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캠의 시대
엠넷과 같은 음악 전용 채널에서 시작한 무대 직캠이 이제 공중파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 중이다. 최근에는 MBC <쇼! 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에 이어 KBS <뮤직뱅크>까지 직캠 대열에 합류했다.
직캠은 팬들이 자신의 카메라에 좋아하는 가수를 직접 영상으로 담는 것에서 시작됐다. 유튜브에 직캠을 검색하면 날짜와 행사 이름, 그룹, 멤버 이름이 담긴 제목의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직캠의 존재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사람이 갈 수 없는 행사 현장의 생생함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직캠은 음악 방송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음악방송은 다양한 앵글과 카메라 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에 무대 동선이나 특정 멤버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어려운 반면, 직캠은 비록 그 화면이 화려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가수를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찍이 엠넷은 직접 촬영한 무대 직캠을 공유해왔다. 고정된 카메라로 무대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단체 직캠을 찍고, 멤버별 직캠을 따로 찍어 ‘M2’라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현재 M2 직캠의 조회수 1위는 방탄소년단의 멤버 정국의 ‘DNA’ 무대로 무려 1천1백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직캠은 쏠쏠히 화제성을 챙겨갈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조회수가 올라가면서 따라붙는 광고 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
모바일 플랫폼이 대세인 시대, 시청률보다 조회수가 더 많은 화제를 낳는 시대에 ‘직캠’은 분명 방송국에게도 유혹적인 수단이다. 그러면서 무대를 향한 팬들의 갈증도 채워주니,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차원의 윈-윈 전략이 아닐까?
- 에디터
- 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