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옷을 입고 새 가방을 들고 싶은 욕구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쇼핑에 특화되어 있는 패션 인사이더들이 전하는 가을 쇼핑 리스트.
11 추억 소환, 패니 백
얼마 전 어린 시절 엄마가 자주 들던 빈티지 구찌 패니 백을 찾기 위해 온 집 안을 뒤졌다. 몇 시즌 전만 해도 촌스럽다고 거들떠도 안 봤을 가방이 스트리트 신에서 90년대 열풍과 함께 ‘잇’백으로 화려하게 컴백했기 때문이다. 한쪽 어깨에 크로스로 메면 에이셉 라키처럼 쿨해 보일 것 같고, 벨트로 연출하면 켄달 제너만큼 세련돼 보일 것 같다. 도대체 엄마는 이 엄청난 가방을 어디에 둔 걸까? 아무래도 올시즌 아티스트 코코 카피탄과 협업한 구찌의 패니 백을 구입해야 할 듯. – 허세련 (<엘르> 패션 에디터)
12 더스티 블루
올가을 단 한 가지 색을 고르라면 단연 더스티 블루! 탁한 톤이 살짝 섞인 이 하늘색은 우아하고 고요하며 세련된 느낌을 준다. 세린느 컬렉션처럼 환절기 아우터도 근사하지만, 두텁고 어두운 겨울 아우터 안에 매치하는 포인트 티셔츠 컬러로도 완벽하다. 세린느의 하늘색 코트를 보니 가을이 오기 전 짙은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짙은 갈색과 하늘색은 환상의 조합이니까. – 정진아(프리랜스 에디터)
13 가장 우아한 색, 네이비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올가을 온통 네이비로 물들인 컬렉션을 선보여서 깜짝 놀랐다. 마음이 통한 걸까? 예전부터 준비해온 잉크의 네이비 컬렉션을 가을/겨울 시즌에 선보일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네이비와 블랙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있는데, 블랙이 시크하지만 딱딱하다면 네이비는 부드러우며 보다 우아한 뉘앙스를 전한다. 가을에는 진한 네이비 컬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아하게 치장하고 싶다. – 이혜미(잉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4 나의 사랑 트랙 팬츠
평소에 스포츠 웨어를 믹스해서 입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제일 즐겨 입는 것이 나일론 소재의 트랙 팬츠이다. 하이웨이스트나 타이트한 진에서 벗어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올 시즌 끌로에, 구찌, 루이 비통 등이 하이패션으로 거듭난 트랙 팬츠를 선보여서 더욱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뷔스티에나 소재가 독특한 톱을 함께 매치하면 보다 포멀하고 섹시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 채진희(프리랜스 디자이너)
15 크리스토퍼 케인의 가르침
몸을 구속하지 않는 편안한 옷 입기를 좋아해 가을에는 엉덩이를 감싸고 일자로 떨어지는 팬츠, 포근한 니트 스웨터와 로퍼의 매치를 즐긴다. 크리스토퍼 케인이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독특한 절개의 스팽글이 달린 슬리브리스 스웨터와 매니시한 실루엣의 팬츠, 그리고 과감하고 조형적인 귀고리의 매치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나를 만족시킨다. 게다가 미묘하게 어우러진 그레이톤의 우아함이란! – 이호원(씨제스 홍보 해외 사업부 마케터)
16 쿨한 부츠
어떤 옷과 만나도 룩을 쿨하게 만들어주는 슈즈는? 나에겐 앞코가 뾰족한 록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부티가 딱 그렇다. 케이블 니트 스웨터와 데님의 조합 같은 편안한 룩도,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에도 첼시 부츠면 무심한 파리지엔 룩이 완성된다. 아크네의 부티는 엘라스틱 밴드를 더해 신고 벗기 편해 자주 구입하는데, 올가을에는 앞코에 메탈 장식이 있는 아크네의 앵클 부츠에 눈이 간다. – 박현주(아틀리에 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