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오, 딘, 이효리, 크러쉬가 찾는 사진가가 궁금해?

실험적인 비주얼로 눈길을 끄는 순수한 열정의

사진가 조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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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에지 디테일의 재킷은 쿠시코크(Kusikohc).

사진가이자 비주얼 디렉터, 그래픽 디자이너 등 아티스트라 불린다. 현재 가장 비중을 둔 일은 무엇인가?
사진이다. 사진 찍는 게 적성에 제일 잘 맞고,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다.

혁오, 딘, 이효리 등 많은 뮤지션의 앨범 커버 작업을 함께했다. 뮤지션과 하는 작업은 모델을 촬영 할 때와 어떻게 다른가?
인물을 찍을 때도 있지만 그래픽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앨범 커버는 그 한 장에 뮤지션이 생각하는 것을 모두 담으면서 나의 컬러를 녹여내야 한다. 어렵고도 재미있는 작업이다.

뮤지션과의 작업 중 가장 케미가 좋았던 작업은?
모두 저마다 개성과 재미가 있어 딱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 가장 최근에 한 작업 중에 합이 잘 맞은 것은 크러시. 앨범 커버에 직접 만든 오브제를 넣었다. 평소 하던 대로 해달라고 요청을 받아 편하게 마음껏 작업했다.

로우 클래식, 젠틀 몬스터 등 개성 있는 브랜드에서 당신과 협업을 원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연락이 오면, “평소랑 좀 다르게 찍고 싶어 연락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결과물 위주로 올리다 보니 그걸 보고 찾아주는 것이 아닐까.

실험적인 비주얼이 눈길을 끈다. 다름에 대한 강박이 있나?
있다. 그래서 내추럴하게 작업한 것은 인스타그램에 올리지 않는 편이다.

용납할 수 없는 디테일이 있나?
워낙 러프하게 사는 스타일이라 작은 것에 대한 집착은 없다. 다만 조명에 신경을 많이 쓴다. 여러모로 시도해봤지만 결과는 자연광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비주얼에서 유독 꽃이 많이 보인다.
그 정도 가격에 꽃만큼 예쁜 걸 또 찾을 수 있을까? 꽃은 만인이 아름답다고 공감하는 매개체다. 그래서 꽃과 사람을 찍는 것이 가장 좋다. 꽃을 변형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 또 친구 조성민과 작업하며 꽃에 대한 매력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안 그래도 궁금했다. 여성복 디자이너 조성민과 많은 부분 교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둘의 궁합이 찰떡을 이루는 지점은 어디인가?
우리는 취향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성민은 곱고 여성스러운 취향을 가지고 있고, 디테일에도 굉장히 능하다. 하지만 퀄리티나 결과물을 보는 시선은 비슷해 함께했을 때 서로 보완되며 시너지를 일으킨다. 쿠시코크 두 번째 시즌 의상도 전반적으로 조성민이 큰 도움을 줬다(쿠시코크는 조기석이 동명의 크루와 함께 만든 패션 레이블이다).

사진을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눈에 띈다. 돈도 많이 벌었겠다.
내 나이 또래에 비해 많이 번 것은 맞다. 이것저것 일을 벌이다 보니 번 만큼 쓰기도 했는데, 일을 제외하고는 돈 쓸 일이 별로 없어 나머지는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쿠시코크 첫 번째 컬렉션 타이틀이 ‘실패할 권리’였다. 현재 인스타그램 소개 글에도 등장한 ‘Right to fail’. 이 문구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
학창 시절, 당연히 붙을 줄 알았던 예고에 떨어지고 나서 배운 점이 참 많았다. 공부도 실기도 더 열심히 하며 치열하게 살게 되었다. 패션을 좋아해 옷을 시작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내 스스로를 위안하고자 만든 문구가 ‘실패할 권리’다. 당시 옷 콘셉트였던 시위, 반항과도 어울리는 문구라 생각했다. 시도가 잘 안 돼도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끝까지 해보자는 이야기다. 최근 바빠지면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내 자신과 작업 전체에 대해 자극을 주고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다시 되뇌고 있다. 실패할 권리.

패션 브랜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부터 나만의 브랜드를 하고 싶었다. 사진과 그래픽 모두를 알고 나서 브랜드를 하고자 했다. 패션을 좋아해 패션 브랜드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며 하나의 개인 작업과도 같다. 옷 만들고 내가 만든 옷을 찍어 비주얼을 만드는 일련의 작업이 즐겁다.

스튜디오 한켠에 쿠시코크 쇼룸을 차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맞다. 9~10월 중 오픈 예정이고, 옷과 액세서리 같은 아이템과 전시 작품으로 채울 예정이다. 한 달에 한두 번, 비상시적으로 열 계획이다.

사진을 배우는 많은 이들이 조기석의 사진에서 영향을 받는단다. 기분이 어떤가?
기분은 좋다.

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내가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진가가 안 됐다면 뭐를 하고 있었을까?
글쎄, 세트나 그래픽 쪽으로 공부해 아마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을지도.

꼭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이나 인물이 있나?
GD랑 해보고 싶었는데 군대에 갔다.

제대 후를 노려보자. 쉴 때는 뭐를 하나?
사진을 찍지 않을 때는 쿠시코크 옷 작업을 하기 때문에 딱히 쉴 때가 없다.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 커피숍에 가는 정도다.

이 자리에 오게 된 원동력은?
꾸준하게 하는 것.

당신의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예전에는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많았고 중요했는데 지금은 내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게 좋다. 막연하게나마 외국 일도 하고 싶다. 지금처럼 상업적인 것들에 내 색깔을 입히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싶다.

    에디터
    김지은
    포토그래퍼
    Cho Gi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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