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를 닮은 스프링 메이크업
은은하게 블렌딩된 파스텔 컬러의 메이크업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룩에 생동감을 더한다. 한 폭의 수채화를 닮은 스프링 메이크업.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다가오자 봄의 생동감을 닮은 파스텔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지난해부터 계속되어오고 있는 투명한 베어 메이크업 트렌드와 어우러져 이번 시즌의 파스텔 메이크업은 본래의 피부가 비쳐 보일 만큼 투명하게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맑은 컬러와 섬세한 텍스처가 얼굴 위에서 흐릿하게 퍼진 듯한 효과를 내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 데스노이어의 말처럼 봄여름 시즌을 위한 백스테이지 역시 은은한 컬러를 가볍게 터치해 완성한 아름다운 룩으로 가득했다.
다양한 파스텔 컬러 중 이번 시즌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색상은 바로 옐로다. 마치 유채꽃처럼 화사하기도, 레몬처럼 상큼하기도 한 옐로 컬러지만 선뜻 메이크업에 잘 활용되지 않았던 옐로 색상이 이번 시즌에는 릭 오웬스, 헬무트 랭, 나타샤 징코 등 꽤 많은 브랜드의 백스테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헬무트 랭 쇼에서는 선명한 레몬 컬러의 아이라이너 하나만으로 얼굴에 포인트를 더했다면, MSGM이나 제이슨 우 쇼에서는 다른 컬러와 블렌딩해 컬러를 더욱 화사하게 밝혀주는 효과로 사용했다. “언뜻 보기엔 어렵게 느껴지지만 옐로야말로 칙칙함을 단번에 밝혀줄 훌륭한 색상이에요. 특히 얼굴이 붉은 편이라면 이를 중화시켜주는 효과도 지니고 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카림 라만은 2020 봄여름 시즌을 위한 릭 오웬스 무대를 위해 눈썹까지 흐리게 만든 마치 도화지처럼 페일한 피부에 눈두덩뿐만 아니라, 콧방울 주위와 턱까지 옐로를 터치해 오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메이크업 룩을 완성했다. 옐로 외에도 피치와 핑크, 라일락, 연두 등 이번 시즌 화장대에 올려두어야 할 파스텔 컬러는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단 한 가지 컬러를 고르는 데 망설여진다면,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다양한 컬러를 믹스해 연출하는 것 역시 좋은 아이디어가 되어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발맹 쇼인데, 다양한 파스텔 컬러의 조합은 마카롱처럼 달콤한 느낌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파스텔 컬러가 부담스러운 이라면 대부분 셀프 포트레이트 쇼의 모델처럼 파스텔 컬러의 립스틱을 바르거나, 티비 쇼의 모델들처럼 눈꼬리에만 살짝 컬러를 더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올봄에는 반대로 넓은 부위에 컬러가 은은하게 퍼진 듯한 연출도 추천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제이슨 우나 시스 마잔의 쇼를 참고해보도록. 눈두덩에서부터 뺨까지 피치 컬러로 자연스럽게 연결했는데, 얼굴이 발그스레하게 물든 듯 생기 있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넓은 부위에 파스텔 컬러를 얹을 때는 경계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번에 발색을 완성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넓은 모의 브러시를 이용해 색의 농도를 조절해가며 여러 번 레이어링하듯 발라야 파스텔 특유의 맑은 색감을 표현할 수 있다. 파스텔 컬러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밑바탕이 깨끗해야 한다는 점이다. 피부가 홍조나 트러블로 울긋불긋하다면, 파스텔 특유의 맑은 느낌으로 발색되지 않을 터. 때문에 원래의 피부톤보다 한 톤 화사한 컬러의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사용해 깨끗한 피부톤을 완성하도록 한다.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얼굴에나 어울릴 것 같고, 20대의 전유물일 것만 같았던 파스텔 메이크업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누구나 파스텔 컬러의 로맨틱한 무드를 만끽해도 좋을 듯하다. 보다 정교하면서도 때론 대담하게 표현된 파스텔 컬러들이 순수하지만 결코 유치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봄 파스텔 컬러의 자격 따위는 잊어버리고 누구나 공평하게 파스텔 컬러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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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서혜원
- 포토그래퍼
- JUNG WON YOUNG, JAMES COCHRANE, COURTESY OF M.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