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숲길 산책 <1>

용산역에서 가좌역까지 이어지는 6.3km의 용산선이 지하화되면서 옛 철길에 숲길이 조성되었다. 이미 유명해진 연남동 ‘연트럴파크’ 구간 너머 홍대와 서강대 사이부터 효창공원에 이르는 경의선 숲길을 따라 걸으며 발견한 보석 같은 가게를 소개한다.

주방과 바 형태의 테이블.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

주방과 바 형태의 테이블.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

주정강화 와인인 포트, 셰리, 마데이라 와인과 진, 코냑 등의 주류를 맛볼 수 있다.

주정강화 와인인 포트, 셰리, 마데이라 와인과 진, 코냑 등의 주류를 맛볼 수 있다.

셰프의 모습을 담은 그림 액자.

셰프의 모습을 담은 그림 액자.

1 조용한 저녁
부엌을 디귿자 형태로 둘러싼 식탁이 전부인 타파스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김천호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을 넋 놓고 구경하다 보면 빛깔 좋은 음식들이 나온다. 대부분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메뉴들로 단 두 종류의 파스타도 맛이 뛰어나지만 바게트에 리코타 치즈, 바질, 토마토, 가지 등의 다양한 식재료가 얹혀 나오는 부르스케타를 꼭 맛보길. 별거 아닌 듯 싶지만 맛이 기가 막히고 무엇보다 술과 궁합이 좋다. 또 작은 접시에 담긴 카프레제, 미트볼, 올리브 절임 등의 안주 구성도 훌륭하다. 확실히 술맛 당기는 곳임이 틀림없다. 워낙 테이블이 작고 인기가 좋아 예약하고 가는 게 좋다.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18 문의 010-8454-4540

딸기와 레몬 맛이 공존하는 무스케이크, 딸기정원.

딸기와 레몬 맛이 공존하는 무스케이크, 딸기정원.

통유리와 시원스레 써놓은 상호명이 인상적인 가게 외부 모습.

통유리와 시원스레 써놓은 상호명이 인상적인 가게 외부 모습.

작지만 아늑한 아랑디 내부는 케이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쇼케이스와 몇 개의 작은 테이블로 구성된다.

작지만 아늑한 아랑디 내부는 케이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쇼케이스와 몇 개의 작은 테이블로 구성된다.

2 아랑디
아랑디(A Lundi)는 불어로 ‘월요일에’라는 의미를 가진 파티세리다. 가게는 작지만 디저트는 알차다. 네 가지 정도의 고정 메뉴를 기본으로 그날의 재료나 무드에 따라 한두 가지 메뉴가 추가된다. 기본 드립 커피에 홍차와 허브티 위주로 판매한다. 손님들이 케이크 맛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주인의 배려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 제철과일로 만든 타르트를 판매하는데 가을엔 사과를 이용한 타르트를 맛볼 수 있다. 3~4일 전에 주문하면 홀사이즈 케이크도 제작이 가능하다.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화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77길 24 문의 www.alundi.net

한옥을 개조한 라 꾸르 1912의 외부.

한옥을 개조한 라 꾸르 1912의 외부.

분짜와 베트남 가정식 덮밥.

분짜와 베트남 가정식 덮밥.

통유리로 되어 있어 빛이 잘 드는 내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빛이 잘 드는 내부.

3 라 꾸르 1912
공덕역 근처에 위치한 베트남 음식 전문점인 라 꾸르 1912(La Cour 1912)는 한옥을 개조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베트남의 사회적 기업인 코토(KOTO)를 졸업한 현지 셰프들이 6개월마다 번갈아 한국을 방문해 메뉴를 개발하고 식당의 한국인 요리사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베트남 음식은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해졌지만 이곳의 음식은 우리가 맛보던 것과는 약간 다르다. 대표적인 메뉴는 분짜로 접시에 쌀국수 면과 야채, 고기, 그리고 소스가 따로 나오는 비주얼은 다소 낯설지만 가게 직원들이 먹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면을 소스 그릇에 담가 먹거나 소스를 뿌려 먹으면 되는데 식재료가 신선해 가볍고 건강한 느낌을 준다.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 마포구 백범로26길 6 문의 02-702-1912

바닐라와 얼그레이 카눌레. 트레이는 직접 제작했다.

바닐라와 얼그레이 카눌레. 트레이는 직접 제작했다.

초록색 문이 인상적인 브랑쿠시의 외부 모습.

초록색 문이 인상적인 브랑쿠시의 외부 모습.

실내는 철제 테이블이 놓여 있는 바깥 공간과 대리석 테이블이 놓인 안쪽 공간으로 나뉜다.

실내는 철제 테이블이 놓여 있는 바깥 공간과 대리석 테이블이 놓인 안쪽 공간으로 나뉜다.

4 카페 브랑쿠시
금속 공예를 전공한 남매가 함께 운영 중인 카페로 주인 김아리 대표는 빵을 굽고, 동생 김현성 작가는 오브제를 만든다. 매장 한 귀퉁이에 자신의 작업실이 있어 어렴풋이 들려오는 망치 소리와 함께 작업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높은 천장과 벽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내부 인테리어 덕분에 확실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좋아서 과제나 개인 작업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정오 전후에 나오는 바닐라와 얼그레이 맛의 카눌레는 가장 먼저 동이 나는 인기 메뉴다. 바삭한 표면을 베어 물면 안에 있는 빵의 촉촉함이 온전히 느껴진다. 메뉴와 함께 나오는 트레이는 대부분 직접 만든 것으로 빛바랜 금속이 멋스럽다.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 용산구 새창로 104 문의 070-4466-9371

    에디터
    정지원
    포토그래퍼
    Jeon Byung Hoon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