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술집 <1>
따뜻한 실내에‘ 콕’ 박혀 홀짝홀짝 술을 들이켜기 좋은 계절이다. 진짜 술 잘 마시는 소문난 애주가 열 한 명이 단골집을 꼽았다. 다가오는 계절에는 어느 술집으로 향할지 고민할 일은 없을 거다.
로카 | 박의령(<나일론> 피처 에디터)
연남동 동진시장 뒤편 주택가 2층에 자리한 가게. 정확한 의미의 루프톱 바는 아니지만 옥상에 올라갈 수 있어 밤바람을 쐬며 술을 마시거나, 주변의 예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주인 혼자 운영하는데 붉은 샹들리에 조명, 벽에 걸린 앨범 재킷, 맥주잔과 장식품 등 공간 곳곳에서 주인의 취향이 묻어난다. 아직 문 연 지 세 달도 되지 않은 곳으로 안주 메뉴는 많지 않다. 저렴한 국산 생맥주만 즐겨도 눈치를 주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술꾼’을 위한 가게다. 앞으로 위스키와 진 등 주류 메뉴도 늘려갈 예정. 영업시간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가격 생맥주 4천원부터, 모둠소시지와 야채샐러드 1만5천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46길 42-8 문의 070-8860-2645
분노지 | 김류미(‘어떤사람들’ 대표)
강북엔 카덴, 강남엔 분노지라는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도 좋을까? 서교동 최고의 이자카야로 꼽히는 카덴 출신의 셰프가 차린 곳으로 아직 국내에는 낯선 일본 소주를 잔술로 마실 수 있다. 묵직한 맛을 가진 일본 소주를 맛볼 수 있어서 최근 유행하 는 위스키 바의 이자카야 버전이라고 할 만하다. 요리는 기본 메뉴에 그날의 좋은 재료를 사용한 ‘오늘의 메뉴’로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매일 만드는 모찌리도후는 특히 입가심 안주로 딱이다. 테이블 세 개에, 다찌가 있는 아담한 이자카야. 혼자, 또는 두셋 정도의 소규모로 찾을 때 더욱 좋은 곳이다.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격 잔술 7천원부터, 모찌리도후 6천원, 돼지고기찜샤브 2만5천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주흥3길 8 문의 070-4105-0153
보울 앤 바틀 | 황선미(<슈어> 패션 에디터)
가로수길 옆 세로수길에 등장한 작은 술집. 아담한 카페 같은 인테리어에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지만, 와인과 맥주는 기본이고 소주와 사케까지 취급한다. 점심시간에는 두 시간 동안 런치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는 술집으로 운영하는데 곳곳에 놓인 감각적인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차돌박이 샐러드, 옛날 떡볶이, 명란구이 등 그야말로 여자들이 좋아하는 안주가 잔뜩이다. 규모는 작지만 단정하게 정돈된 오픈 키친에서 나오는 메뉴가 매일 살뜰히 바뀐다. 영업시간 정오부터 자정까지(오 후 2시부터 6시까지 휴식시간) 가격 생맥주 4천원부터, 통오징어버터구이 · 옛날떡볶이 1만6천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25길 36 문의 02-516-1101
충무호프 | 단편선(뮤지션)
을지로 하면 흔히 ‘골뱅이’를 떠올리겠지만 최근 을지로의 오래된 호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생선은 다름 아닌 연어다. 2만원짜리 소자부터 그야말로 연어 폭격이나 다름없는 5만원짜리 대자까지 신선한 생연어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투박해 보이는 호프지만 연어회 한 점마다 올라간 케이퍼와 레몬, 락교, 무채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크래커와 햄, 치즈, 1/2 크기로 슬라이스한 방울토마토가 올라간 친숙한 생김새의 카나페도 추억의 메뉴. 누룽지탕에 생멸치를 넣은 멸누탕도 충무호프에 서만 맛볼 수 있는 안주 중 하나다. 그러니 소주와 함께 먹을 것을 권한다. 영업시간 오후 3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격 생연어회 2만원부터, 멸누탕 8천원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2길 33 문의 02-2274-8769
르 물랑 | 권지영(주류 홍보 담당)
프랑스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는 프랑스인과 19년간 프랑스에 머문 한국인 셰프가 운영하는 가게. 그런 만큼 퀄리티 좋은 다양한 하우스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종류별로 다양하게 준비된 하우스 와인의 가격은 한 잔에 6천원. 지하 1층에 자리한 비밀스러운 분위기에 붉은 조명을 더해 한층 섹시한 느낌이 드는 곳으로, 음악도 훌륭하다. 음식은 프랑스 와인과 어울리는 메뉴들로 준비되어 있다. 프랑스 치즈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치즈 플래터와 치즈와 다양한 샤퀴트리, 올리브, 바케트 빵이 나오는 햄 플레터가 주 메뉴. 플래터의 모든 샤퀴트리는 한국에 정착한 프랑스인이 만드는 ‘프랑스구르메’ 제품이다. 모두 레귤러 사이즈와 라지 사이즈로 맛볼 수 있다. 영업시간 오후 6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가격 치즈 & 햄 플래터 1만2천원(레귤러 기준)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36 문의 070-7570-9293
- 에디터
- 이마루
- 포토그래퍼
- 정성원, 노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