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식당
셰프가 요리부터 서빙, 계산까지 모든 것을 꾸려나가는 식당에서 맛만큼 중요한 건 손님과의 교감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손님을 맞는 1인 식당 다섯 곳.
1. 춘광사설
해방촌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서울집’의 서율 셰프가 두 번째로 문을 연 공간이다. 셰프가 좋아하는 도시인 홍콩과 가게 이름에서도 연상할 수 있듯 왕가위의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영감을 얻었다. 에로틱하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바는 진토닉 위주로 판매하지만, 망고 맥주나 파인애플 맥주 등 도수가 낮은 달콤한 술도 갖추고 있다. 홍콩식 육포, 토마토 라멘, 볶음밥 등 술과 함께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안주도 판다. 잡지 에디터 출신인 셰프는 혼자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익숙해 그 연장선에서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꾸렸다. 한적한 해방촌 골목에서 홍콩을 만끽하다 가게 밖으로 나오면 달 하나가 다정히 배웅하는 곳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26길 11-20 문의 010-8933-8784
2. 기브미피버
세련된 인테리어 덕분에 ‘힙한 아지트’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곳은 조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픈 키친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좋아하는 노래 제목에서 따온 가게 이름 ‘Give Me Fever’와 ‘Twenty Some-Thing’이라는 네온사인, 공간을 장식하는 식물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 모두 셰프의 손길을 거쳤다. 오픈 키친을 통해 손님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먹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내부 공간을 구성했다. 맥주와 함께먹기 좋은 파스타와 스테이크 위주로 판매하며 화려한 기교가 들어가진 않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음식을 대접하는 게 셰프의 목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로3길 7 문의 010-5091-1151
3. 달쉐프의 무
다소 무뚝뚝한 셰프가 자신만의 올곧은 철학으로 운영하는 이자카야로, 사람들이 아지트처럼 편하게 들러 원하는 요리를 먹고 갈 수 있는 심야식당을 표방한다. 11년간 다양한 음식점에서 요리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재미를 크게 느껴 돈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어지는 행복감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에 식당을 열었다. 메뉴판이 있기는 하지만 손님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면 재료가 있는 한 뭐든 만들어준다. 오너와 손님의 관계를 벗어나 편한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게 주인의 바람이다. 이곳에서는 대접받길 기대하면 안 된다. 그 묘한 포인트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니까.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20 지하1층 문의 02-793-3951
4. ㅅㅅ음식작업소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일하던 김원기 셰프가 호텔을 나와 차린 레스토랑이다. 가게 이름처럼 끊임없는 메뉴 개발과 손님 각자의 입맛에 맞춘 맞춤형 레시피가 특징이다. 손님의 취향을 꼼꼼히 물어본 후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낮다.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손님에게는 메뉴판에 없는 것도 만들어준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자신만의 식당을 열었다는 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셰프의 활발한 성격과 친화력이 단골을 낳는다. 디저트 경력 5년과 양식 경력 5년의 셰프는 샐러드, 수프, 파스타, 스테이크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와 디저트에 탁월한 솜씨를 발휘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1 문의 02-6053-9814
5. 키노코
망원동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키노코는 김이 잔뜩 서린 유리창부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주하는 단 하나의 정사각형 테이블에 놀랄 테지만, 이내 그 공간이 주는 따스함에 매료되고 만다. 아직은 누군가를 책임질 여력이 없어 같이 일하는 사람을 두지 않고 혼자 일하기 시작했다는 주인은 날씨나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때에 맞는 메뉴를 정한다. 최근에는 부쩍 추워진 날씨 때문에 따뜻하게 끓이는 요리를 많이 내놓는 편. 버섯을 뜻하는 일본어인 키노코를 주인의 방식으로 해석하면 나무의 자식들이라는 뜻이 되는데, 채소를 많이 써서 요리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지었다. 채소는 매일 아침 망원시장에서 직접 사 오기 때문에 신선함을 보장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9길 39 문의 02-305-6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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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정지원
- 포토그래퍼
- Jeon Byu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