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부탁해 <2>

‘굿밤’을 위한 세 가지 습관 1: 아침산책 15분
수면의 중요한 연관 검색어 중 하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입니다. 감기몸살이 푹 자고 나서 나았다든지 푸석했던 피부가 푹 자고 일어나면 빛이 난다든지 하는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멜라토닌은 사람을 푹 자게 할 뿐 아니라 자는 동안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 ‘프리래디컬’이라는 물질이 세포를 노화시키지 못하게 막아주는 항산화 기능도 담당하죠.

이 기특한 호르몬의 특징은 빛에 민감하다는 겁니다. 우리 몸은 오전 중에 햇빛을 충분히 쐬면 약 15시간 이후에 멜라토닌이 쏟아져 나와 잠이 오도록 세팅되어 있다고 해요. 창을 통해서 쬐는 건 소용없습니다. 직접 바깥에서 직사광선을 받아야 해요. 팔이나 다리를 드러내고 오전의 햇빛 속을 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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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밤’을 위한 세 가지 습관 2: 침실에서는 잠만 잡니다
불면증 치료 중 약물치료가 아닌 행동치료에서 주로 내놓는 지침은 ‘침실에 있는 시간과 실제로 잠을 자는 시간을 최대한 같게 하라’는 겁니다. 누워도 잠이 오지 않으면 방 밖으로 나오고, 졸릴 때만 침실로 들어가는 거예요. 자지 않는 시간을 침대 위에서 보내지 말고 충분히 졸릴 때까지 기다리세요. 야식은 안됩니다. 침대 밖에서라면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컬러링북을 완성시키는 것 정도가 좋겠네요.

위험한 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거예요. ‘바로 난데!’라고 생각하셨다면 당장 스마트폰 충전기를 침대에서 멀리에 두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햇빛을 쬐어주어야 하는 것과 반대로 밤에는 뇌가 ‘빛’이라고 느끼는 것들을 차단해주어야 하는데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뇌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멜라토닌을 말려버리거든요. 자려다가도 잠이 깨버리게 하고, 잠든 후에도 숙면을 방해하는 악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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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밤’을 위한 세 가지 습관 3: 자기 직전 체온을 올리지 마세요
잠드는 것은 ‘절전모드’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심부 체온이 1~1.5℃ 정도 정도 낮아져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체온이 높아져 있는 상태는 수면을 방해하겠죠. 잠드는 방은 16~18℃로 적당히 서늘한 것이 좋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운동을 하거나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요.

어린 시절 목욕탕에 다녀오면 왠지 잠이 솔솔 왔던 기억이 있지 않으신가요? 샤워와는 달리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피부 표면으로 혈류가 몰려 심부 체온이 내려간다고 해요. 욕조에서 나오면 들어가기 전보다 빠르게 체온이 낮아져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죠. 반신욕은 불면증에 도움이 됩니다. 이른 저녁 15~25분 정도 따뜻한 물에 족욕이나 반신욕하는 습관, 권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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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 얼마면 살 수 있나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를 아시나요?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만들어진 이 용어는 현대인의 숙면과 관련한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초기에는 수면제 판매가 증가하는 정도였지만 점차 침대와 침구, 입욕제나 차, 아로마 용품들로 확대되고 나아가 수면을 위한 공간과 서비스까지 제공되고 있죠. 여러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보는 것도 좋아요.

카모마일과 라벤더 향은 날카로운 신경을 안정시켜 숙면을 돕는 대표적인 아로마입니다. 오리진스나 록시땅, 더바디샵과 같은 브랜드에 숙면을 위한 제품들이 마련되어 있어요. 한방에서 불면증 치료에 빠지지 않는 약재는 ‘산조인’입니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국화와 함께 약차로 만들어 커피 대신 마시면 좋아요. 그 밖에도 수면에 관련된 제품은 많습니다.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선택해보세요.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이면 잠 못 드는 밤은 더 깊어집니다. 증상이 심하면 의료진과의 상담 하에 수면유도제나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지만, 약을 복용한다 해도 습관의 개선 없이 근본 치료는 힘들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하나!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불면증의 인지 치료 중 하나는 ‘잠은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하진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거랍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푹 잘 수 있는 몸을 만든다면 야근이 많아도, 출근이 빨라도 숙면은 가능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당신을 찾아온 불면증은 곧 지나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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