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에겐 자연이 취미고 놀이터다.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사람들’ 6명을 만나 그들의 가방을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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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킹 배낭. 2 빠르게 물을 끓일 수 있는 젯보일. 3 보온용 장갑. 4 강렬한 햇빛을 막아주는 모자. 5 휴대용 정수시스템. 6 텐트. 7 바람막이 재킷. 8 땀 배출에 용이한 기능성 티셔츠. 9 헤드랜턴. 10 간식 주머니. 11 휴대용 물컵. 12 손수건. 13 휴대용 정수 필터. 14 매트. 15 트레일러닝화. 16 3500km의 AT를 걸으며 평창패럴림픽을 알리려고 동행한 반다비. 17 침낭.

미국을 횡단한 하이커

이하늘(하이커 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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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방식 남편과 함께 배낭을 짊어지고 세계 여행을 하고 있다. 한 번 한국을 떠나면 수천 킬로미터. 기간은 5개월 정도 걷는다. 산 능선을 따라 걷다가 3~5일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가 식량을 보급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산을 올라 걷는 것의 반복이다. 2016년에는 CDT(5000km), 2017년에는 AT(3500km)라는 미국 장거리 트레일 코스를 걸었다.
그것의 매력은 외국의 장거리 하이킹을 하다 보면 다양한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샤워, 포근한 잠자리, 인터넷과 TV 등 도시를 벗어난 산속에서의 생활은 사소한 일상을 감사하게 만든다. 오래 걷다 보면 생각의 폭이 넓고 깊어지며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시작하게 된 계기 2010년 한국청소년 오지 탐사대로 중국 칭하이성을 다녀왔다. 당시 아버지께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시는 등 힘든 일이 많았는데 산에서 많은 위안을 얻은 뒤로 꾸준히 산을 다니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장거리 하이킹을 하게 된 것은 하이킹 마니아인 남편 덕분이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 땀을 흘리면서 나무 숲을 걷다가 높은 공간에 올라서면서 시야가 탁 트이는 순간을 좋아한다. 내가 자연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2016년 6월. 우리 부부는 미국 본토에서 제일 높은 마운트휘트니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도 화려한 장식도 축하 음식도 턱시도와 드레스도 없었지만 의미 있는 결혼 서약을 나누었고 그 이후 부부의 연을 맺기로 했다.
취미를 즐기며 가장 행복한 순간 자연을 즐기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날 때. 산에서 만난 우정은 더욱 각별하다.
서울 근교에서 즐길 만한 곳 하이킹에 입문하기로는 청계산이나 관악산, 호명산, 연인산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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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닷속을 볼 수 있는 스노클. 2 프리다이빙 전용 시계. 3 웨이트 벨트. 4 물에 가라앉을 수 있게 도와주는 넥웨이트. 5 수영할 때 추진력을 도와주는 바이핀. 6 웨트슈트. 7 서리방지제. 8 물에 가라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웨이트. 9 고프로와 고프로 전용 레드필터. 10 젖은 옷을 보관하는 스윔백. 11 수영복. 12 물속에서 신는 양말 핀삭스. 13 수영모자.

바다를 탐험하는 다이버

김엄지 (클래식 편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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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방식 바다 밑 물고기들과 산호초 등을 구경하며 탐험하는 프리다이빙을 즐긴다.
시작하게 된 계기 하와이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도중 만타(쥐가오리)가 나타났다. 함께 간 동료들은 물 밑으로 다이빙해서 가까이서 관찰했지만 물 밖에서 발만 동동 굴렀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오자마자 수영장에서 다이빙 강습권을 끊었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 비록 하루 이틀이라도 삶의 여유를 찾게 된다. 고민이나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얼마 전, 하와이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는 도중 거북 5마리가 한곳에 모여 있었다. 하와이는 동네 개처럼 거북이 많아서 프리다이버들 사이에서 ‘개북이’라는 단어를 쓴다. 수족관 이후로 그렇게 많은 거북을 본 건 처음이다.
취미를 즐기며 가장 행복한 순간 바닷속에서 물고기나 해양 생물체들과 교감하는 것이 첫 번째. 사실 제일 좋아하는 건 온몸의 힘을 빼고 물 안에서 하늘 보고 누워 있을 때다.
서울 근교에서 즐길 만한 곳 수심 5m까지 연습할 수 있는 올림픽공원 수영장, 잠실, 송도, 성남의 다이빙 풀. 가평에 있는 아시아 최대수심의 수영장인 K26도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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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햇빛을 막아주는 가벼운 캡. 2 러닝 효율성을 도와주는 스틱. 3 에너지젤과 에너지 보충제. 4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블랭킷. 5 헤드랜턴. 6 땀을 배출시켜주는 티셔츠와 활동성 좋은 러닝 팬츠. 7 트레일러닝 베스트. 8 물통. 9 거친 식물보호용 카프가드. 10 트레일러닝화.

도심 속 자연을 달리는 트레일러너

이윤주(굿러너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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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방식 트레일러닝. 흔히 산악마라톤으로도 부르는, 산을 달리는 스포츠를 즐긴다. 산에서 내내 뛰는 건 아니고 힘들면 걷기도 한다. 고도가 높은 산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까운 국립공원이나 뒷산은 일주일에 1회 정도 달린다.
그것의 매력은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흙의 감촉과 바위의 거침을 느끼며, 비가 온 뒤의 흙냄새를 맡는다. 계절이 허락한다면 제철 과일을 먹을 때도 있다. 트레일러닝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스포츠 그 자체다.
시작하게 된 계기 4년 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풀고자 당시 거주하던 북한산 자락을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마음이 치유됐다. 알고 보니 그게 트레일러닝이더라.
도심에서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 자연과 물아일체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일종의 명상과 같은 맥락이다. 내리막길을 후다닥 내려올 때의 재미가 정말 크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새벽 2시쯤 출발해서 어둠을 헤치고 올라간 노고단 정상. 그날 하늘을 빼곡하게 수놓았던 별들. 삶에 감사하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던 순간이다.
서울 근교에서 즐길 만한 곳 남산 둘레길과 동작 충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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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시캡. 2 편광 선글라스. 3 각종 하드베이트 루어들. 4 자외선차단제. 5 방수재킷과 보온성 좋은 셔츠. 6 필름카메라. 7 그랩. 8 낚시용 태클박스. 9 줄자. 10 낚시용 장화.

