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해외 드라마
놓치면 후회할 드라마는 여전히 많다. 관심을 밖으로 돌린다면 말이다. 미국을 너머 영국과 중국, 대만, 일본으로! 시간을 넉넉하게 투자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해외 드라마 10편이 여기 있다.
1 마블 데어데블(각 13부작, 2016) 어린 시절, 방사능 폐기물에 노출돼 시력을 잃은 머독은 그 외 감각은 초인적인 수준으로 발달한 캐릭터다. 존경받는 변호사인 그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선 법의 테두리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밤에는 가면을 쓴 데어데블로 활약한다. 맨몸으로 악당과 맞서는 신나는 장면이 관람 포인트다. 시즌 1이 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면, 시즌 2에서는 우리가 정의하는 히어로를 묻는다. 전체 에피소드가 한번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해치울 수 있다.
2 오렌지 이즈 더 블랙(각 13부작, 2016) 자상한 남편, 중산층의 삶을 누리던 뉴요커 파이퍼 채프먼이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범죄자와 교도소라는 무거운 주제를 진지하게 마주하며 누가 선한 사람인가에 대해 묻는다. 여성, 동성애자, 범죄자 등 소외 계층의 삶을 실감나게 묘사하며, 시청률과 호평을 동시에 잡았다. 시즌 1이 방영되었을 당시 프라임 타임 에미상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현재 시즌 4가 방영되는 중이고, 2019년까지 시즌 7이 차례대로 공개될 예정이다.
3 셜록(각 3부, 2014)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추리소설을 21세기로 무대를 옮겨놨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천재 셜록을, 마틴 프리먼이 그의 단짝 왓슨을 연기한다. 이들 콤비의 호흡은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싶다. 3부씩 구성된 드라마는 2017년 시즌 4의 방영을 앞두고 있다. 시즌 1이 2010년에 방영했으니, 길고 긴 간격으로 방영된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을 거다.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높은 완성도로 화답하니까 이해하자. 지난해 개봉한 영화 <셜록 : 유령신부>와 드라마가 이어지므로, 꼭 챙겨볼 것.
4 보보경심(35부작, 2011) 현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정신을 잃은 장효가 눈을 뜬 곳은 청나라 시대다. 그녀는 궁녀가 되어야 할 소녀 약희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황자들의 권력 싸움에 휘말린 약희는 훗날 냉혹한 군주로 군림할 사황자와 그의 숙적 팔황자와 절절한 로맨스에 빠진다. 극의 초반, 변발한 황자들이 우르르 등장하는 헷갈림만 극복하면 잘 짜인 구성과 예쁜 화면이 눈에 들어온다. <보보경심>으로 중드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올여름 한국에서 리메이크되는 <보보경심 : 려>에는 이준기와 아이유, 강하늘, 백현이 출연할 예정이다.
5 애상가문(20부작, 2015) 점술사의 말 한마디에 피아노는 여자가 아닌 남자로 살겠다는 황당한 결심을 한다. 암흑가 조직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친구인 위청양 외에는 고독하게 사는 두자풍. 피아노는 위험에 처한 두자풍을 돕다가 우정을 싹틔우고, 사랑으로 꽃핀다. 남장 여자라는 상황 전개는 우리에겐 <커피 프린스>로 익숙하다.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 활력을 더하며 달달한 로맨스를 폭발시킨다. 결국 점술사의 운명이 맞았던 것인가!
6 브레이킹 배드(16부작, 2013) 고등학교 화학 교사인 월터 화이트는 말기 암 판정을 받는다.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마약을 만들어 밀매하기로 결심한다. 민감한 문제인 마약을 주제로 한 것도 흥미롭지만, 심도 깊게 다룬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매회 독특한 전개와 촬영기법으로 신선함을 안겨주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극을 장악한다. 미드 팬 사이에서는 ‘마약 드라마’ ‘미드의 끝판왕’으로 불리며, 엄청난 지지를 끌어냈다. 그렇고 그런 연애 이야기가 지친 자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해도 좋다.
7 왕좌의 게임(각 10부작, 2016) 시즌 6까지 달려온 <왕좌의 게임>을 보기 위해선 등장 인물들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웨스테로스 대륙에서 일곱 가문이 ‘철 왕좌’를 갖기 위해 다투는 스토리가 꽤 방대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으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는 대너리스 타가리옌. 한때 왕좌를 차지했던 가문의 후예다. 시즌 5 최종화에서 대너리스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도트라키 무리와 재회한다. 또 다른 주인공은 존 스노우다. 지난 시즌에서 사망했지만, 팬들은 당연히 그가 부활할 거라 믿고 있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후회는 남지 않을 대서사시다.
8 무신조자룡(49부작, 2016) 중국 드라마가 낯선 이에게는 윤아와 김정훈이 출연하는 <무신조자룡>부터 입문하길 권한다. 중국의 영웅 조자룡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전쟁과 사랑 이야기다. 여기서 윤아는 무술에 능한 마옥유와 조자룡의 연인 하후경을 연기한다. 삼각관계의 한 축은 고칙(김정훈 역)이 담당한다. 삼국지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날 것이고, 관심이 덜했더라면 역사는 덤으로 배울 기회다. 중국 특유의 화려한 의상과 배경, 강렬한 화장법이 눈을 즐겁게 만들지만, 억지스러운 CG 몇 장면은 꾹 참고 견딜 것. 인기를 타고 누적 조회수 100억 뷰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9 고독한 미식가(각 15부작, 2015) 한 편의 음식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다. 수입 잡화상을 운영하는 고로는 홀로 다양한 식당을 찾아다니며 느긋한 식사를 즐긴다. 맛을 음미하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줄거리의 전부지만, 보다 보면 무심코 침을 꿀꺽 삼키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매주 다채로운 식당을 소개받는 별책부록과도 같은 재미가 숨어 있다. 2012년, 열도에서 시작된 쿡방 열풍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시즌 5는 지난해 겨울 종영됐다.
10 랑야뱡 : 권력의 이동(54부작, 2015) 중국 양나라 시대, 누명을 써 집안이 몰락한 임수는 이름을 매장소로 바꾼 채 강호를 호령하는 조직의 종주로 살아간다. 후계자 다툼인 한창인 왕실은 책사로 영입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하지만, 그는 친구인 정황을 황제에 등극시키며 복수를 주도한다. 주인공 매장소의 지략이 무협 정치 사극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과거 중드가 산만하고 조잡한 인상이 강했다면, <랑야방>은 공들인 티가 확연히 난다. 중국에서는 2015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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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