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분자 콜라겐, 먹을까 말까?

한 살 더 먹더라도 얼굴에는 나잇살을 더하진 말자고 다짐해보는 시즌. 매년 1%씩 줄어가는 콜라겐을 채울 방법은 없는 걸까? 저분자 콜라겐 세계의 문을 두드려봤다.

저분자 콜라겐이 뭐길래?

콜라겐은 뼈와 피부, 머리카락 등을 구성하는 요소로 인체 내 가장 풍부한 단백질 종류 중 하나다. 특히 진피층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탄력과 보습을 담당하는데 20세 이후로 매년 1%씩 감소해서 40세쯤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처지고 주름이 생기는 건 콜라겐 감소로 인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 시중에는 이를 보완할 목적으로 출시된 콜라겐 성분의 화장품과 식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화장품에 들어 있는 콜라겐은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촘촘한 진피층까지 도달하기 어렵고 표피에서 머문다는 게 통설입니다. 요즘은 분자량을 더 작게 줄여 흡수율을 높인 먹는 타입의 저분자 콜라겐이 인기죠.” 미파문피부과의 문득곤 원장의 말이다.

진짜 효과적일까?

콜라겐을 함유한 제품을 먹었을 때 그 자체로 콜라겐이 짠! 하고 생성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콜라겐을 섭취하면 소화 효소에 의해 잘게 쪼개지는데 2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고리 모양으로 결합한 펩타이드 형태로 인체에 흡수된다. 소화기관에서 분해된 저분자 콜라겐이 혈액 속에서 발견되고 피부에 도달한다는 것에 관해선 큰 이견이 없으나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검증된 바가 없어 의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 저분자 콜라겐이 피부 미용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논문에서 가장 많이 거론하는 효과는 보습이다. 일본 도쿄대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의 국제공동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피시 콜라겐을 실험한 결과 24시간 후에도 피부에 콜라겐 펩타이드가 남아 있었고 피부 장벽 개선, 보습에 효과적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콜라겐 섭취에 관해선 아직 이견이 많기에 좋다, 나쁘다 이분법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피부가 차오르고 볼륨이 몰라보게 살아난다는 등의 과장된 광고 메시지를 전적으로 믿는 오류는 범하지 말길. 와인피부과 성형외과의 김홍석 원장은 저분자 콜라겐의 가능성을 믿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하나의 팁을 전해왔다. “비타민 C와 반드시 함께 섭취하세요. 콜라겐 합성의 5단계마다 비타민 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논문에서 밝혀진 사실이니까요”라고 전한다.

동물성 콜라겐? 생선 콜라겐?

족발이나 돼지 껍데기, 닭발에는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는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과연 정말 도움이 될까? 답은 NO. 음식에 들어 있는 콜라겐은 사이즈가 아주 큰 단백질 덩어리라고 보면 된다. 분자량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위장에서 분해되지 않아 그대로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경우가 대다수. 파우더나 액상 타입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분자량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분자량이 작은 연어와 홍어, 명태 등 어류의 껍질에서 추출한 피시 콜라겐은 위장에서 분해되어 인체에 흡수될 확률이 높다. 특히 피부와 머리카락, 손발톱, 힘줄, 인대를 구성하는 콜라겐인 글라이신과 프롤린, 라이신 함량이 크다고 알려져 더욱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성 콜라겐도 등장했다. 피시 콜라겐처럼 분자량이 작은데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파이토케미컬이 함께 추출된다는 게 식물성 콜라겐만의 장점이다.


콜라겐, 똑똑하게 섭취하기

분자량을 확인한다
위장관에서 흡수가 잘되려면 분자량이 작을수록 좋다. 돼지 껍데기나 닭발 같은 음식에 들어 있는 콜라겐은 30만 달톤으로 고분자 형태이고 동물성 콜라겐의 경우 3000~5000달톤(Da), 어류 콜라겐의 경우 2000~3000달톤이다. 최근에는 신기술을 적용해 분자량을 최소화한 500달톤 이하의 트리펩타이드와 콜라겐 펩타이드를 함유한 제품도 나와 있다.

첨가물의 함량을 따져본다
피시 콜라겐의 경우 비릿한 맛과 향을 덮기 위해 필요보다 과다하게 첨가물의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설탕, 인공 조미료, 방부제 등의 함량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 체크해보고 이때 합성착향료인지 천연 추출물인지도 세심하게 따져볼 것.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인지 확인한다
콜라겐 제품이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러므로 안타깝게도 시중에 나와 있는 콜라겐 제품 중 의약품은 없다. 이왕 섭취한다면 식약처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한 제품을 찾아보길. 특별한 효과와 성분을 내세우지만 살펴보면 단순 기타가공품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 경우 일반 식품을 섭취한 것과 마찬가지로 별 효과가 없다.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피한다
피시 콜라겐은 명태와 홍어, 연어 껍질 등 어류의 비늘에서 추출한 것.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전문의와 상담 후 섭취하는 걸 권장한다.

    에디터
    이혜리
    포토그래퍼
    JUNG WON YOUNG
    도움말
    김홍석(와인피부과 성형외과 원장),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원장)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