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발 먹을 수 있는 거? 비건 패션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단순히 모피를 반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패션을 위해 고통받는 동물들의 희생을 전면 반대하고,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의 투명하고 윤리적인 공정을 요구하며, 눈에 보이는 일차원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모든 것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진짜 멋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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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 없는 패션 수도

지난 1월 , LA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모피 제조와 판매 및 구매 금지 조례를 선포했다. 미국에서 모피 판매를 금지한 최초의 도시는 아니지만 모피를 판매할 수 없는 미국 내 도시 중 가장 큰 도시로, ‘모피 없는 패션 수도’라 불리며 비건 패션을 상징하는 도시로서의 역할을 해낼 예정.

비건패션위크

비건패션위크

비건패션위크

비건패션위크

세계 최초 비건 패션위크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LA 자연사 박물관에서 윤리적 패션의 행보를 위한 기념비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2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비건 패션위크(vigan fashion week)에서는 비건 소재를 사용하는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해 혁신적인 대안 소재로 만들어진 런웨이를 선보였다. 메이크업 역시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다는 후문. 행사는 과거 패션 브랜드 홍보 담당자이자 현재는 동물 권리 운동가로 활동 중인 엠마누엘 리엔다의 주최로 이뤄졌는데, 그녀는 “패션계 종사자와 일반인 모두에게 윤리적 패션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스텔라 맥카트니

스텔라 맥카트니

모피의 사용을 반대하는 패션계의 움직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6년 스텔라 맥카트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등은 모피 사용을 중지했고, 마이클 코어스는 가죽 제품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구찌, 비비안 웨스트우드, 마르지엘라, 버버리, 베르사체, 코치가 퍼 프리(fur free) 정책을 선언했고, 샤넬은 모피와 더불어 희귀 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겠다며, 당장 모든 가죽의 이용을 중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속 가능한 자재 개발에 투자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패션계를 대표하는 빅 브랜드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패션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의 고통을 직면하고 변화를 꾀하려는 노력이 디자인에 있어서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가 모피로 만든 모든 옷을 런웨이에서 퇴출 시켰다.

타조

동물들의 희생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하다.

국제 동물 보호단체 페타(PETA)에 따르면 매년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인간에게 필요한 가죽을 제공하기 위해 죽임을 당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죽은 가방, 지갑, 의류 등 패션에서는 물론 일상에서도 여러모로 사용되고 있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 몇 해전 생활용품에 쓰이는 가죽을 생산하는 중국의 도착장에서 작업자들이 잔인하게 개들을 폭행한 후 가죽을 벗기는 영상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울분을 샀다. 고가로 팔리는 가죽 또한 마찬가지. 송아지 가죽은 태어난 지 6개월 미만의 송아지를 이용하고, 송치가죽은 어미 소의 뱃속에서 6개월 정도 된 태아 소를 끄집어내 제작한다. 가죽용으로 길러지는 악어들은 대부분 농장에서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수 백 마리씩 밀집돼 일생을 보내며, 평균 수명이 40년에 이르는 타조는 가죽의 품질을 위해 약 1살의 어린 나이에 도살장으로 끌려간다.

제조 과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가죽 소비를 전면 중단해야 할까?

가죽, 모피, 실크 등 럭셔리 소재를 대표하던 동물성 섬유 대신 인조 가죽, 인조 모피 등 대안 원단을 눈여겨보자. 특히 최근에는 식물성 가죽들이 주목받는데, 품질이 떨어질 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동물 소재 못지않게 튼튼하고 견고한 사용감을 자랑한다.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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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o boss

hugo boss

  1. 피나텍스 (파인애플 가죽)

파인애플 수확 후 버려지는 잎사귀와 줄기를 활용해 만들어진 식물성 가죽. 동물 가죽에 비해 가볍고 튼튼하다. 캠퍼, 푸마, H&M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소재! 최근에는 휴고보스에서 피나텍스를 사용해 만든 슈즈를 선보였다.

bolt threads

bolt threads

2. 마일로 (버섯 가죽)

버섯 뿌리에서 발견되는 섬유질인 균사체를 이용해 만든 가죽. 효모 기반 비건 실크를 제조하는 섬유기술 개발 기업인 미국 bolt threads에서 개발한 소재다. 세월을 머금은듯한 빈티지한 질감이 특징이다.

하운지

하운지

3. 하운지 (한지 가죽)

닥나무로 만든 한지와 면 등 천연섬유의 결합을 통해 기존 피혁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한 한지 가죽. 무독성 원단으로 코팅도 기존의 피혁 코팅제 대신 수용성 코팅재를 사용한 친환경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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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와인 레더 (포도 가죽)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의 와인 생산 기업인 VEGEA는 와인을 만들고 버려지는 포도 껍질과 줄기씨 가죽을 만든다. 최근에는 브랜드 앤아더스 토리즈에서 올해 열린 글로벌 체인지 어워드 시상식을 통해 오일 시드 헴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실크 드레스에 포도 가죽으로 만든 스트랩 샌들과 클러치를 선보였다.

    에디터
    황선미
    사진 출처
    &otherstories , 하운지, h&m, hugoboss, 비건패션위크, 스텔라맥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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