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을 훈장 삼아 운동해온 선수들이 말하는 여성의 아름다움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매끈한 선 대신 울퉁불퉁한 근육을 훈장 삼아 운동에 매진해온 운동선수들. 여자보다 선수였던 그들에게 여성의 아름다움이란 어떤 의미일까?

파란색 보디슈트는 H&M 스튜디오(H&M Studio).

라인을 장식한 보디슈트는 H&M 스튜디오. 레이스업 앵클부츠는 레이첼 콕스(Rachel Cox).

안다정 | 보디빌더

➜ IFBB 피규어 프로선수
➜ 2018 IFBB 루마니아 머슬페스트 프로 피규어 종합우승(올림피아 퀄리파이-올림피아 출전권 획득)
➜ 2019 IFBB 올림피아 14위(아시아 최초 올림피아 피규어 종목 출전)

보디빌더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 몇 년 마른 몸을 유지하다가 같이 운동하며 시합 준비를 하던 언니를 따라 우연히 대회에 참가한 것이 처음이었다.
성적이 좋았나? 비키니와 피규어 종목에 나갔었는데 비키니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피규어 종목에서 3등을 했다.
인생이 바뀌었겠다. 대회에 나간 경험 자체가 재미있었다. 근육이 발달한 몸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되며 미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근육을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보통은 어떤 목표 없이 그저 살을 빼고 싶어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만들어가며 내가 사랑하는 몸을 찾게 된다.
‘아름다운 몸’이란 어떤 것일까? 볼륨 있고 탄력 있는 몸. 무엇보다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몸.

화이트 브라톱은 룰루레몬(Lululemon). 블랙 쇼츠는 나이키(Nike).


‘운동하는 여자’가 관리를 강요하는 인식을 준다는 사회적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여자와 남자의 문제가 아닌 사람으로서 자신의 몸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육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말을 믿는다. 운동이 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성장과정에서 운동이 결여된 사람들 중 성인이 된 이후 신체 변화로 인한 건강상의 불편을 갖는 사람을 종종 보았다. 대부분 자신감 하락으로 인한 정신적인 문제도 함께 겪는다.
운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긴가? 물론이다. 운동을 하면 몸보다 정신이 먼저 변한다. 표정이 밝아지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며 자신감이 상승한다. 그 다음 건강은 따라오는 것이다.
2020년 선수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올림피아 출전권을 따는 것이다. 올림피아는 매년 9월에 치러지는데, 그 전에 프로시합에서 종합우승을 해야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운동을 시작하는 <얼루어> 오디언스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극단적으로 계획하지 말라. 식단과 운동을 가볍게 생각하며 생활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내가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부터 실천하다 보면 어느덧 건강한 습관을 갖게 된다. 몸이 건강해지면 얼굴은 따라온다. 운동이 가져오는 호르몬의 영향이기도 하고,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부디 그 긍정의 변화를 느껴보기를!

국가대표 수영복은 정유인 선수의 것. 브라운 계열의 브라톱과 레깅스는 나이키.

정유인 | 수영선수

➜ 경북도청 소속 국가대표 수영 선수
➜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계영 400m 한국 신기록
➜ 2019년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50m 개인 최고 기록으로 동메달 획득
➜ 2019년 호주퀸즐랜드맥도널드배 수영대회 계영 200m, 혼계영 200m 한국신기록 경신

수영의 매력은 무엇인가? 어떠한 기구 없이 오로지 혼자 힘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끌고 나가는 힘이 중요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을 키운다. 광배근, 삼각근을 비롯해 삼두, 대흉근, 기립근 등 이 두루 발달해야 한다.
다른 수영선수들에 비해 근육이 두드러진다. 수영선수들 대부분은 잔 근육이 많다. 나는 근육이 잘 발달하는 편이라 무겁고 둔해질까봐 오히려 다이어트를 통해 밸런스를 맞춘다.
일반 여성들과 같은 몸매를 꿈꿔본 적이 있나? 물론 있다.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는데 모델이 입은 옷을 그대로 샀다가 낭패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핏이 너무 다르니 당연하다. 운동을 그만두면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인가? 건강해 보이는 것. 탄탄한 몸을 볼 때면 멋있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마른 사람을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든다.


외모로 평가하는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평생 평가를 받으며 살았다. 키도 덩치도 일찍 커서 어릴 때는 남자 같다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어떻게 극복했나? 무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맞서면서 내 주장을 펼쳤다.
운동하는 여자, 자기관리 철저한 여자가 되어야 할까? 생긴 대로 사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똑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아름답지 않아도 본인이 만족한다면 상관없다. 물론 모두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서다.
2020년 꿈꾸는 목표가 있나? 선수로서는 4월 말에 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선발전을 잘 치르는 것과 나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 개인으로서는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웃음)
오늘도 바쁜 하루를 사는 <얼루어> 오디언스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누구나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나는 운동선수로서 내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다. 사람들 모두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살길 바란다.

    에디터
    김지은 
    포토그래퍼
    YOON SONG YI
    헤어
    심현섭
    메이크업
    서아름
    어시스턴트 에디터
    이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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