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의 절약 노하우
혼자 산다는 것은 무시무시한 겨울철 가스요금 고지서와 냉장고 속 남은 식재료에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돈 들어갈 일 많은 싱글 라이프를 조금 더 경제적으로 운영하는 방법들.
집주인과 말해라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날 때까지 임대인(집주인)과 되도록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임대인은 내가 머무는 공간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관리의 책임까지 지고 있는 사람이다. 한겨울에 보일러가 동파된 적은 없는지, 열쇠 수리, 블라인드 설치 등 집 안을 손볼 일이 생기면 연락을 해야 할 주변의 상점은 어딘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바로 임대인이라는 뜻. 처음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하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임대인이 대부분이며, 간단한 문제일 경우 임대인이 직접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대화를 시도하자. A/S출장 비용을 아끼는 것은 물론 자칫 혼자 부담할 뻔한 수리 비용까지 나누어 부담할 수도 있다.
1인용 식품을 노려라
저렴하다는 이유로 잔뜩 구매했지만 결국 유통기한이 지나는 바람에 달걀이나 채소 등을 버린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최근 소량 포장 형태의 반찬, 국, 과일 등의 식재료를 파는 가게가 늘어났다. 기존 포장 제품에서 중량을 3분의 1 정도로 줄여 마늘, 고추 등의 채소를 990원에 파는 마트와 편의점의 ‘990 야채코너’가 대표적. 싸다고 많이 샀다가 썩어버린 식재료를 버리는 것보다, 1인 가구에 맞는 식재료를 구입해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 가계부를 위해 나은 선택이다. 물론 환경을 위해서도!가전제품 장만은 꼼꼼히 전자레인지, 청소기, 다리미 등 가전제품은 막상 사려면 값비싸게 느껴진다. ‘결혼할 때 제대로 장만하지 뭐’ 하는 생각이 들더라도 되도록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교체할 필터를 구하기도 힘들어진 구형 청소기, 보온 기능이 여실히 떨어지는 전기밥솥 등 저렴하다는 이유로 대충 구매했다가 제대로 사용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제품이 고장 났을 때 A/S를 받기 힘들 수도 있다, 당신의 싱글 라이프가 1년이 될지, 10년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 수 없는 미래에 책임을 전가하며 당장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말길. 처음부터 제대로 된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구매한다면 결혼할 때 꼭 새 가전제품을 장만할 필요도 없다.
난방비를 사수하라
겨울철 1인 가구를 공포에 떨게 하는 가스요금 고지서. 가스요금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관건은 훈훈해진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방풍에 도움이 되는 커튼, 문풍지 등 단열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흔히 ‘뽁뽁이’라고 부르는 단열캡의 단열 효과는 무시하기 힘들다. 창문에 붙이는 것만으로 실내 온도를 2~3℃까지 올려준다는 실험 결과가 있을 정도다. 잠시 외출할 때는 보일러 전원을 끄거나 외출 모드로 두는 것보다 본래 설정보다 온도를 2~3℃가량 낮추고 집을 나서는 편이 효과적이다. 따뜻한 바닥을 유지하는 것보다, 차가워진 바닥을 다시 데우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가스비가 들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실내에서도 옷을 따뜻하게 입고, 보일러 온도 낮추는 것이다. 겨울철 45℃로 맞췄던 실내온도를 40℃에 맞추는 것만으로도 30~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 방이 여러 개라 분배기가 있을 경우 쓰지 않는 방의 밸브를 잠그고, 방문을 닫아 열 손실을 방지하는 것도 잊지 말 것. 단, 지나치게 난방비를 아끼려다가 오히려 더 큰 금전 손실을 겪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강추위가 계속됐을 때 일어나는 동파 현상이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의 경우 한겨울 보일러를 끈 채 며칠간 집을 비우면 동파 사고로 인해 보일러를 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고칠 때까지 추위를 감수해야 할 뿐 아니라 수리 기사 출장 비용, 시설 교체 비용까지 들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길.
렌털 서비스, 필요할까?
