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은 영화제에서
누벨바그의 여러 기수 중에서도 자크 드미 감독은 로맨티스트로 손꼽힌다. 8월 22일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1964년 작 <쉘부르의 우산>은 부모님 세대의 향수가 된 영화다. 아녜스 바르다의 남편이기도 한 자크 드미는 파리 광장에 자신의 이름을 딴 공간이 있을 정도로 프랑스 영화팬에게 사랑 받았다. 7년 전에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한 채 여전히 그를 기다리는 <롤라>, <라라랜드> 오프닝에 영감을 제공한 뮤지컬 영화 <로슈포르의 숙녀들>, 카트린 드뇌브가 주연을 맡아 동화를 영화로 옮긴 <당나귀 공주>, 그리고 우산 가게 아가씨와 자동차 수리공의 첫사랑을 담은 <쉘부르의 우산> 등은 영화적 기법과 시도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과 사랑으로 전설로 남았다. 8월 22일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시작되는 <자끄 드미 특별전>에서 주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이라는 슬로건 아래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린다. 영화제 트레일러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연출했다.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르투나>를 비롯해 <레이디 월드>, <누수>, <우리는 매일매일> 등 여성 중심 서사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무너진 집에 갇힌 8명의 소녀를 통해 여성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레이디 월드>와 10대의 욕망을 담은 <나를 데려가줘> 등을 주목할 것.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녜스 바르다와 레즈비언 영화를 제작한 미국 페미니스트 영화 제작자 바바라 해머 추모전, 한국 최초 여성영화제작집단 ‘바리터’ 창립 30주년 특별전도 열린다. 한편 예상 밖의 이슈로 영화제 역시 고민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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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허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