도시 어부

최수진(모션그래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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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방식 ‘루어 낚시’를 즐긴다. 가짜 모형미끼를 이용해 물고기를 유인하는 활동적인 낚시로, 주로 ‘배스’라는 외래어종을 낚는다. 잡아서 먹지는 않는다.
그것의 매력은 물고기를 잡았을 때의 손맛. 무엇보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모형으로 물고기를 잡았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평소에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전국 곳곳의 강이나 저수지 포인트를 찾아 다니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시작하게 된 계기 낚시가 취미인 남자친구 덕분에 자연스럽게 접했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 직업 특성상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며 눈을 혹사시킨다. 낚시를 하는 동안 자연이 주는 편안함 속에 눈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피로까지 풀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낚시를 다니다 보면 평소 자주 볼 기회가 없는 야생동물을 맞닥뜨릴 때가 많다. 고라니, 너구리, 삵, 수달도 볼 수 있다. 아, 물론 끔찍한 뱀도.
취미를 즐기며 가장 행복한 순간 배스 낚시 용어 중 ‘런커(Lunker)’라는 용어가 있다. 소위 50cm 이상의 큰 배스를 잡는 것을 말하는데 그 순간이 가장 짜릿하다.
서울 근교에서 즐길 만한 곳 한강에서도 배스를 포함한 다양한 어종의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다만 낚시 금지구역이 아닌지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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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패킹 스틱. 2 방수방풍 재킷. 3 바람으로부터 텐트를 지탱해주는 팩. 4 자주 쓰는 물건을 수납해주는 보조가방. 5 체온 유지용 블랭킷. 6 야외촬영용 드론과 드론 조종기. 7 조리를 위한 버너. 8 포켓매트. 9 랜턴. 10 수저와 젓가락. 11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12 텐트와 텐트 폴대. 13 캠핑용 그릇. 14 캠핑용 컵과 소주잔. 15 미니테이블. 16 에어매트. 17 등산화.

1박2일 백패커

송지연(웨딩드레스 숍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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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방식 백패킹은 ‘짐을 짊어지고 나른다’는 뜻이다. 배낭 하나에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꾸려서 산과 바다 등 내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1박을 즐긴다. 배낭의 무게는 15kg 정도. 춥고 힘들지만 자연은 그 이상으로 보상해준다.
그것의 매력은 여유. 이른 새벽, 일출을 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 그런 마음의 여유가 삶을 풍족하게 만들어준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 매주 새로운 곳에서 매번 다른 풍경을 접한다. 산과 바람, 쏟아질 것 같은 별 등 자연의 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그 감동은 도심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얼마 전, 1박2일로 지리산에 다녀왔다. 대피소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술기운에 취해 일찍 잠들었다. 이른 아침에 지리산 정상에서 본 일출까지. 그 모든 게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취미를 즐기며 가장 행복한 순간 여행지를 선정하고 배낭을 꾸릴 때, 무엇을 챙겨갈지 고민하는 그 순간이 두근거리고 설렌다.
서울 근교에서 즐길 만한 곳 파주의 감악산 잣나무숲, 호명산, 팔현캠핑장. 서울에서 가깝고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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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외 등반을 위한 로프(자일). 2 손가락 관절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클라이밍 테이프. 3 등반에 사용하는 카라비너. 4 활동성이 좋은 의류. 5 등반용 벨트 하네스. 6 바위에 설치되어 있는 확보물에 로프를 연결하기 위한 퀵드로우. 7 마찰력을 높이기 위한 초크. 8 암벽화.

바위를 오르는 클라이머

김현수(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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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방식 암벽등반(클라이밍)은 닦아놓은 길이 아닌 바위에 매달려 산을 오르는 스포츠다. 리드 클라이밍은 몸에 로프를 묶고 올라간다. 근력과 지구력이 모두 필요하다. 볼더링은 로프나 특별한 장비 없이 맨손으로 바위를 타는 운동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암벽을 오른다. 이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즐긴다.
그것의 매력은 바위에 몸을 얹고 도착 지점까지 어떻게 오를지 전략을 세우고 목표에 도달하는 짜릿함. 반면에 만족스럽지 못하게 등반을 마치고 나면 밤에 누워서도 생각이 난다. 그럼 다시 재도전. 바위를 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지난가을, 간현암을 다녀왔다. 절벽 곳곳에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있고 발에는 바스락바스락 낙엽이 밟혔다. 다른 날보다 훨씬 높이 올라갔고 그날의 날씨, 바람, 바위, 함께한 사람들이 좋았다.
취미를 즐기며 가장 행복한 순간 수없이 시도해도 안 되는 루트가 있다. 한참을 실내에서 운동하다가 다시 그 바위에 오를 때, 예전보다 훨씬 수월할 때가 있다. ‘내가 성장했구나’.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서울 근교에서 즐길 만한 곳 강원도 원주의 간현암. 다른 곳에 비해 오르기 쉬운 바위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