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란입니다
언더그라운드 재즈 신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올린 수란이 프로듀서이자 가수로서 기지개를 켠다. <쇼미더머니>,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등장한 그 여자, 바로 수란이다.
2014년 ‘로디아’라는 그룹으로 먼저 데뷔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로디아는 서울예대 동기인 친한 동생과 함께 만든 2인조 프로젝트 팀이었다. 처음 곡을 쓰고 프로듀싱한 곡 ‘I Got a Feeling’은 내겐 의미가 남다르다. 당시 팝 기반의 EDM 음악을 하고 싶었고, 무대도 음악에 맞춰 판타지를 표현하려 했다. 도전은 패기 넘쳤지만 현실은….(웃음)
본격적으로 수란의 이름을 알린 건 2015년, 프라이머리가 발표한 곡 ‘마네퀸’을 통해서다.
‘마네퀸’은 프라이머리를 처음 만난 그 이튿날, 그가 내게 보내준 첫 트랙이었다. 그의 음악을 예전부터 좋아했다. 간결하되 중요한 것만 살아 있는 잘 만든 음악이라 생각해서다. 음악적인 소통이 원활했기 때문에 작업이 즐거웠다.
7개월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 <땡땡땡>을 발표했다. 신보 소개를 부탁한다.
팝 사운드 기반에 힙합 바이브가 담긴 간결한 클럽튠 음악이다. 바람 피운 남자의 흔적을 여자가 하나하나 파헤쳐 증거를 잡아 호되게 응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땡’이라는 단어의 훅이 포인트인데, 다소 유쾌하게 풀어냈다.
수란이 프로듀싱한 음악은 장르가 다양하고, 그에 맞춘 창법과 음색이 자유자재로 바뀐다. 이건 장점이지만 수란의 색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진 않을까?
프로듀싱을 할 땐 전체적인 디자인과 구성에 신경 쓴다. 노랫말 이전에 음악의 뼈대를 먼저 작업하는데, 이를테면 겨울과 여름의 감성이 다르고 연애할 때와 헤어졌을 때 감정이 다르듯이 상황에 따라 목소리를 맞춘다. 이 부분이 나의 음악 색깔을 해치거나 흐릿하게 만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전부 나다.
이러한 팔색조 음색을 좋아하는 팬이 많다. 보컬리스트로서 어떤 노력을 하나?
음역대마다 목소리의 매력을 찾으려고 애썼다. 저음에서 어떤 느낌으로 부르면 매력 있는지, 중음대에는 어느 정도의 힘을 주면 좋은지, 높은 음에서 어떤 호흡을 섞어야 가장 매력적인 소리가 나오는지를 연구한다.
당신이 지향하는 음악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일렉트로니카 팝 사운드 기반의 소울! 지금까지 발표한 음악 장르가 각각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스타일이 다른 거지, 추구하는 음악은 같다.
한국에서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생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쉽지 않은 여정이라 생각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일이다.
가수 혹은 아티스트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할 때. 그리고 음악의 완성도에 있어 스스로 떳떳할 때 보람을 느낀다.
평소 인스타그램(@suranelenashin)에 올리는 패션이 예사롭지 않다.
패션도 목소리처럼 상황에 따라 다른 다중인격적인 성향을 띤다.(웃음) 요즘은 디자이너 제리 로렌조의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간결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내 음악과 비슷해서, 종종 그의 옷을 음악으로 변환하고픈 생각을 하곤 한다.
최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다. 주변의 반응과 소감은 어땠나?
방송을 딱 하나만 해야 한다면, <유희열의 스케치북>이고 싶었다. 아마 모든 뮤지션이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신인이라 많은 노래를 부를 수 없었는데, 음악 감독님께서 내가 부른 아델의 ‘Hello’를 듣고 싶다고 하셔서 신보가 아닌 곡도 부를 수 있었다. 무대에서 정말 행복했고, 방송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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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