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서울_동대문
건물을 새로 올리고, 다리를 새로 짓지 않아도 서울은 늘 변화 중이다. 오래된 한옥이 가게로 변모하고 있는 종로구 익선동과 동대문, 재개발 이슈와 새로운 것들 사이에서 빈틈을 모색 중인 서대문구 아현동 일대까지. 낯설고 생경한 서울을 찾아서.
동대문
쇼핑을 하기 위해 무조건 동대문으로 향하던 시절은 옛 이야기일 뿐. 동대문은 어느 순간부터 외국인과 도매상을 위한 공간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동대문으로 사람들이 다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데는 2014년 개관한 DDP의 역할이 컸다. 그리고 이후 이 지역에는 꽤 꾸준한 변화가 있었다. 2015년에는 20대를 겨냥한 쇼핑몰 롯데피트인이 들어섰고, 올해는 두타 면세점, 그리고 현대시티아울렛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시설들은 꽤 훌륭하다. 특히 현대시티아울렛은 지하 1층 대부분의 식음료 매장과 2층의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로컬 브랜드로 구성했다. 문고리닷컴, 데일리라이크 같은 인테리어 숍을 비롯 동대문을 찾는 여행객에게도, 동대문에 놀러 온 내국인에게도 흥미로운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거대한 DDP와 쇼핑몰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면 창신동에 속하는 완전히 다른 동대문의 풍경이 펼쳐진다. 허름한 여관과 새로 지은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1937년에 지어진 한옥을 개조한 크리에이티브 하우스 ‘창신기지’가 이 골목에 있다. “두타를 중심으로 한 쇼핑몰 거리를 제외하면 동대문은 정말 변화가 없어요. 워낙 오랜만에 새로 생기는 가게라 공사 당시 주변 상점들의 관심을 잔뜩 받았죠.” 길 건너 동대문역 10번 출구 앞에 최근 문을 연 동대문살롱의 오인석 매니저의 이야기다. “원단을 취급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동네예요. 흔히들 동대문을 관광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출퇴근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오토바이도 쉴 새 없이 지나다니는 분주한 동네죠. 교통이 워낙 혼잡해서 어떨 때는 방콕이나 마닐라 같은 동남아시아의 어느 거리에 온 것 같기도 해요.” 동대문살롱 역시 어릴 때부터 동대문 쪽에서 계속 일해온 대표가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지은 곳이다. 테이크아웃 전용 카페가 대부분인 지역에서 드물게 2층 공간을 사용하는데, 2층에는 미팅룸과 함께 ‘피팅룸’이 마련되어 있다. 지역 특성상 미팅 중에 피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뉴판에 쓰인 얼음과 박카스, 사이다를 넣은 음료 ‘얼박사’ 역시 동대문 상인들에게는 친숙한 메뉴다. 최근에는 종로꽃시장 역시 동대문역 10번 출구 쪽으로 위치를 옮기며 또 다른 풍경이 생겨났다. 오랜만에 동대문에 간다면 틀림없이 놀랄 거다.
크래프트 베이스 오래된 창신동의 한옥을 개조한 크리에이티브 하우스, 창신기지의 두 번째 프로젝트. 수제 맥주와 막걸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래된 타일과 문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예약을 하고 가는 편이 좋다.
모나미컨셉스토어 DDP 살림터 살림1관에 자리한 모나미컨셉스토어는 모나미 볼펜으로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있었던 모나미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볼펜심과 머리 부분을 조합해 나만의 볼펜도 만날 수 있다. 국내 브랜드의 힘을 느껴보길.
문고리닷컴 문손잡이, 타일, 페인트, 콘센트 커버와 장식용 소품까지. 그야말로 DIY 인테리어에 필요한 모든 소품이 망라되어 있다. 웹사이트의 상품을 차곡차곡 펼친 것 같은 공간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사한다. 현대시티아울렛 2층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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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마루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Seok Y.Lee, Courtesy of Makers Ho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