정수기, 매트리스, 공기청정기 등의 렌털 서비스는 싱글에게 꽤 매력적이다. 월 1~2만원대의 가격에 정수기나 공기청정기를 대여할 수 있다니! 전문 관리인이 일정 기간 집을 방문해 제품을 관리해주는 것도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대부분의 렌털 서비스는 약정 기간 동안 이용료와 제품 가격을 동시에 지불한다. 약정이 끝나야 비로소 제품이 내 것이 되는 것. 이 말은 약정 기간 내에 제품이 잘못될 경우 그 불편함을 내가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렌털 비용도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 렌털 회사에서는 최소 3년의 약정 기간을 제안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월 2만2천원에 공기청정기 렌털 서비스를 받는다고 해도 3년이면 79만2천원, 월 3만8천원의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를 신청하면 3년이면 1백36만8천원이다. 여러 종류의 렌털 서비스에 가입했을 경우 한 달에 나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렌털 서비스의 가장 큰 이점은 관리를 해준다는 사실이지만 낮 시간 동안 집을 비우는 직장인의 경우 전문 관리인과 스케줄을 잡는 것도 만만치 않다. 통신비를 줄여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핸드폰을 구매했을 때 가입한 요금제를 계속 사용한다. 하지만 시시각각 모델과 광고를 바꾸는 통신사가 하나의 요금제를 그토록 오래 판매할 리 없다. 가입 후 1년도 되지 않아 내가 가입한 요금제는 이미 사라지고 비슷한 금액의 더 좋은 요금제가 나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금제는 통신사 홈페이지에서도 쉽게 변경할 수 있으니, 자신의 휴대전화 월간 사용 패턴을 확인하고 맞는 요금제로 변경할 것. 통신사 홈페이지의 월간 사용 패턴을 통해 매월 사용하는 전화와 문자, 데이터의 평균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통신사의 유선인터넷과 인터넷 TV, 휴대폰을 모두 사용한다면 일종의 묶음상품인 TPS(Triple Play Service) 서비스를 챙기자. 함께 사용하면 요금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KT의 슈퍼 DC 카드처럼 카드사와 제휴해 전월 카드 이용 실적이 70만원 이상이면 1만5천원, 30만원 이상이면 7천원을 할인해주는 통신사 제휴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휴대폰 결제는 피해라
휴대폰 결제는 매우 편리한 결제 수단이다. 하지만 매달 결제일마다 카드값에 놀라는 것처럼, 소액 결제 역시 쌓이면 목돈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소셜 커머스에서 핸드폰 요금으로 주문한 양말, 배달업체 서비스에서 핸드폰 결제로 주문해 먹은 밥 한 끼, 각종 음원 서비스나 IPTV 영화 결제와 온라인 만화 사이트의 정액제까지. 핸드폰 소액결제의 유혹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편리한 것도 좋지만 휴대폰 결제 역시 언젠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라는 사실은 잊지 말길. 신용카드는 포인트라도 쌓이지, 휴대폰 결제는 그냥 지출일 뿐이다.
냉장고를 비워라
어린 시절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엄마가 ‘냉장고 문 자꾸 열지 말라’며 호통쳤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총 가정 전력 사용량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전력 사용량이 높은 냉장고는 내부가 10% 채워질 때마다 전력 소비량이 3.6%씩 증가한다. 냉장고는 수시로 정리해 60% 정도만 채워두길. 차가운 공기가 골고루 퍼져야 전기료가 절약되는 냉장고와 달리, 전도에 의해 냉기가 전달되는 냉동고는 간격 없이 음식물을 보관하는 것이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알아두자. 최근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냉장고도 등장했다. 대우 일렉트로닉스의 콤비 냉장고는 냉장실이 위에 있고 냉동실이 아래에 있는 형태로, 냉동식품 보관을 많이 하는 싱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널찍한 냉동 공간을 확보했다.
물은 소중하다
샤워 헤드만 바꿔도 장시간 샤워할 때 느끼는 죄책감을 조금은 덜 수 있다. 일반 샤워 헤드는 1분당 12리터의 물이 쏟아지는 반면, 절수형 샤워 헤드는 절반 수준인 7리터 정도만 떨어지기 때문이다. 10분이면 무려 50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 나오는 물의 양은 줄어들지만 물줄기의 압력은 거의 변화가 없어 샤워에 불편함은 없다. 최근에는 전원 없이도 사용자가 앉아 있는 시간을 감별해 대소변을 구분해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시트도 출시됐다. 1회 약 7~9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변기 물이 새는 경우도 있다. 물이 흐르거나 새는 소리가 들리면 바로 수리할 것! 엄청난 물 낭비에 이어 요금 폭탄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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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이마루
- 포토그래퍼
- 정민우