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색 푸드트럭

새로운 형태의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어디든 옮겨다닐 수 있지만, 늘 같은 곳에서 만날 수도 있다. 서울의 새로운 레스토랑이 된 푸드트럭 이야기. 그 작은 레스토랑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삐삣버거 (1)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인 더블 삐삣과 더블 삣 스파이시

삐삣버거 (2)

파란 바탕에 빨간 줄무늬가 포인트로 들어간 트럭.

삐삣버거 | 최윤
삐삣버거는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 높은 수제 버거를 맛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브랜드다. 삐삣버거의 ‘삐삣’은 트럭에서 나는 경적 소리를 의성어로 표현한 것. 푸드트럭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도림 디큐브 시티에 매장을 열었다.

어떤 계기로 푸드트럭을 시작하게 되었나?
대학생이 되자 이루고 싶었던 꿈이 내 길이 아니구나 싶었다. 낮잠카페, 모임 공간 등 친구와 별별 사업을 다 해봤다. 그러다 적은 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푸드트럭을 하게 됐다. 처음부터 수제 버거를 할 생각은 아니었다. 원래는 다른 메뉴를 팔았는데 작년 겨울에 시장 조사와 메뉴 개발을 거친 후 올해부터 버거를 팔기 시작했다.
제일 뿌듯할 때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피드백을 접할 때다. 인스타그램에 우리 버거의 사진과 함께 맛있다는 코멘트를 발견할 때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반대로 가장 힘들 때는?
밖에서 하는 일이니까 아무래도 몸이 힘들다. 계속 이동해야 하니까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하는 것도 번잡스럽고. 지금이야 ‘밤도깨비 야시장’ 같은 고정된 자리가 만들어졌지만 그전에 길거리에서 장사할 때는 신고 당할까 봐 늘 불안했다.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나?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에 비해 푸드트럭 시장이 지나치게 포화 상태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진지하게 메뉴와 디자인을 고려해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물론, 힘들고 고된 일이라는 걸 각오해야 한다.
앞으로의 목표나 꿈은?
원래 첼로를 연주했다. 그래서 음악과 작곡을 놓지 않고 쭉 하고 싶다. 지금은 매장 오픈과 야시장 준비로 바빠서 엄두가 안 나지만.

리틀쿠반 (2)

검은색 외관의 리틀 쿠반 트럭.

리틀쿠반 (1)

샌드위치 안에 넣을 재료는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둔다.

리틀 쿠반 샌드위치 | 이재필
리틀 쿠반은 영화 <아메리칸 셰프>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쿠바 샌드위치를 판다. 치아바타 빵 사이에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폴드 포크가 들어가고, 고소한 체다 치즈와 담백한 모차렐라 치즈가 양껏 녹아 있는 그 샌드위치 말이다.

어떤 계기로 푸드트럭을 시작하게 되었나?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보고 거기 나오는 푸드트럭처럼 전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지만.
그럼 쿠바 샌드위치를 팔게 된 것 역시 영화 때문일까?
맞다. 영화를 보니 먹기도 간편하고 무엇보다 맛있어 보였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가 있다면?
아무래도 정산할 때 아닐까. 현실적으로 그렇다.
반대로 가장 힘들 때는?
체력이 달리는 게 느껴질 때가 가장 힘들다. 이 일을 통해 극한의 힘듦을 체험하고 있다. 재료를 준비하는 것부터 돼지고기를 직접 다 삶고, 그걸 손님들에게 파는 일까지 모든 걸 하려니 일이 만만치 않다.
푸드트럭을 운영할 때 마주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아무래도 시즌 장사다 보니, 비수기 때가 막막하다. 어떤 방식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가 큰 고민이다.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나?
독창성과 개성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게 인기있다고 해서 남들을 따라 하는 건 푸드트럭 산업을 위해서도 좋지 않은 길이다. 이미지도 추락할 거고.
앞으로의 목표나 꿈은?
제주도에 내려가서 푸드트럭을 하는 것이다. 연말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제주도에서 사는 게 꿈이다. 우선 푸드트럭을 하다가 디저트 매장을 차리고 싶다.

쉬림프킹 (2)

쉬림프킹의 대표 메뉴인 버터 새우구이.

쉬림프킹 (1)

검은색 외관에 간판에는 새우가 포인트로 그려져 있다.

쉬림프킹| 왕영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는 새우를 요리하는 푸드트럭이다. 오픈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의 새우 사랑을 실감할 수 있다. 버터 새우구이도 인기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건 하와이안 쉬림프.

어떤 계기로 푸드트럭을 시작하게 되었나?
원래는 설탕 공예가였다. 슈가크래프트 케이크도 만들고, 그걸로 클래스를 열기도 했다. 원래 활동적인 성격이라 12시간씩 작업하는 게 권태로워졌다. 그래서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가장 적은 자본으로 할 수 있는 게 푸드 트럭이었다. 딱 천만원으로 시작했다.
왜 새우를 선택했나?
다 못 팔아서 남으면 먹으려고.하하. 원래 새우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새우를 맘껏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일 뿌듯할 때는?
아무래도 손님이 맛있어할 때가 아닐까? 그리고 처음 맛보고 두 번째, 세 번째 계속 오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 보면 행복하다. 봤던 얼굴은 다 기억한다.
반대로 힘들 때가 있다면?
딱히 없다. 새우 손질이 힘들고 지겨울 뿐이지, 힘든 게 정말 없다. 사실 나는 이 일이 그냥 좋다.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나?
아이템을 구상할 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했으면 한다. 흔한 메뉴보다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의 목표나 꿈은?
푸드트럭을 운영한 지 3년째다. 이제 다른 이들의 창업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인맥을 바탕으로 강의를 하거나 메뉴 컨설팅, 트럭 디자인 등에 관여하고 싶다.

퍼펙트아이스 (2)

블랙 미숫가루 셰이크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퍼펙트아이스 (1)

아이스크림과 셰이크 모양의 풍선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퍼펙트 아이스 | 김동휘
퍼펙트 아이스는 밀크셰이크를 파는 푸드트럭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블랙 미숫가루 셰이크. 검정콩과 검정깨 등 1가지 블랙 푸드를 도정해 만들었다. 미숫가루의 고소함에 밀크셰이크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완벽히 녹아난다.

어떤 계기로 푸드트럭을 시작하게 되었나?
모든 이들이 맛있는 걸 먹는 즐거움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그리고 이동하기 편하다는 것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아이템을 밀크셰이크로 정한 이유가 있다면?
간편하면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밀크셰이크에 미숫가루를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아무래도 맛있다는 말과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는 말을 들을 때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분들을 만날 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반대로 가장 힘들 때는?
아무래도 외부에서 조리하다 보니 전기가 갑자기 끊어지고 기계가 오작동하는 등의 변수가 늘 있다. 줄을 서서 셰이크나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실망하고 발길을 돌릴 때 마음이 안 좋다. 죄송하기도 하고.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본인이 즐겁게 음식을 만들어야 고객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푸드트럭의 장점 중 하나는 메뉴 변경이 자유롭고 새로운 시도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을 최대한 활용해 손님들이 원하는 걸 계속 찾아가야 한다.
앞으로의 목표나 꿈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메뉴 연구를 계속 해서 손님들에게 다양하고 맛있는 셰이크를 대접하고 싶다.

    에디터
    정지원
    포토그래퍼
    Seok. 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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