고추냉이 소스를 넣어 균형을 잡았다. 드라이한 레드 와인, 계절에 따라 재료를 달리 쓰는 계절과일 카프레제와 함께 즐기기를 추천한다. 지금은 푸릇한 향이 매력적인 무화과를 맛볼 수 있다.
가격 2만1천원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가길 26-16 문의 070-8866-3116

 

슬라이스오브더문 | 할라피뇨

크고 작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닫는 합정동 골목에서 4년째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피자 맛집이다. 할라피뇨, 페퍼로니, 치즈, 포테이토 등 심플하고 클래식한 피자로만 채워진 메뉴판에서부터 맛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고운 검은빛의 먹물 도우가 특징인데 이름 그대로 달을 형상화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다. 주문하는 즉시 화덕에서 구워낸 피자에 가지런히 올라간 페퍼로니와 할라피뇨의 조합을 맛보면 저절로 “심플 이즈 더 베스트”를 외치게 될지 모른다. 어스름해질 때쯤 피자 모양의 네온사인에 불이 들어오면 근사한 펍 분위기가 완성된다. 공간을 꽉 채우는 음악을 느끼기엔 내부가 좋겠지만 날이 좋은 저녁에는 역시 테라스 자리가 명당이다. 테이크아웃 시 1 0 퍼센트 할인을 제공한다.
가격 1만8천9 백원 주소 서울 마포구 토정로3 길 1 9 문의 02-323-3141

 

피자빌스 | 애플브리치즈

한적한 망원동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피자집 피자빌스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조합의 메뉴가 있다. 해외 여행 중 인상적이었던 맛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개발하게 된 메뉴로 그중 황금빛 태양을 닮은 애플브리치즈는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한다. 얇은 도우와 모차렐라 치즈 사이에 숨어 있는 사과 콩포트는 아삭한 과일의 식감이 살아 있다. 쫄깃한 식감의 애플파이가 떠오르려는 순간 녹진한 브리치즈의 맛이 입안에 퍼지며 부드러운 밀도를 더한다. 탄산음료도 좋지만 상쾌한 끝맛으로 마무리되는 화이트 와인 한 모금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큰 사이즈는 이색적인 맛을 즐기기에 좋고 작은 사이즈는 디저트처럼 기분을 내기에 적절하다.
가격 1만6천원 주소 서울 마포구 방울내로 24 문의 070-8866-4146

 

OBPC | 소불명이피자 + 크림새우 피자, 곱쏘곱쏘

산책하기에도 맥주를 마시기에도 좋은 연트럴파크에 오두막 같은 피자집이 두 달 전 문을 열었다. ‘One Bit e Piz za Clu b ’의 앞글자를 딴 가게 이름은 한입에 모든 마음을 담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다진 소고기와 채 썬 명이나물을 볶아서 조리한 소불명이피자는 마지막에 쫑쫑 썰어내 얹은 미나리의 식감과 향이 일품이다. 연유가 들어간 크림에 버무린 오동통한 새우토핑의 크림새우 피자와 번갈아 먹으면 언제 먹어도 옳은 단짠 조합이다. 테이크아웃으로 연트럴파크의 푸르름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매장에서 푸짐한 한 상을 누리기를 추천한다. 특제소스와 갈릭디핑소스뿐 아니라 물김치와 코코넛 슈가에 참기름을 넣고 볶아낸 볶음 김치를 함께 제공한다. 소시지와 대창을 번갈아 끼워 육즙이 흘러 넘치는 사이드 메뉴인 곱쏘곱쏘도 잊지 말 것.
가격 2만5천9백원, 8천원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23길 4 0 문의 010-4784-5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